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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니지동] Rain
글쓴이
Myoso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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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025701
  • 2018-09-29 09:52:28
 


  

작가 ㅡ つくだに

  

링크 ㅡ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751118

  

작가 모음 ㅡ つくだに

  

  

비 오는 날 연인 우산하는 이야기(相合傘)

  

적극적인 카스미와 여러 가지로 복잡한 카린 선배.

  

댓글 항상 고맙고 재밌게 읽어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인간관계에는 상성이라는 것이 있다.

 "좋은" 사람도 있으면, 당연히 "나쁜" 사람도 있다

 그런 상성의 좋고 나쁨은 대부분 첫인상으로 결정된다, 그렇게 나는 생각한다.

 대화의 템포라던가 혹은 분위기라던가, 직감적인 느낌으로 「좋다」 고 생각한 애와는 역시 마음을 터놓는 것이 빠르고, 「조금 별로일지도…」 라고 생각한 애와는 소원하게 되기 쉽다.

 스타트 시점에서 이미 마음의 거리에서 큰 차이가 나버리니깐 그렇게 되는 것은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드물게 첫 인상이 별로였지만 이야기를 해보니 의외로 마음이 맞았다, 그런 일도 있기ㅡ야 하겠지만 그건 정말로 드물다고 생각한다. 인상이 그다지 좋지 못한 사람과 굳이 이야기를 해보자고 보통 생각하지 않으니깐. 

 첫인상은 인간관계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포인트.

 그렇게 생각한 시점에서 문득 카스미쨩의 얼굴이 머리에 떠오른다.

 나카스 카스미쨩.

 스쿨 아이돌 동호회의 멤버이며 두 살 연하의 후배. 그녀의 첫인상은, 어쨌든 「대단하다」. 그런 느낌이었다.

 뭐가 대단하냐고 하냐면, 캐릭터가.

 카스미쨩은 이른바 내숭쟁이.(원문 ぶりっ子) 게다가 속이 검기도 하다. 톱이 되기 위해서 거짓울음도 짓궂은 장난도 불사하고(짓궂다고 해도 신발에 콧페빵을 넣거나 이상한 편지라고 해도 팬레터 같다던가, 짓궂다고 할 수 있을까 싶은 미묘한 것이 많다) 그 캐릭터의 짙음에 놀랐다.

 내 주변에 지금까지는 없던 타입의 아이. 그 임팩트에 "좋다", "나쁘다" 보다 먼저 떠오른 것은 호기심.

 본 적 없는 신기한 동물을 발견한 짐승 헌터 같은 기분으로 카스미쨩과 접촉하면서 알게 된 것은, 내숭쟁이에 속이 검은 그녀의 순수하고 솔직한 부분.

 그 갭에 다시 흥미가 솟았다. 한 가지를 알게 되면 두 가지 세 가지 좀 더 알고 싶어진다.

 그리하여 상성이나 거리감 같은 여러 가지를 제쳐두고 점점 솟아오르는 그녀에 대한 『흥미』에 나는 최근 조금 고민하고 있다.




 후, 작게 한숨을 내쉬고 가방을 어깨에 걸친다.

 완전히 인기척이 없어진 교실을 나와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자, 승강구의 바로 앞에서 작은 여자애가 벽에 기댄 채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다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안절부절한 모습으로 가끔씩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일학년임을 나타내는 황금색 리본. 회색의 짧은 단발. 달과 별이 합체한 것 같은 특징적인 헤어핀. 어떻게 봐도 카스미쨩이다.

 왜 카스미쨩이 저런 곳에 있는걸까. 신기하다 생각하며 계단의 층게참에서 멈춰 선다.

 시간은 저녁 네 시를 조금 지난 때. 수업은 훨씬 전에 끝났다. 게다가, 오늘은 나와 그녀가 소속하고 있는 스쿨 아이돌 동호회의 모임도 없다.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봐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지만, 카스미쨩이 서있는 곳은 삼학년 신발장 앞. 그녀는 교우 관계가 그다지 넓은 타입이 아니니깐 삼학년 중에 아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한정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동호회의 멤버. 삼학년은 나를 포함해서 셋이 있다. 그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마 그 세 명 중 하나겠지.

