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부분은 서학 커플링으로 회로 돌린 글
이시장실을 다녀온 이후 치카의 반응이 이상하다는 걸
리코는 크싸력으로, 요우는 소꿉친구의 감으로 알아차리고 둘이서 심문을 하는데 두 사람의 집요한 질문에 치카는 있던 일을 털어놓음
'그렇게 말을 해버렸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치카쨩! 역시 벽쾅이지! 마리씨를 벽에 강하게 밀치며 내 여자가 되라ㄱ...'
폭주하는 크싸레를 요우가 저지하고 자기 생각을 말해줌
나는 계속 치카쨩의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을 받았다고. 치카쨩은 머리를 쓰는 걸 잘 못하니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함
그 말을 들은 치카에게 번쩍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감
다음 날. 평소와 같이 일어나 모닝 커피를 내리고 있던 마리에게 인터폰이 울림.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하고 수화기를 들자 마리님의 학교 후배가 왔다는 카운터의 연락.
후배? 예상가는 것이 없지만 우선 손님을 정중히 대하라는 말과 함께 서둘러 몸단장을 마치고 로비로 내려감
'마리쨩! 좋은 아침!'
'치캇치? 무슨 일이야 이런 아침부터?'
'어제 내가 했던 말... 난 바보니깐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이 안 나서, 그래서 계속 옆에서 같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보이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에헤헤'
어이 없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단하기도 해서 말없이 있는 마리의 반응에 치카는 갑자기 불안해함
'혹시 민폐였을려나...'
그렇게 풀이 죽어 귀가 처진 애완 동물 같은 귀여운 모습을 보면 거절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마리는 'no problem! welcome이야 치캇치!' 대답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이 아침을 먹고 등교를 함
버스 타기 전 만난 카난과 다이아의 질문에는 '마리쨩을 좀 더 알고 싶어서 붙어있기로 했어!', 학교에서 만난 요우와 리코의 질문에는 '나를 좀 더 보여주고 싶어서 옆에 있기로 했어!' 라고 대답하는 치카 때문에 낯부끄러워하는 마리지만, 동시에 저런 순수한 모습이 보기 좋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음
하지만 악의가 없는 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고
점심 시간에 자기 교실로 와서 '마리쨩! 같이 점심 먹자!' 라고 큰 소리로 외쳐 주변의 이목을 집중한 걸로도 모자라 앙~♡ 을 해주려고 해서 다이아에게 파렴치 하다고 혼나기도 하고
방과 후 연습 때 스트레칭을 같이 하자고 하며 '마리쨩이 아니면 안 돼' 라는 이케멘 소리를 해서 옆에 있던 리코는 행복한 표정으로 새하얗게 불타버리고 카난은 '제법인걸 치카' 라고 깔깔 웃으며 부추기고 결국 다이아가 또 폭발해서 난리가 나고
정신 없던 하루를 마치고 연습도 끝낸 뒤 이사장실에 홀로 앉아 업무를 보기 시작하는 마리. 똑.똑. 노크 소리가 나서 들어오라고 함.
'마리쨩 나 왔어'
'치캇치? 집에 돌아간 게 아니였어?
'오늘은 계속 옆에 있는다고 했잖아? 그래서 혹시 괜찮다면 마리쨩 집에서 자도 괜찮아?'
'괜찮긴 한데. 일을 마무리 하려면 꽤나 걸릴텐데?'
'응! 그럼 얌전히 옆에서 보고 있을게!'
이럴 때의 치카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에 기다려 달라는 말과 함께 다시 서류를 보기 시작함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한창 집중하다 잠깐 휴식을 취하려 차라도 마실까 하고 고개를 돌리자 치카가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걸 알아차림
'why? 치캇치? 혹시 이 마~뤼의 멋진 모습에 빠져버린 걸까?'
평소처럼 장난스러운 말을 하는 마리
'응! 마리쨩은 정말 대단해! 아까까지 연습한다고 피곤할텐데 서류를 집어들자 말자 집중하는 게 대단해! 어른스러워!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마리쨩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
생각치도 못한 치카의 솔직한 감상에 부끄러워진 마리는 서둘러 화제를 돌리려고 함
'치캇치는 정말 순수한 것 같아. 점심 때도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앙을 해주고, 연습 때도 모두의 앞에서 나를 원한다고 말해주...'
화제를 돌리려 치카의 이야기를 꺼냈는데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니 부끄러운 일만 잔뜩했다고 의식하게 되어버림. 말을 끝내지 못하는 마리를 물음표 띄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치카의 시선에 아까 했던 눈을 떼지 못했다는 말이 겹쳐 더욱 의식하게 되어버린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서둘러 귀가를 하자고 제안함
저녁 식사를 마치고 손님인 치카가 샤워를 하고 돌아온 후 마리도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감
샤워기를 틀며 '치캇치도 참.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먹는다며 눈을 반짝거리는 모습이 귀여웠지.' 하고 아까 저녁 식사 때의 일을 회상하고, 자연스럽게 오늘 있었던 일을 다시 머리 속에 떠올리는데 치카만 생각남. 그것도 멋있게.
아앙♡을 외치던 순간의 치카의 입술. 마리쨩이 아니면 안 된다며 내 손을 잡아 끌던 박력넘치던 모습. 그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강렬한 시선이 되어 나를 바라보던 순간.
두근. 가슴 한 구석에서 피어난 감정을 아직 인식하지 못한 건지 모른 체 하고 픈건지, '자연스럽게. 평소대로' 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며 방으로 돌아온 마리.
'마리쨩. 이제 늦었으니 자자.'
'그, 그럴까? 그럼 손님용 객실을 내줄테니 거기서...'
'? 여기서 같이 자면 되잖아?'
'!!?!?! 무, 무슨 말이야 치캇치!'
'? 합숙 때도 같이 잤잖아? 침대도 넓고. 아! 나 잠버릇은 안 심하니깐 괜찮아!'
그런 게 아니라! 그런 말은 하고 싶지만 그게 뭔지 자기도 모르는데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마리는 결국 치카와 한 침대에서 자게 됨.
두근두근. 커져가는 심장 박동이 행여 들릴까 등을 돌리고 누워있는데 베게에 머리를 댄지 오분도 되지 않아 잠이 든 치카를 보며 마리는 몸을 돌려 '정말이지. 곤란하다니깐' 하며 치카를 콕 건드림.
'으음... 시이타케...' 그 순간 치카는 잠버릇인지 마리를 꽉 끌어안고
마리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 비명을 지르며 밤새 안절부절 잠 못드는 엔딩
마리는 은근 허당이고 치카는 대놓고 이케맨 일 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