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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 녹아내린 눈물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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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2015732
  • 2018-09-17 12:57:41

의역 다수, 오역 지적 바람

dan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7977089


溶けた涙

행복해지고 싶은데

* * * * * * * * *

    그 마음을 알아챈 건 언제였을까. 그날 뷰오에서 둘이 시간을 보내며 요우의 마음을 듣고, 자신보다 타인에게 섬세히 마음을 써주는 다정한 아이임을 알게 되었을 때. 그 후론, 나도 모르게 눈은 요우를 쫓고 있고, 어느새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미 손 쓰기엔 글렀네.

    마음을 알아채자마자 그렇게 포기해버렸다.

    사랑에 빠진다는 건, 문자 그대로 빠지는 것이었다. 롤러 코스터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지도 않고, 스타트 지점과 골 지점이 같지도 않아서 돌아갈 곳이 없다. 빠지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나의 텐션은 충분히 롤러 코스터에 비유될 수 있지만, 그것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고 있는 것. 사랑은 고를 수 없어. 고를 수 없는 거야.


    사랑을 알아챘다고는 해도, 나는 ‘평소대로’를 골랐다. 시치미를 떼고, 후배를 놀리는 연상의 선배.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소꿉친구나 동급생들과 노는 모습을 보는 것뿐, 손이 닿을 수 없는 아이라 다행이야. 나는, 그 아이를 가끔 한번 보거나 말을 걸고싶어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팬들과 똑같다. 같은 스쿨 아이돌 그룹에 소속돼 있는 덕에,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졌을 뿐인 그저 팬인 한 명. 팬과도 다르지만, 이사장실에서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편하게 있을 때의 내 표정은, 분명 그 팬들과 똑같을 테니까. 


    나의 소꿉친구 두 명은 특별히 나의 변화를 알아채고 있었지만, 확인만 하고 그 후론 언급하지 않아 주었다. 다이아도 카난도 내가 ‘혼자 생각하게 해줘’라고 하면, 그 이상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둘은 날 걱정해서 항상 상태를 물어보긴 했지만, 캐묻지는 않았다. 둘에게 꽤 신뢰받고 있다고 느껴진다. 짐작하건대, 둘은 내가 그녀에게, 요우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항상 슬픈 듯한, 쓸쓸한 듯한 얼굴을 하고 나를 보는 거야. ‘정말로 그래도 괜찮아?’라고 하는 것 같아서, 둘의 얼굴을 보는 것도 괴로워져 온다.


    그치만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해외에 가는 걸로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진학할 곳이 이미 정해져있으니까. 고백해서, 만에 하나 그녀가 나의 마음을 받아주면, 일본에, 이 우치우라에 그녀를 남겨두고 갈 수밖에 없다. 시차가 있으니까 연락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고, 금방 만나러 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니다. 마음만으론 아무리 해도 되지 않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그게, 만약 같은 마음이라 해도.


    거기다 내 마음을 받아줄 거라는 달콤한 상상은 하고 있지 않다. 요우는 분명 연애보다는 모두와 즐거운 쪽이 좋을 테니까, 치캇치와 리코와 1학년에, 거기다 9명으로서의 활동에, 지금 전력으로 전진 하고 있다. 그걸 내가 방해해서 어쩌자는 거야.


    그런 방해만 될 뿐인 마음은, 내 맘속에서만 담아둬야 앞으로의 활동이 원활히 진행되는 거잖아? 

    그런 걸 둘에게 말하면, 분명 혼날 게 눈에 선하니까 말하지 않는다.

    말할 리가 없다.


    그런 나를, 둘은 훤히 꿰고 있는 것 같지만, 내가 말없이 발뺌하고 있으니 아직 대놓고 말할 수는 없는 거야. 

비겁하지?


“마리 쨩, 빨리 왔네! 아니 혹시 나, 만날 시간 틀린거야?