 나… 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아무 약속도 하지 않았고. 아, 그래도 혹시….

 서둘러 블레이저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재빨리 화면을 탭한다. 메시지 앱을 확인해봤지만 카스미쨩에게서는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역시 그녀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그렇다는 것은 카나타나 엠마인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어째선지 멋대로 눈썹이 찌푸려진다.

 삼학년 중에서… 아니 동호회 멤버들 중에서 카스미쨩과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것은 나라고 생각한다. 카나타나 엠마와는 평소에 부활동을 하는 그룹이 다른 것도 있어서 그다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아, 그래도 엠마와는 전에 빵에 대한 이야기로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카나타는 「의지가 되요」 라고 했던 것 같다.

 …미간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 「신경쓰여」 라고 가슴이 술렁거린다. 미간의 주름을 손가락으로 풀어주면서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카스미쨩?」

 거기에 카스미쨩이 있다는 것을 지금 눈치 챈 척하며 말을 걸자,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떨어트리고 있던 그녀가 확 돌아섰다.

「아, 카린 선배!」

 카스미쨩이 반갑게 내 이름을 불렀다.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강아지 같은 반응에 무심코 미소를 짓자 카스미쨩이 「저질렀다」 라는 듯이 입을 꼭 다물고 나를 노려보았다. 

「…늦어요」

 눈을 치켜떠서 나를 노려보며 그렇게 한 마디 나직이 중얼거렸다.

 늦어요?

「늦었다니, 오늘 무슨 약속을 했었던가?」

 곧바로 귓가에 들려오던 불쾌한 웅성거림이 사라졌다. 예상과 달리 그녀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짐작 가는 곳이 없다. 역시 약속은 하지 않았었고 연락도 오지 않았다. 잊었다,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기억력에는 그렇게 자신이 없으니깐. 

 고개를 갸웃거리자 카스미쨩이 어색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건… 하지 않았지만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여느 때와는 정반대로 힘이 없는 붉은 눈동자가 살짝 나를 바라봤다. 

「…오늘 동호회 쉬는 날이잖아요」

「그러네」

 그래서? 그 다음 말을 재촉한 내게 카스미쨩이 보란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카린 선배 일부러 그러는 건가요…?」

「에?」

「아뇨, 됐어요…」

 가볍게 고개를 흔든 카스미쨩이 서서히 어깨를 내려 가방 안에서 접는 우산을 꺼냈다. 그것을 단번에 내 쪽으로 내밀었다.

「우산!」

「응?」

「아까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요. 카린 선배는 꽤나 얼빠진 점이 있으니깐 어차피 우산을 가지고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요」

 확실히 교실에서 나올 때 본 창밖은 어두침침하게 구름이 껴있고 조용히 비가 내리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서 일부러 기다려 준거야?」

 뚫어지게 쳐다보자 카스미쨩은 접는 우산을 양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아무 말 없이 시선만 헤엄쳤다.

 언뜻 보기에는 행동이 수상해서 왠지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알 수 있다. 카스미쨩의 이 반응은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일 뿐. 정말로 나를 걱정해서 기다려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락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눈썹을 내리며 쓴웃음을 짓자, 

「…뭐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그 동안 올 거라고 생각했으니깐요. 상냥한 카스밍에게 감사해주세요」

 의기양양하게 카스미쨩이 허리에 한 손을 올렸다.

 자만이 아니라, 음험하면서도 순수한 그녀에게 나는 꽤나 호감을 받고 있다. 「카린 선배, 카린 선배」 라며 따르는 모습은 귀엽기도 하고 나쁘지 않다. 하지만, 카스미쨩 쪽에서 거리를 좁혀오면 왠지 나는 조금 당황해버린다.

