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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물갤문학](재업아님)크로니클 02.부모의 이야기.
글쓴이
요우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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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4386
  • 2017-05-06 15:55:55


01.마녀의 이야기(http://m.dcinside.com/view.php?id=sunshine&no=1203885)


이것은, 아주 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

나는 고아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어.

특히 부모님이 살아계실 적 친구였던 쿠로사와 가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지.

풍족하게 살지는 못했어.

그렇지만 가난하게 살지도 않았지.

그렇게 커가다가 15살 쯤이었을까, 소꿉친구였던 쿠로사와가 말했어.

「결혼 시기가 온다면 저와 결혼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당황스러웠어.

그녀는 나를 사랑하고 있었던거야.

물론 나도 그녀를 사랑했어.

그치만 그 형태는 달랐지.

「미안해.」

미안해, 라는 말은 그 어떤 말보다도 간단하지만 잔인한 말일거야.

그녀는 쓴웃음을 한 번 짓고는 말했어.

「미안하실 것 없습니다. 상대를 정하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니까요. 당신이 그 어떤 상대를 정하든지 저는 당신을 축복할겁니다.」

「고마워.」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고맙다는 말을 더 쓰겠다고 다짐했어.


쿠로사와의 청혼을 거절하고 원래의 친구 사이로써, 쿠로사와의 집에서 자는 날이었어.

깊은 밤이었는데도, 갑자기 주위를 시끌시끌거려서 눈을 떴지.

「으음, 무슨 일이야?」

방으로 급하게 들어와 옷을 챙겨입는 쿠로사와에게,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살짝 물어봤어.

「마녀가 마을로 침입한 모양입니다. 잠시 다녀올테니 좀 더 주무세요.」

마녀...?

호기심이 들었어.

예전에 쿠로사와의 집에서 마녀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책에는 '밝은색의 머리카락을 가졌으며 사람을 홀리는 능력이 있다.' 라고 씌여있었거든.

얼마나 아름답게 생겼길래 사람을 홀리는걸까?

그게 궁금해져서 나는,

「나도 따라가면 안될까?」

하고 쿠로사와에게 물어봤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쿠로사와는 허락을 해줬고 나도 서둘러 외출복을 챙겨입고 마녀가 나타났다는 장소로 갔어.

마녀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쿠로사와의 힘으로! 어떻게든 사람을 뚫고 마녀에게 다가갔지.

그리고...

마녀를 본 순간,

「!」

처음으로 심장이 두근거려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나와 쿠로사와랑 비슷한 나이 또래의, 금발의 긴머리, 마찬가지로 눈이 부실만큼 빛나는 금빛 눈동자, 가녀려보이는 몸을 지닌 마녀는 나를 두근거리게 만들었지.

「확실한 마녀군요.」

쿠로사와 역시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가슴팍을 움켜잡으며 말했어.

15년동안, 이렇게 두근거렸던 적이 있었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마녀의 바로 앞에 서있었어.

마녀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하던 나는 무턱대고 마녀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지.

「정말, 아름다운 머리색인걸?」

주위가 술렁였어.

금발이라면 마녀인 것이 확실할텐데, 그런 저주스러운 머리색을 칭찬한 것에 마을사람들이 놀란거라고 생각해.

손을 뻗은 상태에서 마녀를 쳐다보았어.

마녀는 두 손을 가슴팍에 모은채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

아마 지금까지 저 머리색으로 이곳저곳에서 차별을 받았던거라고 생각해.

마녀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보며 계속 눈물을 흘렸어.

나도 마녀를 계속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지.

「많이 힘들었지?」

마녀가 내게 달려와 나를 꼭 껴안았어.

마녀는 나를 꼭 끌어안고 한없이 울었어.

마녀가 진정이 됐을 때 쿠로사와가 말을 걸었지.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마녀가 대답했어.

「마리.」

마리구나.

예쁜 이름인걸.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당신은 마녀입니까?」

마을 주민도, 나도, 물어보는 쿠로사와도, 모두 긴장하면서 마리를 바라보았어.

그리고 마리는 고개를 작게 가로저었지.

