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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SS] "저는 쿠로사와 루비, 좀비 세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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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5-16 11:20:07
- 39.120.*.*
1편 :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1214593 에필로그 :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1212393 두다다다다닷..... 내 이름은 하인즈, 지구 생존자 연합 EVA의 현장 요원이다. "Ruby양?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지?" 그리고 내 옆에서 같이 뛰고 있는 이 아이는 구조 요청을 보낸 붉은 머리의 여자아이. "당신은 오는 길에 헬기 잔해를 보셨습니까?" "어 봤었어. 좀비들이 누워있는 채로 가득하더군!" "그러면 우리는 돌아서 가야 합니다. 그 길은 조금 멀겠지만, 우리는 탈출지점까지 돌아서 가야 안전합니다." 보다시피, 이 아이는 영어가 꽤 서툴다. "우리는 저 앞의 코너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도 이 녀석, 이 곳 지리를 제법 알고 있다. "이 빌어먹을 워든은 마중나오기로 했으면서 언제 오는거야?!" "마중?" "그래 근처에서 쓸만한 차량을 가지고 온대. 뭐가 이리 오래 걸려?" 분명 계획대로라면 워든이 먼저 차량을 가지고 오고, Ruby 양이 있던 장소에서 느직하게 탈출하는 것이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렸더라...
현재로부터 2일 전. "목표에 성공적으로 접근했다. 오버." '좋다. 그대들의 목표는 중소도시 누마즈 근처에서 수신된 구조요청을 조사하는 것이다. 지휘부는 지금부터 무선 침묵을 유지하겠다. 현장 판단은 그대들에게 맡기지. 꼭 살아서 돌아오도록. 오버' "라저 앤드 아웃." "대가리들이 뭐래?" "알아서 잘 하래. 그보다 HeadQuarters가지고 그렇게 말하는 것 좀 그만해 줄래? 듣기 거슬리거든?" "내 마음이지. 낄낄. 그런데 이렇게 작은 곳에 생존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왜 그래?" "아니, 그 도쿄 출신자가 말했잖아. 자신 한 명 빼고는 전부 당했다고. 일본에서 교토, 오사카 등등 알아주는 곳은 모조리 좀비 떼로 들어차 있는데 여기라고 다르진 않을 것 아냐?" "그럼 구조요청은 어떻게 생각해?" "이미 좀비가 되었다는 것에 10유로 걸겠어." "그래... 두고보자고." 매우 효율적인 사고를 가졌지만, 인간의 정이라는게 있는지 의심스러운 이 놈의 이름은 아이작 워든. 헝가리에서 왔다고 하며 주변의 좀비들을 향해 총을 쏘는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EVA 본부로 들어와서도 여러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킨 주범. 그래도 임무 수행 하나는 끝내줘서 지휘부는 이 녀석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수신기 반응은 어때?" "강도가 점점 강해지는군. 뭐, 당연한 결과겠지만..." 내 몸을 지키기 위한 m16의 총구를 천천히 내밀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주변에 소리가 나는 것은 전무. 너무 이상하지만 구조신호만 조사하고 빠져나가면 되겠지. 그렇게 20분 후, "오 저길 봐." 워든이 불렀다. 뭐지? "젠장, 'Human never come here. There is another way to enter at back. by Ruby'? 생존자가 있긴 한 것 같군." "킥킥킥. 10유로 날아가서 어째, 워든?" "'Ruby'라... 보석 이름이군. 10유로 쯤이야." "자 가보자고, 구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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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쪽은 지하실이 있는 덕에 꽤 넓었다. 책장이 있는 쪽에는 알아볼 수 없는 일본어로 된 책들이 빼곡히 들어있었고, 1대의 컴퓨터는 구조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었다. 가장 신기한 것은 종이가 붙어 있는 컴퓨터. "'I'm empty here for 1weeks. Wait for return. by Ruby. - 2017. 8. 17. -' 이런 썅, 오늘 며칠이야, 하인즈?" "8월 22일 이로군. 