 신경쓰여서, 알고 싶어서 다가가는 주제에 카스미쨩이 다가오면 당황하는 자신을 알 수가 없다. 

 첫인상의 임팩트에서 흥미가 앞서 버린 탓인지, 아직도 나는 카스미쨩을 『친구』 인지 『후배』 인지 분류하지 못했다. 당황하는 것은 그 때문일까. 

 음… 마음속으로 고민한다.

「…그럼 상냥한 카스카스의 우산에 씌워달라고 할까」

 한 박자 두고 장난치는 어조로 그렇게 대답했다.

 실은 접는 우산이라면 나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산이라면 있으니깐 괜찮아」 라고 말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머리 한 구석에서 적신호가 살짝 켜진다. 무언가에 대한 스톱이겠지. 알 수 없다. 아니, 그래도 이제 알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나의 대답에 웃고 있던 그녀가 곧장 화가 난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은근슬쩍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지 말아 주세요」

「이상한가? 카스카스는 꽤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저언혀 귀엽지 않아요…. 카린 선배의 센스는 대체 왜 그런 건가요」

 그런 이야기를 하며 신발을 갈아 신었다.

 입구에 선 카스미쨩이 활짝 우산을 폈다. 엷은 파스텔 엘로. 잘 보면 한 곳에 별 마크가 들어가 있다. 정말 카스미쨩 다운 우산이다. 

「네, 부디」

「실례할ㅡ게」

 살짝 펼쳐진 우산 안으로 들어간다.

 그대로 아주 자연스럽게 걷기 시작한 카스미쨩을 살며시 불러세웠다.

「카스미쨩」

「네?」

「우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드는 쪽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부자연스럽게 들어 올린 그녀의 팔꿈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의 신장은 백육십칠센치. 카스미쨩은, 분명히 백오십사인가 오정도였을 것이다. 여자끼리라고 해도 꽤나 신장 차이가 있다. 내 키에 맞춰서 우산을 드는 것은 힘들겠지. 

 자 빌려줘, 하고 왼손을 내민다. 내민 손바닥을 힐끔 본 그녀가 왠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뇨, 괜찮아요」

 그렇게 차갑게 말하고선 다시 걷는다. 그것이 강한 척이라는 것은 부들부들 거리기 시작한 팔을 보면 일목요연.

 우산을 누가 드는지는 전혀 강한 체 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 일단 내가 선배라서 배려해주는 걸까? …카스미쨩에서 한해서 그건 아닌가. 

「카스미쨩」 

 나란히 걸으며 다시 한 번 불렀다. 멈춰선 그녀가 「정말!」 하고 분한 듯 신음한다.

「어째서 카린 선배는 그렇게 키가 큰 건가요! 허리를 숙여주세요!」

 이쪽을 올려다 본 카스미쨩이 그렇게 힘껏 말해서 그만 웃어버렸다.

 이 빗속을 허리를 숙이고 걷는다니 그래선 마치 벌게임 같다. 허리가 아플 것 같아. 「후훗」 하고 웃고 있는 내게 허세를 부리던 것이 바보 같아졌는지, 「하아」 하고 조금 어깨를 내리며 카스미쨩이 우산을 내게 건네주었다.

 미소로 그것을 받아들고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카스미쨩은 아직 성장기니깐 앞으로 삼심 센티 정도는 늘어날꺼야. 쭉~쭉~하고」

「아니, 그렇게나 늘어도 곤란한데요…. 죽순도 아니고」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카스미쨩이 중얼거린다.

 그렇게 나란히 교문을 통과하자 「아, 이거 연인 우산이다」 라고 눈치챘다.

 연인 우산. 그러니깐 뭐라고 해야 할까. 카스미쨩과는 처음이지만, 엠마에게 씌워달라고 한 적도 아이에게 씌워준 적도 있다. 신경쓸만한 일이 아니다. 그것보다 신경 쓰는 편이 이상하다. 그렇지만 옆에 있는 것은 카스미쨩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동요가 커진다.

