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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소설]靄先生「뜻밖의 행운」
글쓴이
지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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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401674
  • 2019-04-27 17:19:22
  • 39.118
 

작가 코멘트

누마러브에서 무료배포한 복사본 본문입니다.

간호사우치 양과 다쳐버린 카난 양.


이건 그게……너무 줄였으려나 싶은데‼!


누마러브 수고하셨습니다.첫 참가라 긴장해서 개장 전에 복통 상태라(입장 후에 나았습니다만)어떻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처음으로 소설책을 반포해드렸습니다.팔리는 순간이 더없이 행복.


병실 창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경치는 역시 친가와는 다른 신선미를 느끼게 한다.씩씩하게 달려나간 바다새들은 땅을 달리는 차로 변하고 무엇보다 바다가 보이는 쪽이 다르다.

 난 그런 경치가 진정되지 않아서 할 수 있다면 지금 바로 이 병실을 뛰쳐나가서 집으로 돌아가 버리고 싶었다.그렇지만 병원을 뛰쳐나가기 전에 붙잡혀버리겠지 난 그렇게 포기하듯이 어깨가 푹 처졌다.

 오른 손목 염좌.오른발 골절.아아 정말 어째서 이렇게.난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 골절이 완치되고 집안을 도울 필요가 없어져서 간신히 복학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때 이야기다.아직 조금 남은 심부름으로 창고 찬장에서 짐을 꺼낼 때 난 운 나쁘게 접사다리에서 발을 헛디뎌버렸다.

 굴러떨어진 순간에 손목을 그다음에 균형이 무너진 찬장이 와르르쿵하고 쓰러져서 발을.

 돌이켜 생각하면 아버지가 골절된 원인도 이 접사다리에서 넘어진 탓이고.우리 집에서 이제 그 접사다리는『저주받은 접사다리』라고 야유받기 시작한 모양.그는 분명 지금쯤 어딘가에 묻혔을 터이다.또 누군가가 넓어진 발판에서 떨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빈다.

 결국 며칠은 병원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 같다.자주 쓰는 팔은 쓰기 어렵고 걷기 어렵고 불편해서 큰일인데.몸은 움직일 수 없고 밥은 밍밍하고 목이 마르면 1층 자판기까지 사러 가야 하는데 게다가 지금 있는 데는 4층이고.독실이라서 이야기할 상대도 없다.슬슬 경치도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한 번 눈치 못 채게 빠져나가 볼까.다행히 시간은 듬뿍 있으니까 생각하기엔 더할 나위 없으니 잘 될 방법은 과연 있을까.주무르던 휴대전화를 머리맡에 던지고 손목이 안 아플 정도로 팔짱을 낀다.

 응응하고 몸을 들먹거리면서 생각을 되풀이하니 흉계를 저지하듯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혼자 작전 회의를 바로 방해받은 기분이었다.「네」하고 무뚝뚝하게 대답하니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간호사분이다.그 순간 난 무뚝뚝한 얼굴로 맞이한 걸 몹시 후회했다.


「실례할게요.마츠우라 양,약 시간이에요」


 자태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처진 눈썹.그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져 버릴만한 아름답고 정돈된 용모.간호사복 위에 걸쳐 입은 분홍색 카디건이 가련함을 한 층 더 끌어낸다.머리카락은 하나하나가 섬세한 비단으로 만들어진 듯 삭삭하고 흘렀다.

 무심코 간호사분의 모든 것에 말을 빼앗겨버렸다.


「저기,마츠우라 양? 들려ー요」박힌 호박 2개가 불안한 듯이 날 붙잡는다.뭔가 말 안 하면 난처하겠네.

「아,아,죄송해요.멍해서」


 난 간신히 의식이 이쪽으로 돌아온 것처럼 당황하며 겉꾸민다.그러자 간호사분은 안심한 표정으로「다행이야」그렇게 중얼거렸다.


「쭉 무서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니까 뭔가 나쁜 짓이라도 해버렸나 싶어서」

「아아아뇨,천만에요.그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달까」

「후후,그게 뭐야」


 ――우와,웃었어.웃어도 미인이야.

 무슨 일일까.뭔가 다음 말을 하지 않으면 대화가 계속되지 않는데 웃는 눈동자에 말이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그렇다고 해서 눈을 피하는 아까운 짓은 내가 할 수 없었다.


「자,여기 약.카난 쨩이라 불러도 되려나? 어쩐지 서먹서먹한 것도 싫고」


 차례차례로 마치 제트코스터처럼 충격을 줘가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느끼면서 난 다소곳하게 꾸벅하고 끄덕였다.

 난 지금 가슴이 찢어질 듯할 정도로 두근두근하다.

 그럼 몸조심하세요 그렇게 고하고 돌아간 간호사분.

 그 잠깐 한순간 밀회에 난 바닥이 보이지 않는 호수 속에 잠겨가는 기분이 들었다――호수 이름은 사랑이다.