”아니, 약속대로. 아무 문제도 없어“

”다행이다!“

”그럼, 안내해줄래? 항상 요우가 노는 곳“

”그런 대단한 곳은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서 요우는 누마즈를 안내해주었다. 요시코가 알려줬다는 검정을 테마로 한 가게, 길티키스의 의상에 여러 번 쓰였다고 한다. 잘 보니, 여기저기 본 적 있는 것들이 있어서, 요우가 골라준 것이 반영된 의상을 입고 있었구나아, 하고 감동했다. 모두와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던 찻집이 보이자, 그때 루비와 카난과 함께 요리사가 되었다던가, 그런 내가 몰랐던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거리를 여기저기 걸어다녔다. 요리사가 됐던 카난이나 루비의 일은, 들으면 들을수록 카난의 텐션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생선이나 바다가 엮이면 잘 이해되지 않는구나, 그 녀석. 힘들었겠네, 하고 위로하면 ”하긴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해서 힘들었지만, 물고기를 못 만졌던 루비 쨩이 훌륭한 요리사가 됐던 게 기쁘고 즐거웠으니까 괜찮아“하고 웃고 있다. 루비는 요리사가 되지 않았다구? 요우, 약간 카난한테 물들고 있잖아. 


    그러고 나서, 점심밥으로 요우가 만들어 준 도시락을 먹었다.

    이건, 내가 부탁한 것. ‘바다의 집’에서 먹었던 요우의 요리를 또 한 번 먹어보고 싶다고 하니까 요우가 ”괜찮습니다! 마리 쨩이 좋아하는 거 넣어서 마리 쨩만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어 올게!“라고 힘차게 맡아준 게 행복해서 오늘을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 날씨도 좋아서 요우가 가져온 돗자리에 앉아 함께 먹었다.


    요우는 말야, 만들 때 무엇을 생각하며 만들어 주었는지 전부 알려주는 거야. 귀엽지?

    반찬을 하나 집을 때마다 요우가 ”마리 쨩은 단 맛 넣어주면 기뻐해주려나하고 생각하면서 만들었어“같은 걸 들어보라구? 내 심장이 버티질 못해. 그래도, 포커페이스로 어떻게든 버텨내서 몇 번이고 ”맛있어“라고 했어. 어휘력이 그렇게까지 가난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런 아쉬운 감상밖에 말하지 못하는데도 ”다행이다!“라고 매번 안도하고 기쁜 듯이 반찬이랑 주먹밥을 한입 무는 요우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지. 몇 번이나 심장을 관통당한 건지 모르겠는걸.


    도시락을 만들어 준 요우에게 감사인사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귤 젤리를 가져 왔어. 전속 셰프에게 부탁해서 만드는 방법을 배우면서 스스로 노력해보았지만, 그건 요우에겐 말할 수 없었어. ”귤이 좋다고 말했었지?“하고, 속이면서. 요우는 귤 젤리에 텐션이 올라서,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살았어. 오늘을 기억해줬으면 하지만, 내가 오늘을 위해 노력했다는 건 남겨두고 싶지 않아.


그래도, 기억해주길 바라는 것도 있어.


    평소대로의 헤어스타일이면 친숙해서 좋겠지만, 학교에서의 모습과 변함없는 건 싫었으니까 묶지 않고 푹신푹신하게 해온 머리를, 요우가 맘에 들어할까 고민하며 고른 원피스를, 평소와 다른 나를 알아주길 바랐다. 

안보이는 곳의 노력은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이런 보이는 곳의 노력은 알아줬으면 하잖아? 이 미묘한 차이, 요우는 알아책선, 평소와는 다른 머리모양도 ”푹신푹신하다. 평소에도 귀엽지만, 원피스도 어울려서, 오늘 마리 쨩은 굉장히 어른스러워서, 아름다워! 그래도, 역시 귀여움도 남아있어! 굉장해!“라고 만나자마자 칭찬해 줬다구? 능글맞지 않아?

돗자리에 뒹굴거려서 ”배불러서 졸려“하고 빈둥빈둥 구르고 있는 요우가 귀여워서, 무심코 손을 뻗어 푹신푹신한 머리를 쓰다듬자, 기쁜 듯이 웃으며 다가와 기대는 거야.

이 애, 어리광 너무 능숙하지 않아?