 얼버무리려고 입을 열었다.

「…꽤나 많이 내리기 시작했네」

 조금 전까지는 부슬부슬 조용히 내리던 비는 이젠 기세가 거세져 바쁘게 우산을 두드리고 있다. 

「카스밍이 없었다면 카린 선배 지금쯤 흠뻑 젖었겠네요」

「그러네. 카스미쨩이 있어줘서 다행이야」

 내 말에 카스미쨩이 턱에 손을 대고 「 흐흠ㅡ♪」 하고 만족한 듯이 웃었다. 이런 식으로 희로애락을 숨기지 않는 것이 그녀의 귀여운 점. 흐뭇한 기분에 풍선처럼 부풀었던 동요가 서서히 오므라든다. 

「조금 얼빠지고 미아가 되는 카린 선배에게는 역시 카스밍처럼 착실한 사람이 필요한 거네요ㅡ」

 혼자서 응응 고개를 끄덕이는 카스미쨩. 그 좁은 어깨에 문득 눈이 가자 블라우스가 촉촉이 젖어 짙은 색조가 되어 있었다.

「카스미쨩, 어깨 젖고 있어. 조금 더 이쪽으로 오는 쪽이 좋아」

 접는 우산은 보통 우산에 비교하면 사이즈가 작다.

 그런 작은 우산에 두 사람이 들어가 있으니깐 어깨나 팔이 다소 젖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지만, 신경이 쓰인다. 젖어버린 어깨를 가만히 보고 있자, 득의양양하게 미소를 띠고 있던 카스미쨩이 「에」 하고 작게 소리를 지르더니 갑자기 당황하기 시작했다.

「앗, 아니, 카스미는 딱히 이대로도…」

 손을 의미 없이 위아래로 흔들고 횡설수설 말을 더듬으며 거꾸로 내게서 한 걸음 떨어졌다.

 젖는다고 말했는데 왜 떨어지는걸까. 톡톡 젖고 있는 블레이저를 왠지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내가 카스미쨩에게 한 걸음 반 다가갔다.

「…젖는다고 했잖니?」

 딱 붙어버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의 시선보다 조금 아래에 위치해 있는 얼굴을 들여다본다. 커다란 눈동자가 놀란 듯 깜빡거린다. 

「가, 가까워요!」

 목소리가 떨리는 카스미쨩이 가까이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움찔거렸다.

「에? 아…」

 확실히 가깝다. 어깨가 닿고 있고, 둥글게 다듬은 속눈썹이 길이를 알 수 있다. 그 정도의 거리. 

 카스미쨩이 젖어버리니깐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가까이 붙었다. 뭘 하고 있는 걸까. 순간적으로 이 상황을 얼버무릴 말도 농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미, 미안해」 하고 애매하게 웃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자세를 바로잡고 앞을 향한다. 카스미쨩의 뭔가 말하고 싶은 시선이 뺨을 쿡쿡 찌른다. 이상한 분위기. 

 최근 카스미쨩과 함께 있으면 자주 이렇게 이상한 분위기가 된다. "이상하다" 라고,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견딜 수 없는 이상한 분위기.

 이 이상한 분위기가 흐르면, 나는 카스미쨩이 아니라 일부러 다른 무언가에 의식을 돌려서 그것이 지나가게 내버려둔다. 이 분위기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거나, 카스미쨩의 표정을 보는 것은 조금 두려우니깐. 

 그 때, 반대편 도보를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는 여자애의 모습이 시야의 끝에 들어왔다. 우산을 잊어버린걸까, 우리들과 같은 그레이 라인이 들어간 흰색 스커트를 휘날리며 당황한 모습으로 달리고 있다. 블레이저도 가디건도 입고 있지 않아서 블라우스가 피부에 달라붙어 있어 조금… 상당히 위험한 모습이다.

 괜찮으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작아져 가는 등을 바라보고 있자 갑자기 블라우스가 강하게 잡아당겨졌다.