 그 명찰에 히라나가로 적힌『사쿠라우치(さくらうち)』는 어떻게 쓸까.간호사분이 이 방을 떠나고 나서 탈주계획을 잊고 그것만 생각했다.



「좋은 아침 카난 쨩.오늘은 왼손으로 쓰는 연습 안 해도 괜찮아?」

「이제 슬슬 오른손이 나을 테니 그만뒀어요.그리고 이제 슬슬 잊어주지 않을래요」


 잠시 후 그 사람,사쿠라우치 씨와 난 조금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다.그렇게 된 계기는……가능하면 잊어버리고 싶다.


『사쿠라우치(さくらうち)?』『사쿠라우치(櫻内)?』『사쿠라우치(桜内)?』『사쿠라우치(咲句羅雨地)?』

 며칠 전,처음으로 간호사분과 대화했을 때 눈에 보인『사쿠라우치(さくらうち)』 명찰로 그 사람 성씨에 쓰이는 한자를 상상하고 익숙해지지 않은 왼손으로 공책에 적었는데,어느샌가 내가 공책을 편 채 잠든듯한데.

 그때 우연히 타이밍 나쁘게 사쿠라우치 씨가 상태를 보러온 것 같다.다음으로 내가 눈을 떴을 때 공책에 더러운 글자로 써진『桜内』 부분에 커다란 동그라미와『이거야!』라고 넋을 잃고 볼 정도로 겉모양이 갖춰진 그것.내 글자가 아닌 걸 한눈에 알아버렸다.일본어를 잊어버리고 싶었던 건 그날이 처음이다.

 하여간 그 까닭에 사쿠라우치 씨가 상당히 마음에 든(?)것 같아서 이렇게 매일 나에게 놀러 오게 됐다.그 탓에 매일 그렇게 놀림당한다.

 사쿠라우치 씨가 말하기를「환자와 의사소통을 나누는 건 업무 일환」같다,궤변이라고 반론하고 싶지만,사실 부정은 할 수 없어서 분하다.단지 나만 특별히 돌봐주면 좋지 않다.환자는 그밖에도 있을 텐데.


「잊어버리라니 그건 좀 아까워」

「아깝지 않아요! 전 그저 글자 연습하는 김에 사쿠라우치(桜内)씨 성씨 쓰는 방식이 궁금했을 뿐이데!」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가슴 속에 무언가가 쑥쑥하고 자란다.맨 처음엔 무언가 착각이라고 정리할 수 있었는데 지금 와서는 때늦었다.터지기 전 풍선처럼 나갈 곳을 찾는다.


「그렇게 정색하고 대들면 설득력이 없다구?」


 사쿠라우치 씨 손이 내 머리를 툭툭하고 쓰다듬는다.아이 취급하지 마.난 어금니를 더욱 깨물었다.


 사쿠라우치(桜内)씨,사쿠라우치(桜内)씨.사쿠라우치(さくらうち)씨.

 그런데도 사쿠라우치 씨 성씨가 머리속을 메아리친다.



「젊어서 상처 치유가 빠르구나」

 오늘,오른손 붕대를 풀었다. 사쿠라우치 씨는 어딘가 섭섭해 보였다.

「젊다니……저랑 사쿠라우치(桜内)씨,그렇게 차이 안 나잖아요」

「카난 쨩,이 차이를 크지 않다고 느끼는 건 카난 쨩 정도 때뿐이니까 말야」사쿠라우치 씨 눈 안이 흐려진다.난 웃어넘기지 못하고 얼굴이 굳어졌다

「나이는 들고 싶지 않은데 말이야」


 사쿠라우치 씨는 하늘에 뜬 구름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구름은 크고 무거운 듯이 중력에 끌린다.어딘지 모르게 애수가 감도는 그 말에 나이 먹은 자신을 상상하고 겹친다.확실히 솔직히 기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할멈 같은 말 하네요」

「입에 붕대 감을래?」싱글벙글하고 돌아본 사쿠라우치 씨 눈동자만 웃지 않아서「농담이에요」그러고 눈을 피한다.「그러면 됐어」사쿠라우치 씨는 간신히 웃었다.

 입에 붕대를 감아주는 쪽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느는데.자판기 밑에 잔돈을 떨어뜨린 듯한 조금이지만 아까운 짓을 한 기분이다.



 아직 걷는데 지팡이가 필요하지만,자택에서 요양해도 상관없다는 판단이 내려와서 내일 퇴원이 결정된 날 밤 이야기다.달빛이 예뻐서 난 아직 소등시간도 아닌데 방 불을 끄고 몹시 갖고 싶은 듯이 하늘을 바라봤다.

 결국 지금까지 사쿠라우치 씨에게 마음을 숨김없이 이야기하지는 못했다.한 마디만이라도 전해두면 좋았으리라고 내딛지 못한 자신을 미워했다.