이틀은 여기서 기다려야겠어." "우리를 기다리게 하는군. 나중에 돌아오면 엉덩이를 걷어차 주겠어." 컴퓨터에 붙은 종이를 떼고 뭐가 있는지 살펴봤다. 인터넷에서는 내가 모르고 있는 생명과학 정보들이 떠다니고 일본어를 영어로 바꾸려는 듯한 단어장이 구석에 박혀있었다. "이런 맙소사" "어떤 녀석인지는 몰라도 진짜로 보석같은 녀석이로군. 우리 본부에서도 조사단 파견이나 연구는 진행중이지 않지?" "응. 그 도쿄 출신이 지가 의사라면서 연구 지휘를 자원했지만, 아직 추진할 여력이 없다고 했어." "일주일이라... 무슨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다려주지." --------------------------------------------------------------
지하실에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식품들이 있었고, 주파수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라디오도 있었다. Ruby라는 자는 아마 혼자서 버티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혹시 모르니 컴퓨터를 백업하여 메모리에 저장해 두었고 지휘부에도 생존자를 확인했다면서 탈것을 요청해놨다. 이제 Ruby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ㄷ... "야! 좀비다! 무장해!" "뭐? 이틀간 좀비는 구경도 못했는데?" "내가 이유를 알겠냐. 빨리 나갈 준비 해. 요청자 오면 바로 뜨게." 그러고보니 여기서 좀비를 본 것은 지금이 처음이다. 왜 그 동안 못 봤던 거지? "어이! 차량 노획해 올 테니깐 Ruby 오면 먼저 벗어나. 알겠어?" "그래. 빨리 와. 안 그러면 나불대는 입을 막아버릴테니."
워든이 떠난 후 30분, 좀비들은 돌아왔지만 아직 접근하지는 않는다. 와당탕! 쾅! 우리가 처음 들어왔던 곳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냐!" "루비입니다. 당신은 구조자이십니까?" 놀랍게도 우리가 찾던 Ruby는 동양 여자아이였다. 이 녀석이 컴퓨터에 그 대단한 걸 쓰고 있었다고? "그래. 컴퓨터는 백업해 뒀고 30분 안에 탈 것이 올거야. 얼른 나가야 해." "네 얼른 나가죠!" ----------------------------------------------------
마음을 다해 소리친다. 그리고 그에 답해 경적소리가 들려온다. 타이밍 한 번 참... "얼른 타라고, 숙녀분, 그리고 Ruby. 헝가리식 택시 타 본 적 있어?" "뭐 지금 무슨 소ㄹ..." "간다! 꽉 잡으라고." "삐기이이이익!" "우와아아악!" 이 녀석이 가져온 차량은 제법 큰 SUV였다. 그 덕분에 좀비들이 차량에 들러붙지 못하고 에너지에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헬기다!" 얼마나 달렸을까, 검은색 천사가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내려! 이제 우린 저걸 타고 EVA 본부로 갈 거야!" 좀비들은 헬기에 달려들었지만 우리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사히 탑승한 뒤 문을 닫고 날아올랐을 땐 그들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었다. "자 이거 귀에 끼고 있어. 다국 언어 해석기야. 그리고 옆에 달링 헤드셋은 반드시 착용하고." 말을 알아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손짓으로 가르켰다. Ruby는 그에 순순히 따랐고 마이크에 입을 갖다 대었다. "안녕하세요. 저의 이름은 쿠로사와 루비, 일본 아와시마의 유일한 비감염자입니다. 구조 요청에 응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좋아, 루비양. 당신은 그와 동시에 지구에서 얼마 되지 않는 생존자이기도 하지.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곳은 지구의 생존자들이 모여서 대책을 세우고 있는 데야."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각오를 굳히는 기색이었다. 무엇을 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류의 99.9%가 좀비화된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겠지. "예. 저는 그 곳에서 사람들을 구할 겁니다. 컴퓨터 백업해 놓은 것은 어디에 있죠?" "여기. 그런데 거기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여러분들이 오기 1달 전부터 저는 감염자들을 관찰하고 있었어요. 그들은 죽은 게 아니에요. 저는 반드시 사람들을 원래대로 되돌릴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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