「…어딜 보는 건가요」 

 기분 나쁜듯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이끌려 그만 카스미쨩 쪽을 바라보고 말았다.

 꾹 찡그린 눈썹. 불만이라는 듯 가늘어진 눈. 화났다, 라기 보다 토라진 것 같은 얼굴. 어째서 지금 내게 그런 표정을 향하는 걸까. 방금 여자애를 보고 있었으니깐? 그게, 왜…?

「젖어서 비치는 것(원문 濡れ透け), 그런 섹시함도 있을까 해서」

 왜, 라고 생각하면서도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은 가벼운 농담. 곧바로 「하아?」 라고 그녀가 기가 막힌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뭔가요 그건」

 기가 막힌다는 표정 그대로 「카린 선배의 머릿속에는 섹시밖에 들어있지 않은 건가요」 라고 악담을 퍼붓는다. 

 어른스럽게 보이는 겉모습이나 분위기가 나의 매력. 그것을 최대한으로 살리기 위해서 섹시함에 대해서는 항상 여러 가지로 연구하고 있으니깐, 머릿속이 섹시 투성이라고 들어도 부정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느 쪽인가 하면 그런 것보다 카스미쨩의 쪽이 머릿속을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었다.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눈앞의 그녀 본인은 모른다. 

「그런 거 시험하지 말아주세요, 감기 걸려 버린다구요」

 쐐기를 박듯이 그런 말을 하는 카스미쨩에게 장난스러운 미소를 돌려준다.

「내가 아니라 카스미쨩이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안 할 거거든요. 카스밍은 섹시가 아니라 프리티&큐트 노선이기 때문에」

「프리티&큐트 말이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카스미쨩의 가슴부터 허리 주변을 유심히 바라본다. 나의 명백한 시선에 뺨이 붉게 물들인 그녀가 주춤거린다.

「뭐, 뭔가요…」

「으음. …그러네, 카스미쨩은 큐트 노선이네」

 얌전한 가슴을 보며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카스미쨩이 가드를 하려는 듯 가슴 앞에 양손을 교차시킨다.

「…혹시, 싸움 걸고 있는 건가요?」

「설마」

 훗 하고 웃었다. 으으 얼굴을 찌푸린 카스미쨩이 다시 나의 블레이저를 잡아당겼다.

「마, 말해두겠는데요, 카린 선배처럼 섹시 노선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니깐요! 일부러 하지 않는 것뿐이니깐요!」

 카스미도 벗으면 대단하다구요! 라고 길 한가운데서 터무니없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낸 그녀에게 깜짝 놀랐다.

 실패했다, 너무 지나치게 놀려버렸다. 세츠나에게도 자주 혼나고 있고 스스로도 알고 있지만 반응이 귀여우니깐 그만, 항상 지나치게 장난을 치게 되고 만다. 

「그, 그렇네. 대단하네ㅡ, 섹시도 큐트도 할 수 있다니 카스미쨩은 만능이네ㅡ」

 당황해서 달래봤지만,

「지어낸 말 같은데요…」

 라고 일도양단 되고 말았다.

 그래도 블레이저는 쥐고 있는 채이니깐 화내고 있는 것보다는 역시 토라진 쪽이라고 생각한다.

 카스미쨩이 나처럼 섹시 노선을 해줬으면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권할 생각도 없다. 전부 그저 농담이다.

 큐트 노선이라, 카스미쨩의 스테이지 의상은 항상 노출이 적은 것. 그 사실에 나는 꽤나 안심하고 있다.

 자신은 어깨도 배도 드러난 노출도가 높은 의상을 평범하게 입고 있는 주제에 카스미쨩은 입지 않았으면 한다니 대체 뭘까.

『신경쓰이는』 감정이 강해질수록 스스로를 모르게 되어버린다. 속이고 싶은 것이 늘어나서, 비상등이 머릿속에서 계속 반짝반짝 점멸하고 있다. 