”마리 쨩의 손 기분 좋아. 정말 날씨 좋으니까 이대로 낮잠 자도 좋겠네

”아직 초봄이니까, 아무리 따뜻한 날씨래도 감기 걸려“  

”알고 있지만. 그런데, 마리 쨩과 둘이서 이렇게 한가롭게 있는 거 처음이지 않아?“

”그렇네에, 항상 9명이서 모였는걸“

”이러는 것도 좋네!“

”그렇네“


기쁜 듯이 기대오는 요우의 머리를 쓰다듬자 요우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나의 팔을 보고 있으니까, 이상하게 생각해서 ”무슨 일이야?“하고 물어보자 ”평소와 달라“하고 진지한 어조로 단언했다.


”뭐가?“

”마리 쨩의 향기?“

”아아, 향수가 달라. 최고로 마음에 드는 거“

”평소랑 다르길래 어라?, 하고 생각했는데 그랬구나! 좋은 향기네“

”그렇지?“

”그렇다는 건, 마리 쨩 향수 많이 갖고있는 거야?“

”기분에 따라 다르게 쓰고 있어. 예를 들면, 평상시 용이라던가, 비와서 텐션이 오르지 않는 날 용이라던가,

“오늘 건?”

“음, 뭐라고 생각해?”

“에? 갑작스런 퀴즈!?”

“맞춰 봐”


빙긋 미소지으며, 뒹굴거리고 있던 요우를 내려다보자 팔짱을 끼고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미간에 주름을 잡고 “휴일용이라던가”, “외출용?”, “날씨가 좋은 날 용?”, “기대되는 일 있는 날 용?” 하나 둘 맞춰보지만, 친구의 말을 빌린다면 모두 다 “뿌뿌”였다.


정답을 솔직히 말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쓰고 싶은 향수. 기억되고 싶은 향기라고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결국 ‘비밀’이라고 말해서, 다음 목적지인 누마즈항의 수족관까지 갔다. 수족관까지 가는동안 계속 요우는, 나의 향수의 의미를 알고 싶다며 이따금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았다. 떨리니까 그만뒀으면 했지만, 시치미떼는 얼굴로 “안돼”라고 주의를 줄 수 있던 건 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치캇치의 말을 생각없이 인용해 버릴 정도로 마음이 흐트러져있었지만.


    수족관에서 나를 신경쓰지 않고, 라기 보단 “이거 봐봐! 어서, 빨리 마리 쨩”하고 어린애처럼 신난 요우 때문에 입이 귀에 걸린 채로 함께 수조를 바라봤다.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는 원래부터 넓으니까 괜찮지만, 요우는 얼굴이 꽤나 가까워져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만큼 신용하니까 안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뢰받고 있는 것도 마음을 허락받고 있는 것도 기쁘다. 그래도, 단념하고 있다고는 해도, 순간순간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정말 좋아하는 그녀의 옆에 서 있다. 수족관이 약간 어두워서 다행이라고 방금 생각했어. 그야, 내 얼굴 분명 빨개져 있는걸.


“그러고 보니, 여기서 실러캔스 인형 샀다고 루비 쨩이 말한 것 같아”

“요시코도 그런 말 했었어. 하나마루가 어떤 거라고 뭔가 말했었어”

“뭔가라니, 기억 안나?”

“음, 왠지 말하면서 굉장히 기쁜 것 같았으니까, ‘잘됐네’라고. 머리를 쓰다듬으니까, 그 후론 조용했어”

“부끄러워진거네, 요시코 쨩. 그런 귀여운 점 있으니까. 우리들도 인형 살까? 왔던 기념으로”

“그래도, 요우. 용돈이라던가 위기라고 말하지 않았어?”

“우으, 귀가 아파”

“그런가보네. 그럼, 언니가 오늘은 도시락의 보답으로 선물할게”

“그, 그런 나쁜! 나도 귤 젤리 받았는데”

“여기저기 안내해줬고, 도시락도 만들어 줬고, 요우에게 감사인사 하고싶어!”


“우, 필요 없다고 말해도 밀어붙일 셈이지?”

“물론!”

“마리 쨩 의외로 고집 세네”

“다이아랑 카난 정도는 아니야”

“그럴까나아?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말을 하다니?”

“아, 아니. 아닛, 저”

“농담입니다! 라는 걸로, 조금 기다려 줘. 차분히 선택하자”

“에? 뭐를?”