「엄마는 마녀셨어.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마리네 집에 불을 질렀어. 아빠랑 엄마는 죽고 지금까지 혼자 살아왔어.」

사람들은 정말로 불을 질러서 타인을 죽이는걸 좋아하는구나.

물론 우리 집은 실수였다고들 하지만.

쿠로사와는 고민하기 시작했어.

마리의 말을 믿고 내쫓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혹시 모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마리를 마을 밖으로 내쫓을 것인가에 대해서.

「쿠로사와...」

「카난, 당신은 어떻게 하고싶나요?」

「엩, 나?」

나한테 물어보는거야?

나는 고민하다가 말했어.

아니, 사실 고민같은거 하지도 않았지만 말이야.

「머리색으로 차별받는건 안쓰럽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을 하자 다이야는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어.

「그렇게죠. 카난이 그렇게 말한다면, 알겠습니다.」

굉장히 슬퍼보이는 얼굴.

「마을 주민분들은 각자의 집으로, 마리는 저희를 따라와주세요.」

쿠로사와의 이 한마디로 상황은 정리됐지.


그 뒤로 나와 마리, 그리고 쿠로사와는 함께 지냈어.

셋이라서 즐겁고, 셋이라서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마리와 함께 있으면 늘 두근거렸어.

마녀의 피가 섞이기만 해도 사람을 홀리는 능력이 있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냈지만 이윽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쿠로사와도 마리가 처음 왔을 때는 많이들 두근거렸다고 하지만 지금은 아니래.

나는 깨달았어.

이것이 '사랑'이라고 불리는 감정이라는 것을 말이야.

그래서 결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말했지.

「마리, 나와 결혼해줄래?」

쿠로사와도 이만큼 두근거렸겠지.

뭐, 그건 농담이나 다름없는 말이었을테니까 이 정도는 아니었을까?

고개를 들어서 마리를 쳐다봤어.

놀란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염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

대답을 기다리는 순간은 이렇게 두근거리는거구나.

이윽고 마리가 입을 열었어.

「좋아.」

쿠로사와는 우리를 진심으로 축복해줬고, 마을 사람들도 우리를 축복해줬어.

그리고 2년 뒤, 우리에게 천사가 찾아왔어.

이름은 치카.

마리의 금빛머리에 아주 조금, 나의 남색머리를 섞은 듯한 느낌의 밝은 주황빛 머리.

그렇게,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될거라고 생각했어.

------------

어느 날, 마리가 마을에서 사라졌어.

「마리 씨는?」

「모르겠어.」

어디에 간걸까.

그런 걱정을 하고있을 때, 쿠로사와가 다시 말했어.

「카난 씨, 이 마을에서... 나가주시지 않겠습니까.」

갑작스러운 말.

「어째서?」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당황하는 것도 잊고서 나는 그렇게 물었어.

「치카 양의 머리색때문입니다.」

또 그런 얘기야?

치카를 낳고 마리와 함께 마을을 돌아다닐 때마다 사람들은 우리 가족을 좋지 못한 눈으로 쳐다봤어.

이해가 되지 않았지.

몇 년 전에 나와 마리의 결혼은 그렇게 축복해주던 사람들이었는데 어느 순간 좋지 못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카난 씨, 마녀에 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쿠로사와네 집에 있는 왠만한 책들은 다 읽어봤어. 이상한 문자가 가득 씌여있는 그 책은 못봤지만.」

「이거 말이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쿠로사와가 책 두 권을 내밀었어.

하나는 이상한 문자의 책, 또 하나는...

「자신은 없지만 제가 번역한겁니다. 여기에는 이렇게 씌여있습니다. '마력없는 마녀의 머리색은 유전되지 않는다.' 라고.」

「그게, 무슨...」

「마을 사람들도 애초에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겁니다. 그치만 두 사람이 만난 그날 밤의 진심을 보고 인정해준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마녀가 사라졌다면, 그 마녀의 흔적은 마을에서 치워야합니다.」

이건 책에서 본 기억이 있다.