 

「카스미쨩은 비 좋아해?」

 우주에서 제일 귀여워, 란 말로 겨우 기분이 좋아진 카스미쨩에게 어쩐지 그런 질문을 던진다. 「에?」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 카스미쨩이 한 박자를 두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잿빛 하늘을 올려다본다.

「…음, 딱히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습기가 있으면 빵을 만드는 게 힘들기도 하고요」

「나도. 비 내리는 날은 머리가 이상한 방향으로 튀어버리니깐 손질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

「아ㅡ, 카린 선배 곱슬머리였죠」

「스트레이트인 카스미쨩이 부러워」

 눈썹을 내리며 웃는다. 그러자, 카스미쨩이 왠지 나를 지그시 바라봤다. 갑자기 내게 향한 곧은 시선에 당혹감과 동요가 파문처럼 확산된다.

「…뭐야?」

 눈이 헤엄치는 것을 어떻게든 참고 노력해서 평소처럼 말을 하자, 갑자기 그녀가 킥킥 웃기 시작했다.

「잘 보니 평소보다 빙글빙글ㅡ, 해서요」

「빙글빙글…?」

 봐요, 그렇게 말한 카스미쨩이 내 머리를 만졌다. 순간, 파문이 커진다. 바쁜 빗소리에 맞춰 불규칙하게 흔들흔들 동요가 파문친다.

 얼굴이 뜨거워.

「…ㅁ, 매직 스트레이트라도 받을까봐」

 목소리 톤이 높아지고 빨라졌다. 눈을 마주할 수 없어서 살짝 시선을 돌린다.

 나의 그 미묘한 행동을 그녀는 특별히 눈치 챈 기색 없이, 「에ㅡ?」 하고 중얼거리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볍게 감았다.

「어째선가요? 카스밍은 이대로인 편이…」

「이대로인 편이…?」

「아ㅡ, 저기…」

 말을 더듬거리던 카스미쨩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곧바로 무언가 결심한 것처럼 확 고개를 다시 들었다.

「빙글빙글한 편이 귀엽다고 생각, 해요…」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 부끄러워한다.

 동요가 가속해서 몸이 점점 뜨거워진다. 귀엽다니 그다지 들어본 적 없는 말. 내게 가장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 귀엽다고 한다면 카스미쨩 쪽이 훨씬….

「카스미쨩…」

 이상한 분위기. 이상한 기분.

 나는, 뭔가 결정적인 것을 그녀에게 전해지고 싶어져서,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동시에, 계속 머릿속에서 반짝이고 있던 적신호가 한층 더 강하게 빛을 냈다.

「……변태」

 입 안에서 사라진 말 대신 나온 것은 평소 같은 농담.

 순간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지은 카스미쨩이 「에엣!?」 하고 얼빠진 소리를 내며 내 머리에서 서둘러 손을 뗐다.

「ㅇ, 왜 그렇게 되는 건가요! 머리를 만졌을 뿐이잖아요!!」

「… 그런 곳은 갑자기 만지다니…」

「머리라구요!?」

 별로 그렇게 이상한 게 아니라…! 라고 입에 거품을 물기 시작한 그녀에게 뭐라고도 할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카스미쨩은 정말로 재밌네」

 진정될 기색이 보이지 않는 요동치고 있는 수면에서도, 책망하듯이 점멸하고 있는 적신호에서도 눈을 돌리고 어디까지나 평소처럼 행동한다. 얼굴을 붉히며 당황하고 있던 카스미쨩이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쓸쓸하게 눈동자가 흐려지며 시선을 내린다.

「…카린 선배는 항상 그래요」

 카스미쨩이 발등의 물웅덩이를 향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려서, 「무슨 말이야?」 그런 말을 하는 것처럼 웃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작가님 작품은 니지동을 잘 모르는 사람이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함


본문에 눈썹이 찌푸려진다의 원문이 '眉を落とす'. 이게 여자가 결혼을 한다고도 해석되더라고.


그냥 우연인건지, 아니면 사심 가득한 표현인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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