“인형! 이런 건 하나 하나 얼굴이 다르다고, 요시코가 그랬어”

“하긴 그렇지만”

“제일 귀여운 거 고르자?”


    여고생 둘이서 인형 앞에서, “이거?”, “아니면 이거?”라고 진지하게 고르는 모습은, 흐뭇한 것일까. 아니면 측은한 건지 알 수 없지만, 요우와 뭘로 할까 고르는 시간은 굉장히 즐거웠어. 인형 하나가 치캇치랑 닮았길래 같이 웃고, 즐거웠어.


여고생.


    그것을 자칭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해 버리니까, 3월 말일까지의 기간제.


가게에서, 인형을 사서 수족관의 출구부터 약간 떨어져서 통행인의 방해가 되지 않는 장소에서, 내용물을 확인하고 요우에게 건넸다.


“오늘은 즐거웠어. 감사인사가 인형이라는 것도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받아줘”

“고마워! 소중히 할게? 음? 귀여워 할게?”

“소중히 해 준다면 그걸로 괜찮아”

“그렇게 할게! 에헤헤, 마리 쨩과 같은 인형이다

“왜, 무슨 일이야?”

“왠지 같은 거라니, 그것만으로 기쁘지 않아? 봐, 리코 쨩이 준 슈슈(*'마음이여 하나가 되어라')라던가, 뭐어, 의상도 부분부분은 달라도 같은 거고, 왠지 이런 거 특별하고 굉장한 것이구나, 해서”

“그걸 만들고 있던 건 요우잖아”

“그렇긴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어”

“나도 알 것 같아. 그 기분”

“그치? 그러니까, 기뻐”

“나도, 기뻐”

“에헤헤


내가 걷기 시작하자, 요우도 함께 걷기 시작했다. 버스 정류장까지의 거리, 앞으로 조금 후 요우와 이별.


아아, 이제 이 이후론 일본에 돌아오지 않는 한 요우와 만날 수 없다.


그런 기분을 알아챈 것일까 요우는 “마리 쨩 말야, 이제 내일이면 일본에는 없는 거네”하고 풀죽은 목소리로 말하니까, 당황하고 만다.

나의 기분을 읽힌 것 같아서, 심장이 순간 멈추는 건가 했다.


“응, 저쪽의 신학기는 9월이니까 엇갈렸지만, 이젠 가볼까 해서”

“그런가. 쉽게 만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니, 섭섭하네”

“어라, 섭섭해 해 주는거야?”

“그야, 1년간 계속 같이 있어서, 같이 열심히 했는데, 이젠 만날 수 없게 된다니. 우치우라는 말야, 애들이 없어서 학년이 올라도, 계속 사람들이 변하지 않았으니까, 헤어질 때가 오는 것도 없어서, 고등학교 진학할 때엔 따로따로 가게 된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축제나 내가 가면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데. 해외에 가버린다니.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왠지 모레의 일인데도 실감이 없어”

“나도. 모두가 좋으니까 떨어지는 건 섭섭해. 그 고등학교에서 보낸 기간은 짧지만, 카난과 다이아와 다시 스쿨 아이돌을 해서, 모두와 함께 스쿨 아이돌로서 달려나가서, 모두와 헤어지는 건 섭섭해. 비밀이야, 내가 이런 말 했던 건”

“응”

“활기참이 장점인 듯한 마뤼가, 섭섭하다고 울면 안되잖아?”

“안되지 않아. 마리 쨩도, 솔직히 울어도 돼”

“정말!  울리러 온거지? 안 울거야!”

“에, 그런 모습 보여줘도 좋은데”

“지금, 보여준 거 아냐”

“뭔가 치사해

“그런 거 아니야”


요우가 멈춰선 걸 이상하다고 생각해 주변을 보자, 버스 정류장에 이미 도착해 버린 듯하다.


“여기서 타면, 아와시마까지 갈 수 있어”

“고마워. 데려다줘서”

“그러고 보니, 모레 배웅은, ”

“호텔에서 헬기를 탈 거니까, 조금 어렵겠네”

“그럼, 역시 모두와의 송별은, 3일 전의 그걸로”

“그렇게 되겠네”


“그럼, 마리 쨩이랑 마지막으로 만난 건 내가 되는 건가?”

