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가라.

꼭 가 진짜. 아리샤 오시라며. 몰래 나오던 해서 어떻게든 가

집안 사정이니 타인이 개입할 여지도, 이유도 없고 결국 행동하는건 너니까

무책임하게 말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아무튼 꼭 가.

우리 부모님은 내가 덕질하는거 지금은 뭐라 하진 않으시는데

고등학교땐 많이 못마땅하게 보셨지.

본인은 란티스 마츠리 당시 고3이었는데

표값 모으려고 저금통 깨고 학교에서 애들 사이에서 알바(?)도 하고 해서 푼돈 모아 표값 마련했음.

마침 근근웹 럽게에서 b구역 30n번대 티켓 양도한다는 글에 당첨돼서 표도 나름 괜찮은 자리로 구했어

티켓 받은건 책상 서랍에 숨겨놓고 란마츠 당일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학교간 사이 엄마가 책상 정리하신답시고 책상 뒤집어 엎었다가

숨겨둔 티켓을 발견하신거야. 티켓도 티켓인데 가격 보고 경악하셨겠지.

야자 끝나고 집에 오니 노발대발 하시더라

식칼 제일큰거 꺼내들고 나한테 겨누면서 이거 갈거면 칼에 찔려 뒤지던가,

집 나가던가 둘 중 하나 고르라고. 아니면 보는 앞에서 티켓 찢어버리래

후드려 맞는건 자주 그랬으니까 뭐 그려려니 하는데,

식칼 들고 죽이겠다고 협박한건 처음이니까 존나 식겁했지

일단 눈앞에서 티켓 반으로 찢음(전체 티켓의 한가운데)

반으로 찢은 티켓은 동생한테 맡겨놨다가,

란마츠 당일날 ㄹㅇ 뒤질 각오 하고

학교 자습가는 척 하면서 탈주하고 악스홀 갔음.

악스홀 가는 길엔 후환이 두렵긴 했지

근데 공연 보니까 그런거 아무 생각 안 나더라

공연 끝나고 간단하게 뭐 먹고 바로 집가는 전철 탔는데

아 이제 뒤지겠구나 하는 생각 들어도

내 눈으로 나마뮤즈 봤으니 행복해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 들더라.

내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당연하지만 죽진 않았고

수능도 적당히 쳐서 적당한 대학 들어갔음.

암튼 하고싶은 말은, 꼭 가보라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