마녀가 머물렀던 마을에 새로운 마녀가 찾아오면 그 전 마녀의 흔적을 모두 지워야한다, 였던가..

잠깐.

「그 말은...」

「다른 마녀가, 마을로 찾아왔습니다.」

「Hi~」

「...장난하는거야?」

누가봐도 마리잖아.

금빛 머리, 금빛 눈동자, 고양이 상 얼굴까지 전부...

「네가 카난이구나. 그럼 요 아가가 치카?」

「이상한 장난치지마, 마리.」

「아쉽게도 나는 마리가 아니야. 음~ 마리의 언니같은 존재라고 할까?」

「...」

언니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어.

나한테 비밀이 있었던거구나.

아냐, 저 사람은 마리의 언니같은게 아냐.

뭔가,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는거겠지...

나는 한숨을 한 번 쉬고 마리의 언니라는 그 사람에게 말했어.

「당신이 마녀라면 나와 내 아이를 도와줘.」

「가여워라.」

그 말 밖에 하지 않았어.

그렇겠지, 할 수 있는 말이 그거밖에 없을테니까.

「카난 너는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치카와 내가 주위의 눈을 피해 살 수 있는 집을 원해.」

마녀은 빙긋 한 번 웃고는 말했어.

「이 마을을 벗어나 남서쪽으로 쭉 가면 내가 쓰던 집이 있어. 그 집을 너한테 줄게. 그 대신 네가 쓰던 집을 받지.」

「집이, 있었구나.」

「인간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던 것 뿐이었으니까.」

「그렇구나...」

왜, 왜 지금 이런 상황이 된걸까.

이해가 되지 않았어.

「내가 너의 그런 표정에 약하다는거 알고있는거지? 어쩔 수 없네. 카난, 소원을 하나 들어줄게. 뭘 부탁하고싶어?」

소원...

「...치카의 미래를 예언해줘.」

사실은 마리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고 싶었어.

그치만 안들어줄거라고 알고 있었으니까.

「안타깝게도 그건 힘들어. 마녀는 같은 마녀의 미래를 예언하는 일 따위는 못하거든. 카난의 미래는 예언할 수 있는데, 이건 어때?」

솔깃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

그치만 중요한건 내가 아니야.

「내 미래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건 이 아이야. 」

「그럼 내가 제안할게. 카난이랑 치카가 내 집에 도착할 때까지 너희를 다른 사람 눈에 띄지않게 하는건 어떨까?」

우리 마을 사람이면 몰라도 다른 사람 눈에 치카가 보이면 곤란한 상황이 될거야.

「부탁할게.」

「알았어~ 이 아름다운 마녀가 둘에게 베리어를 걸어줄테니까~」

「베...? 아무튼, 고마웠어.」

「나야말로, 카난. 너는 나의 인생 그 자체였어. 이렇게 된게 정말 너무나 안타깝지만 인간의 법이란 무서운 법이니까.」

저 마녀는 바보인걸까

이 대화로 이미 우리가 초면이 아니라는걸 알아버렸잖아...

나는 간단하게 마리, 의 언니에게 인사를 하고 치카를 품에 안은채로 남서쪽 숲을 향해 걸어갔어.

그리고 그 때, 마녀가 내게 말했어.

「아차, 카난. 집에는 열면 안되는 문이 있어. 물론 카난이 여는건 상관없지만 치카가 열면 굉장히 곤란해지니까 조심해.」

「? 그 문을 열면 어떻게 되는데?」

「글쎄~ 5살정도 되는 정체불명의 장난꾸러기가 마을 하나를 통째로 태워버릴거야. 그것도 모자라서 아예 나라 전체를 위협할지도 모르지. 응, 볼 수 있는 미래는 여기까지! 행운을 빌게, 카난.」

너무 구체적이잖아...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다시 마녀에게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천천히 숲을 향해 걸어갔어.


한참을 걷다가 인적없는 숲에 집이 한 채 나왔어.

아니, 집 수준이 아니었다고 해야하나.

쿠로사와네 집보다도 크고 크고 커서, 이건 둘이서 지내기는 너무 외롭다싶은 집이었어.