“응, 요우네”

“그렇구나

“뭐야, 히죽히죽대고”

“왠지 기뻤으니까”

“뭐야, 그거”

“아, 버스 왔어. 조심히 가”

“응, 고마워! 또, 만날 때까지 건강해!”

“응, 마리 쨩도, 또 봐!”


    버스에 타 창가 자리에 앉고 밖을 바라보자, 요우가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 주고 있다. 나의 아쉬워하는 마음을 무시하듯 버스가 출발해서, 나도 요우에게 손을 흔들었다. 제대로 보였을까. 바스락 소리를 낸 수족관의 봉지가 묘하게 귀에 걸렸다.


누마즈에서 아와시마 방면을 달리는 노선 버스.

이것은 요우가 언제나 통학 시간에 보고 있는 풍경.

그것을 덧쓰듯이, 버스는 달리고 있다.


마음을 전하지 않았다.

그걸로 된 거야, 그걸로. 자신을 납득시킬 이유는 얼마든지 줄 세울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본 요우의 웃는 얼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계속 함께 지내고 싶었다.

쓸쓸하다고 생각해 주어서, 기뻤다.

울지 않으려고 꽈악, 주먹에 힘을 주고 창밖을 노려본다.


낯익은 아와시마의 연락선.

호텔 오하라, 그 방과도 앞으로 2일이면 이별.

석양이 져서, 그림자가 길어진 아와시마는 어딘가 쓸쓸함을 증폭시킨다.


부두에 도착했을 때, 나는 생각지 못한 사람들이 서 있다는 것을 그제야 눈치챘다. 


“어서 와, 마리. 어때? 요우와의 데이트 즐거웠어?”

“카난, 어째서 여기에?”

“어라? 저도 있는데도, 마리 씨 시력이 나빠진 건가요?”

“다이아까지?”

“뭐야, 그 표정”

“카난, 다이아아”

“아, 정말. 역시 사정을 말해줘. 방에서 기다리자고 했는데도”

“그야, 이렇게 될 줄 생각 못했잖아?”


둘을 보니, 억누르고 있던 눈물이 전부 넘쳐 흘러버리기에, 카난의 가슴에 안겼다. 카난은 따뜻하게 끌어안아 주고, 다이아도 옆에서 “노력하셨네요”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말하고 싶었어, 좋아한다고”

“응”

“그래도, 말할 수 없었어”

“응”

“후회하고, 계신가요?”

“후회하고 있지만, 그래도, 말하지 말아줘, 여기에, 여기까지, 돌아, 돌아와 버렸으니까”

“응”

“안심하고, 있어”

“왜?”

“역시, 요우의 부담 같은 거. 되고 싶지 않았어” 

“사랑하는데도?”

“사랑, 하니까. 선배로서, 확실히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었어”

“그런가”

“응, ”

“오늘 밤은 마리 씨가 잠들 때까지 어울릴 테니까요”

“그러니까, 마리의 방에 묵게 해줘”

“응”


미리 와서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 준 친구는 내가 안정될 때까지 밖에서 계속 안아주었다.

방에 돌아가서도, 울먹거리는 나를 계속 달래 주었다.

내가 잠들 때까지 어울려주겠다고 말해놓고선, 새나라의 어린이인 두 사람이 밤샘 같은 거 가능할 리도 없으니, 시간이 되면 배 타고 간다면서 잠들었어. 귀엽지?


둘이 아와시마로 마중 나와 줘서, 다행이다.

혼자였다면 분명, 마음이 더 어지러웠을 거야.

혼자였다면, 좀 더 후회했을지도 몰라.

요우가 좋다는 것은 변하지 않아.

지금도, 좋아해.


그래도, 역시 마음을 고백해놓고선 그녀를 남겨두고 멀리 가버리다니.

요우와 같은 마음이 될 리가 없다는 건 뒤로하고, 혹시 만약 그녀가 나의 마음을 받아준다면 내가 떠날 때 요우는 나를 웃으며 배웅해 줄 것이다. 

