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3.1운동을 전세계에 알린 외신 기자가 있다. 바로 '푸룬 눈의 조력자'라고도 불렸던 앨버트 테일러가 그 주인공이다. 자칫 역사 속에 묻힐 뻔한 앨버트의 사연은 지난 2006년, 서울 행촌동에서 그의 가옥이 발견되며 다시 알려졌다. '딜쿠샤'라고 불리는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을 직접 찾아가봤다.
독립선언서 밀반입해 일제 잔악상 알린 인물
AP통신 서울 특파원이었던 앨버트 테일러는 1919년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31운동과 같은 해 4월 발생한 제암리 학살사건을 전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테일러 부부는 그 해 2월, 세브란스 병원에서 아들을 낳았는데, 아기 요람 밑에서 뜻 밖의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바로 간호사들이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숨겨놓은 독립선언문이었다.
앨버트는 독립선언문을 동생인 빌 테일러의 구두 뒷굽에 숨겨 일본에 밀반입했다. 앨버트는 일본 도쿄 AP통신을 통해 한국의 3.1운동을 미국 등 전세계에 알렸다.
또 스코필드 박사와 언더우드 선교사를 도와 일제의 잔악상을 알렸던 앨버트의 기사는 당대 언론 전반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1942년 태평양 전쟁의 발발로 일제에 의해 추방된 앨버트는 1948년 심장마비로 숨졌다. 자신의 유해를 한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그는 양화진 서울외국인묘원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