이런 집에서 혼자 살았었구나.

이런 순간에서도 마리 생각만 하는 내가 참 바보같았어.

그래서 품안에 있는 치카한테 집을 보여주며 말했지.

「네가 열면 안되는 문이 뭘까? 여기가 앞으로 우리가 지낼 집이야.」

치카가 웃길래, 뭐든지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그 집에서 살기 시작한지 3년 쯤 됐을까, 치카가 무슨 문을 열면 안되나, 그런 고민은 이미 없어져있었어.

집은 엄청 컸지먼 방은 딱 두개였거든.

커다란 방 하나랑 작은 방 하나.

두 방은 붙어있어서 작은 방에 가려면 큰 방에 있는 문을 열어야했어.

문은 아무리 찾아봐도 그거 하나밖에 없길래 그거에만 신경쓰고 있었지.

4살이 된 치카는 말도 제법 잘하게 되고, 걷는 것보다는 달리는걸 좋아하는 전형적인 씩씩한 아이라 조금 곤란할 때도 있지만, 그것도 사랑스러우니까 상관없었어.

그리고 어느 날, 치카가 말했어.

「카난, 찌까는 뎌 문 말고는 아무거나 여러도 되는거야?」

아, 얼마 전에 치카의 앞니가 빠졌어.

그래서 저런 발음이 된걸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너무 귀엽잖아...

치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 말했어.

「응, 미안해. 그치만 치카는 착한 아이니까 이해해줄 수 있지?」

「응!」

왜 눈치채지 못했던걸까.

그런걸 물어본 이유에 대해서.


어느 날, 작은방에서 입을 옷을 정리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렸지.

「카나아아아아아앙!」

그 소리를 듣고 서둘러서 큰 방으로 나가봤어.

눈 앞에 보인 풍경은

「크으르르...!」

심심해진 치카는 이것저것 어지럽히는 버릇이 있었어.

그 날도 심심했던거겠지.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옷장'의 문을 열었을 정도니까 말이야.

옷장에서는 한마리 한마리,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기어나오고 있었어.

「치카! 옷장 문을 닫아!」

하지만 치카에게 내 목소리는 닿지 않았어.

처음으로 본 그 괴물을 보고 무서워하지 않을 어린 아이가 어디있을까?

쾅-

내가 달려가서 옷장 문을 닫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억지로 닫은 문 뒤로 괴물들이 울부짖고 있었어.

그리고, 억지로 문이 열릴려고 할 때

「!」

개인지, 늑대인지 알 수 없는 녀석이 나를 도와주려는 듯이 옷장 문에 한 쪽 발을 가져다댔지.

그러자 신기하게도 괴물들의 움직임이 멈췄어.

「어떻게... 된거지...?」

「...」

개는 나를 그냥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

천천히, 옷장에서부터 손을 떼봤어.

옷장은 열리는 일없이 조용했지.

조금더 용기를 내서 옷장의 문을 열어봤어.

안에는 괴물이 아니라 나와 치카의 옷으로 차있었지.

「사라졌다...」

그렇게 생각하고 옆을 봤을 때는 그 개도 이미 사라져있었어.

기절한 치카를 끌어안고 밖으로 나갔어.

「아...」

얼마나 큰 일이 벌어진건가, 단번에 알 수 있었어.

하늘 가득, 괴물들이 날아다니고 있었어.

'5살정도 되는 정체불명의 장난꾸러기가 마을 하나를 통째로 태워버릴거야. 그것도 모자라서 아예 나라 전체를 위협할지도 모르지.'

「!」

마녀의 예언은 틀리는 일이 없을텐데...

제발, 이번 한 번만 틀리게 해달라고, 그렇게 빌었어.


1년이 지나고, 마리가 아니, 마녀가 나를 찾아왔어.

나를 찾아온 이유는 마수를 깨어나게한 죗값을 치르게하기 위해 사람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그런 일이 있었어. 카난은 어떻게 할거야?」

「방법이 있으니까 날 찾아온거겠지. 널 믿을거야.」

너를 믿을거야.

치카를 살려줘.