그 아이는 그런 상냥함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도, 분명 매일 울려버릴 테니까, 섬세한 그 아이가 쓸쓸함에 슬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으니까.

나의 제멋대로의 망상에서, 제멋대로 정해 버리는 건 좋지 않다고 알고 있다.

그건 이제 아플 만큼 알고 있다.


요우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것조차 알지 못한 채 고백하지 않고 떠나는 나는 겁쟁이더라도, 참견쟁이 재밌는 선배인 채로, 그녀의 기억에 남고 싶었다.

만약 나와 같은 향수를 뿌린 사람이 있으면, 오늘의 ‘오하라 마리’를 떠올려줬으면 했다.

말로 전할 수 없었지만.

이상하게 얼굴 붉히지 않으려고, 포커페이스인 척 하고 있었지만. 

그럴 때 말고는 요우를 좋아한다고, 태도와 표정으로 전한 셈 치고 있어.

아마 요우는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난 스스로 짐작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요우가 좋으니까, 완전히 감출 수 없었다.


그래도, 미안해. 요우.

마지막에 만난 사람은 요우였어야 했을텐데, 카난과 다이아가 갱신해 버렸어.

그래도, 당분간 나는 당신을 계속 생각할 거고, 같이 산 인형도, 어딜 가더라도 데려갈 테니까.



다시, 언젠가 만날 날에.

ㅇㅇ 후편이 잇는거지?? 빨리 있다고 말해ㅠㅠ 2018.09.17 13:10:01
ㅇㅇ 타이밍 안타깝네 잘읽었어 125.180.*.* 2018.09.17 13:23:52
파랑색플라스틱라무네 2018.09.17 17:36:54
파랑색플라스틱라무네 이작가 좋아... 근데 슬픈건 2018.09.17 17:37:17
Myosotis 어휘력이 가난하다 ㅡ 빈곤하다가 자연스러울듯? / 알아책선 ㅡ 오타 / '안돼'가 치카쨩의 말을 인용한거면 '안 된다구'처럼 치카 말투로 적는것도 괜찮을듯 2018.09.18 03:51:27
Myosotis 작가님 작품 중에 거의 유일하게 새드 엔딩으로 끝나서 기억 나던 작품인데 10년이란 작품에 결국 해피 엔딩 되는것 같아서 좋더라 2018.09.18 03: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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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28 일반 그냥 진짜 오늘 안나온 노래 다틀려나보네 여중생쨩 2018-09-17 0
2015727 일반 뭐야? 나는 어째서 흑우행? 4 타는잉어 2018-09-17 0
2015726 일반 ㅋㅋㅋㅋ 그러면 짭돔 스쿠스타 PV를 에미츤도 그자리에서 본건가 2 citelg 2018-09-17 1
2015725 일반 오늘의 물붕이들 1 hirari 2018-09-17 0
2015724 일반 여기에 에미츤이 있었구나 2 sia06 2018-09-17 0
2015723 일반 아니 이거 뭐냐 3 타는잉어 2018-09-17 0
2015722 일반 란마츠때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남 ㅇㅇ 218.52 2018-09-17 0
2015721 일반 진짜 끝난줄알고 나간흑우읎제? Gmoi401 2018-09-17 0
2015720 일반 호노카 아부지 얼굴보고싶어... 여중생쨩 2018-09-17 0
2015719 일반 오늘 시간이 길어서겠지만 아라이즈 노래 등판한것도 나름 의미있었다 1 Windrunner 2018-09-17 0
2015718 일반 뮤즈 우승한 저기는 어디 공연장이지 3 메가럽쿠쟈 2018-09-17 0
2015717 일반 따거 왜 방송을 앵콜함ㅋㅋㅋㅋㅋ Tyltyl 2018-09-17 0
2015716 일반 ㅁㅊ끝내는척 하면서 이걸 트네 치카요우루비 2018-09-17 0
2015715 일반 와 생각해보니 세컨 짭돔 직관간 쉐리덜은 7 citelg 2018-09-17 0
2015714 일반 수고많았다오늘ㅠㅠ 물정 2018-09-17 0
2015713 일반 깜빡이 무엇 ㅠ 아렌델소스 2018-09-1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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