 하아.한숨만이 넘친다.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사실은 이해해도 그건 멈춰주지 않는다.


「사쿠라우치(さくらうち)씨」


 아무래도 내 마음은 달에 사쿠라우치 씨를 겹치며 나직이 중얼거릴 정도로「불렀어?」하고 목소리가 들려도 깨닫는 게 늦어버릴 정도로 빠진듯하다.


「네……아니,사쿠라우치(桜内)씨⁉」


 어째서 사쿠라우치 씨는 언제나 좋지 않을 때만 찾아올까.

 사쿠라우치 씨는 히죽히죽하고 웃음을 띠면서 나에게 다가왔다.식은 땀이 줄줄하고 멈추지 않는다.


「노크는 확실히 했는데 있지.옆에 있어도 돼?」


 사쿠라우치 씨는 내 허가를 기다리지 않고 침대에 앉는다.난 목구멍까지 나온「가까워」그 말을 되밀듯이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달빛에 비친 사쿠라우치 씨는 몹시 어른스럽다.밤벚꽃처럼 투명하고 곱다.낮이나 조명 아래에서 사쿠라우치 씨를 볼 때보다도 더 두근두근해버린다.마치 심장이 직접 흔들리는듯하다.거품처럼 튀어가는 이성을 말리기 위해서 시선을 창밖으로 고정하지만,시끄럽게 맥박치는 소리가 단단히 사쿠라우치 씨 존재를 의식시켜준다.어쩌지어쩌지어쩌지.


「퇴원 결정됐구나」


 긴장 속 소용돌이에서 끌어올리듯이 사쿠라우치 씨는 입을 뗐다.

 표정은 웃는데 기쁘지 않은 듯하다.아첨하는 웃음처럼 무리해서 만든듯한 웃음.환자를 어떤 표정으로 배웅할 셈일까.그렇지만 난 그 표정에 초라하게 반응해버린다.나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듯이 보인다면 손이 닿을듯해서 기대해버린다.


「……내일은 여기를」

「그런가,허전해져 버리겠네」


 난 사쿠라우치 씨 기억 속에 남을까.몇 달 뒤,몇 년 후,마츠우라 카난이란 존재를 기억해줄까.

 어딘가 병원과 다른 곳에서 우연히 재회해서 불러세우고「누구신가요?」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모습이 문득 뇌를 달려서 조금 가슴에 통증이 감돈다.다시 생각하면 한 달도 못 채운 입원 생활이고 기억에 짙게 남을만한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언제나언제나 사쿠라우치 씨와 대화 할뿐.함께 어딘가에 간 적도 없고 무언가를 함께 먹은 적도 없다.

 이래선 잊혀버리지.하하 그렇게 마음속으로 메마른 웃음소리를 내봐도 그저 허무해질 뿐이었다.

 문득 사쿠라우치 씨에게 시선을 보낸다.여느 때보다 처진 눈썹,고개 숙인 표정.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지을까.

 그건 내게 내린 마지막 기회라고 마음 한구석에서 또 다른 내가 중얼거렸다.


「사쿠라우치(さくらうち)씨」


 사쿠라우치 씨 양어깨에 손을 붙인다.닿은 순간 사쿠라우치 씨는 잠깐 한순간 뛸 뿐.드디어 되돌아갈 수 없는 곳까지 와버렸다.긴장으로 뒤돌아볼 듯한 자신을 바로잡듯이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전,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아요」

「이대로……있지.나도 그래」


 어른의 여유일까.이쪽은 긴장으로 숨차 버릴듯한데 사쿠라우치 씨는 땀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장면에 익숙해졌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죄였다.한심한 자멸이다.


「그런 말 하면,정말로 기대해요」

「괜찮아,나도 지금 기대해」


 그렇게 말하고 사쿠라우치 씨는 손을 내 손에 겹치며 조금 짓궂은 웃음을 띠면서 등 뒤로 몸을 쓰러뜨렸다.

 달빛만 의지하는 이 방에서 우리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호수로 잠겨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 따위로 괜찮을까.자신이 고백해놓고도 겁에 질린다.그렇지만 이제 와서 주저하면 어쩌나.

 분명 목표는 바로 옆에 있다.


「좋아해요,사쿠라우치(さくらうち)씨」


 물속에 잠기듯이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대간다.거기에 따르듯이 사쿠라우치 씨 팔이 내 등을 돌아다녔다.놓지 않는다고 말하는듯해서 난 이 한없는 행복감에 만족해간다.


 어른은 굉장하네.닿기만 할 셈이었는데 사쿠라우치 씨 혀가 갑자기 입에 잠입해서 언젠가 자신이 아이 취급당한 까닭을 수긍했다.


작가:靄先生

원본


오타·오역 지적 환영합니다.

둥글마루 선개추 2019.04.27 17:19:52
ㅇㅇ 2019.04.27 17:20:02
ㅇㅇ 2019.04.27 17: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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