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번역/창작 [SS] 마리 : 민폐킹 다이아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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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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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2-26 02:20:22
오후 2시
쨍쨍
마리 : 아니... 9월인데 이렇게 더운 게 말이나 되나...
마리 : 아닌가, 한낮이니깐 당연한 건가...
마리 : 개강한지 일주일짼데 전공은 벌써 본 수업 들어가다니,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교수님들 같으니라고.
마리 : 교양 건물이... 여기랬던가?
[8호관 다용도 미디어센터]
마리 : ‘애니메이션의 철학적 고찰’이라니... 이게 대체 뭔 수업이냐고.
끼이익-
마리 : 그나마 안쪽은 시원해서 다행이네.
마리 : 그러고 보니 몇 호였더라...
IC대학 모바일
시간표
애니메이션의 철학적 고찰 : 8호관 317호 2:30 ~ 5:30
마리 : 늘 생각하는 거지만 3시간 연강은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일까.
마리 : 오늘은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주셨으면 좋겠네... 어?
IC대학 모바일
Application of Accounting
Make group with 2~3 people and select a subject for PPT.
Don’t need to do this, but may be bonus at last score.
Group, PPT
마리 : ....
마리 : 으어어어ㅓ어 진짜 싫어...
마리 : 보너스 준다는 거면 그냥 하라는 거잖아. 학점교류로 온 학생한테 너무 가혹한 거 아니야?
마리 : 모르겠다. 3층에나 올라가야지.
엘리베이터는 수업을 가려는 학생들로 북적북적.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그리운 기억이 떠올랐다.
엘리베이터 없는 우라노호시.
3층의 3학년 교실.
계단 끝에 기다리고 있는 낯익은 얼굴들, 익숙한 시끄러움.
강의실 문을 열면...
마리 : 뭐, 그래. 내가 아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마리 : 자리는 무난하게 중간으로 할까.
자리에 앉은 이후로는 별다르게 할 것이 없어 멍하게 휴대폰 바탕화면만 바라보았다.
조금씩 채워지는 자리들.
하지만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져도 그저 그것뿐, 결국엔 나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
그 끝에 도달하는 결론은 오로지 나 혼자라는 사실뿐.
끝없이 재잘대는 회색소음에 지쳐 잠식되기 직전에 앞문이 열렸다.
교수 : 안녕하세요, 이번에 ‘애니메이션의 철학적 고찰’이라는 강의를 맡았습니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교수 : 잠깐만요, 우선 몇 분이나 이 강의에 참석하셨는지 확인해볼게요... 45명! 이 넓은 강의실이 빽빽해 보인다했더니 45분이나 신청해 주셨네요...
마리 (네... 뭐, 교양 과목이 적은데다가 45명이 끝이니까...)
교수 : 그럼 한 분씩 이름을 불러볼게요.
온 사람도 있고 오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그에 답했다.
그러던 중 전혀 예상치 못한 이름을 들었다.
교수 : 쿠로사와 다이아 양.
마리 (...?)
교수 : 쿠로사와 양은... 아직 안 온 것 같네요. 그럼 다음...
마리 (어? 다이아가 있다고?)
교수 : 이렇게 45분이로군요. 지금은 수강신청변경기간이니까 어떻게 될 건지는 모르겠지만, 강의계획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놓겠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에게는 파일을 받을 수고 대신 제가 직접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ppt에서는 주간 계획이 주르륵 딸려 나왔다.
「....
사회 구조
집단성, 개인의 책임
개인의 범죄 심리
집단의 범죄 심리
경제론 1
경제론 2
...」
마리 : 이거 만화 보는 거 아니었나? 왜 이렇게... 빡빡해 보이지.
마리 : 보고서 2개에다가 보너스 얻고 싶으면 발표라... 전공이랑 그다지 다를 게 없구만. 여기 발표는 쉬어도 되겠지.
마리 : 다이아는 괜찮을지 모르겠네.
교수 :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부터 본 수업으로 들어가도록 할게요. 질문 있나요?
: 레포트가 2개인데 주제가 뭔가요?
교수 : 자유입니다! 어떤 것이 쓸 만할지 스스로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중간시험이랑 기말시험은 없는 건가요?
교수 : 네, 그렇습니다.
.
.
.
교수 : 좋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죠. 수고하셨습니다.
마리 : 3시간 수업인데 그닥 지루하진 않을 것 같네. 2시간 일찍 끝났으니 뭘 할까...
마리 : 그러고 보니 다이아는 왜 안 온 건가.
마리 : 첫 주는 그나마 여유로워서 다행이다. 저녁이나 챙겨주러 가야지.
사고뭉치 다이아
010-****-0000
통화
뚜르르르르...
다이아 : 여보세요?
마리 : 나야. 오늘 저녁 어쩔래?
다이아 : 음...
다이아 : 흐음...
마리 : 빨리 정하라고. 없는 거라면 사야 하잖아.
다이아 : 마리 씨 편하신 대로~
마리 : 어, 그래... 그런데 오늘 수업 안 나온 거야?
다이아 : 응? 오늘요?
마리 : 응. 오늘 애니메이션 어쩌고 교양 있잖아. 출석 부를 때 들어보니 너도 있어서.
다이아 : 오늘까지 변경기간이잖아요? 그래서 크게 신경 안 써도 되요~
마리 :
다이아 : 빨리 오세요~
뚝
마리 : ...
마리 : 이 녀석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라도 끌고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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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 중
애플이쓴모든화이트픽셀 | (평범한 대학생활이다( | 2018.12.26 02:2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