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물갤문학] 카나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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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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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5481
- 2017-05-07 15:24:59
혼자가 됐다. 항상 같이 있어주던 그녀는 유학을 이유로 떠났고. 유학의 이유들 중엔 내가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당연하단듯이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이 너무나도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처음 만났던 날부터,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 하교 땐 같은 언덕을 넘어서, 같은 배를 타고, 같이 해가 지는 바다의 노을을 보며 언제나 예쁘다고 외치는 그녀가 있었다.
첫만남때와는 다르게 그녀는 항상 배 위를 여기저기 다니며 항상 보던 경치를 언제나 예쁘다고 외쳤다.
"카난과 함께면 하루하루가 새로운걸!""
그 말에 대답해주진 못했지만, 그녈 보며 짓는 내 웃음에 만족한건지 언제나의 빛나는 미소를 보여줬다.
등교 때도 마찬가지. 항상 하이텐션의 반가움으로 맞아주는 아침의 그녀는 눈이 부셨다. 같은 배를 타고, 햇살에 비춰 눈부신 바다를 건너 학교를 향했다. 아침엔 싸늘한 바닷바람에 항상 내 옆에 붙어 있었다.
"카난과 이렇게 있으면 따뜻해!"
어깨를 꼬옥 붙혀오는 그녀를 살며시 안아주며 등교했다.
봄의 향기를 맡으며, 여름의 더위와 싸우며, 가을의 분위기에 한껏 취하며, 겨울의 싸늘함에 서로를 따뜻하게 하며
언제나 먼저 활기차게 먼저 달려드는 그녀가 너무나도 소중했다. 함께 나눴던 수많은 시간들, 수많은 경치들, 수많은 얘기들...
얼마나 많은 날들을 함께 보냈던가, 얼마나 많은 경치를 함께 보았던가 떨어져 있는 날들 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들 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지 않았을까? 그녀가 없는 날 조차는 상상도 할 수 없었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당연히 곁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위해서란 생각으로. 단지 그 사람을 위한단 생각으로.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행동으로 옮겼다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부쉈다. 그 사람을 멀리하려했다. 그 사람을 보내려고했다. 그 사람이 떠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떠난 빈자리를 보며 혼자서 만족했고... 후회했다. 그녀의 모습과, 목소리가 떠오를 때 마다. 그리고 빈자리가 느껴질 때마다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혼자 울었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밤이면 어김없이 울리던 벨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잘자라고 하던 그 목소리가 아련하게 느껴질 때 방에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다. 언젠간 익숙해질거란 생각으로, 없는 그 사람을, 이젠 볼 수 없는 그 사람을 그만 떨쳐내자고 생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하루, 이틀, 한달...한 계절이 지나고 또 다른 계절이 오고, 1년이 지나고, 다음해가 오고나서도. 똑같았다.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아직도 내 귓가엔 그 사람의 목소리가 또렷히 들리는걸. 아직도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그 사람의 체온과, 향기와, 무게감이 어땠는지, 어깨에서 또렷히 전해지는걸. 내 손을 잡아 주던 그 사람의 손의 크기, 손의 따스함. 날 또렷히 바라보던 눈동자, 심지어 거기에 비친 나의 모습조차도 지금 보고 있는것 처럼 떠오르는걸. 학교에 가기 위해 아침에 집을 나서 선착장으로 가면, 그 사람의 실루엣과 똑같은 크기와 교복을 입고 손을 흔들며 언제나의 빛나는 미소로 나에게 인사하던 모습조차도...환영이 보일정도로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걸.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않고, 그 누구에게도 내색하지 않은채 오직 바닷속에서만, 바다 앞에서만, 그 사람과 함께 보던 그 광경에서만 홀로 우울해하며, 외로워하며. 눈물 흘리며...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는 마리를 잊지 않을꺼야'
내가 했던 그 말처럼 그녀를 잊을 수 없었다. 그녀의 큰 빈자리를 느끼면서도, 그리워하면서도, 그래도 한편으론 그녀를 위했다는 그 단 하나의 생각에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다시 앞에 나타났을 때. 버틸수가 없었다. 마음속으로 너무나도 동요했지만. 애써 무시했다. 예전과 같을 수 없기에.
하지만 다시금, 내 눈 앞에 이렇게 서 있는 이 사람이, 매번 날 찾아오던 이 사람이, 내가 무시하는걸 알면서도 항상 먼저 날 찾고, 예전과 똑같은 미소로 나에게 인사하던 이 사람이... 마음을 속일 수 없었다. 내 앞에서 글썽거리며 눈을 꾹 감고 있는, 온통 젖어서 몸을 떨고 있는 사랑스러운 사람. 항상 날 생각해주는 사람.
한 참 비어있던 빈자리에 다시 온 사람.
"허그"
"?
"허그...하자"
오하라 마리. 항상 내 옆에 있어준 사람. 항상 내 옆에 있어줬으면 하는 사람. 내 품에서 울어주는 사람. 내가 안고 울 수 있는 사람. ========================= 이것도 날아간김에 수정해서 다시 적음. 적고싶었던건 수년간 항상 함께하던 마리가 살아진 2년간의 카난의 외로움과 애달픔이었는데, 아무리해도 안적어짐... 그래서 9화의 허그시요-를 개인적 썰로 풀어봄 |
ほのりん | 굳! | 2017.05.07 15:32:08 |
ほのりん | 잘 적어졌으니까 간바루비. | 2017.05.07 15:39:11 |
물좀주세요 | 캄사르 | 2017.05.07 15:40:56 |
Doll | 굿 | 2017.05.08 03:13: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