마리, 아니, 마녀는 나를 보고 피식 웃고는 말을 이어갔어.

「2개가 있어. 처음꺼는 치카를 마을 사람들에게 내주고 카난으ㄴ「두 번째 꺼」...사람 말 끊는거에는 참 능력있어. 후회 안할 수 있어?」

치카를 넘겨줄 수 있을리가 없잖아!

「물론. 치카가 죽는다면 더 후회할거야.」

「카난이라면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어.」

나는 마리에게서 두 번째 방법을 들었어.

괴로운 방법.

그치만 치카를 위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방법.

마리는 그렇게만 얘기해주고 마을로 돌아갔어.

「치카.」

「응?」

「오랜만에 숨바꼭질할까?」

「숨바꼭질?」

치카는 숨바꼭질을 좋아했어.

숨기도 잘 숨어서 숲 속에서 할 때는 몇시간은 찾아다녀야 겨우 발견할 수 있을 정도였지.

「응, 치카가 이기면 좋은걸 줄게.」

「좋아! 카난한테 안들키면 되는거지?」

「오늘은 아니야!」

「응?」

「오늘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술래야.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들키면 안돼, 알았지?」

「으음?」

「아무튼 그런거니까! 들키면 안되는거야! 알았지? 그럼 시작! 도망쳐!」

「아, 응!」

탁탁탁, 짧은 다리로 치카는 숲 속으로 도망쳤어.

잡히면 안돼, 돌아오면 안돼.

제발, 부탁이야...


몇 시간 정도 지났을까, 집 밖이 소란스러워졌어.

도망칠 생각같은건 없었어.

내가 도망치게되면 사람들은 숲 속을 찾게될거고, 그렇게되면 치카가 들킬 확률도 있을테니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어.

「네.」

예의있는 사람이네.

죽일거면 그냥 쳐들어와도 될텐데.

끼익, 하고 문이 열렸어.

그리고 들어온 사람은,

「...쿠로사와.」

소꿉친구 쿠로사와였어.

마을 사람들은 밖에 놔둔채로 혼자서 집으로 들어왔지.

「치카 양은 어디죠.」

「쿠로사와.」

「당신을 죽이고싶지 않아요. 제발, 제발 말해줘요. 치카 양을 우리에게 넘기고, 다시 마을로 돌아가서 함께 살아요.」

「그럴 수는 없어. 부탁이야, 쿠로사와. 그냥, 그냥 나를 죽여줘.」

쿠로사와는 창과 비슷하게 생긴 검을 들고 있었어.

「죽이고, 치카도 함께 죽였다고 해줘.」

「...카난. 한 번만 더 물어보겠습니다. 당신이 살 생각은 없는겁니까.」

「혼자 살 생각은 없어. 부탁이야, 쿠로사와. 만약 치카를 발견한다면, 그냥 조용히 눈감고 가줘.」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쿠로사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검을 들고는 말했어.

「당신은 장난으로 받아들였었지만, 저는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했어요.」


눈을 떴을 때, 나는 숨을 쉴 수가 없었어.

주위는 온통 불바다였지만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서 움직일 수도 없었지.

아마 쿠로사와가 휘두른 창의 뒷 부분에 강하게 맞아서 기절한거라고 생각해.

(당신은 장난으로 받아들였었지만, 저는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했어요.)

그랬구나.

그건 진심이었구나.

고마워, 쿠로사와.

이런 나라도,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치카를 부탁할게, 제발 그 아이를 지켜줘.

NEXT-크로니클 '반대의 이야기.'


이야, 설마 이걸 기다려줄 줄이야///
3화는 요우치카 ss번역 하나 하고, 리퀘 소설 하나쓰고 쓰기 시작할게.
처음 만져보는 장편이니까 끝까지 쓰기는 해야지.

(참고영상:https://youtu.be/CY2aXmwWCAM)

삶의 희망 요우치카 삶의 이유 안슈카


ほのりん 하하, 자신있다고 했으면 완결을 내야지! 2017.05.07 13:32:08
ほのりん 잘 읽었어. 2017.05.07 13: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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