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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복,ss번역] 타카미 선생님과 학생 츠시마 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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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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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sunshine/1200712
  • 2017-05-03 23:36:07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7902475

桃丸 작가님: https://www.pixiv.net/novel/member.php?id=14808011


작가님 허락 맡고 번역한 소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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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사랑을 가르쳐줄까]




내일 수업준비에 생각외로 시간이 걸려버려서 잔업.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 주차장에서 지붕달린 아파트 입구까지 달려간다.

비가 계속 오니까 우울하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비는 천사의 눈물이라고 소리높여 말하던 그녀의 즐거운듯한 얼굴을 떠올린다. 그러니까, 이 날씨도 싫어하지 않게 됐다.


그날부터 아직 1개월정도가 지났을 뿐인데도 먼 옛날 일 같다.

그때는 아직 막 만났을뿐인 그 아이를 잘 알고 싶고, 마음을 닫고 있어서.

하나의 교사로서 조금 오기가 생겨 거리를 좁힌 결과, 그녀에겐 나밖에 없다고 따르게 되어서 이젠 내쪽에서 거리를 벌리려 하고 있다.


내 방 앞에서 열쇠를 꺼내 꽂고 언제나처럼 손목을 틀면, 철컥,하고 문이 열리는 느낌이…없다.

열려있다. 최근 자주 열려있다.

절대 잠그는걸 잊어버린게 아니야, 그렇게까지 바보가 아니라고, 난.

그래도 지금까지 내 집을 멋대로 쓰던 인물로부터 방금전에 열쇠를 돌려받았을텐데. 조금 전까지 일하던 그 장소, 학교에서.

그러니까 내가 돌아오기 전에 이 문이 열려있을 일은 이제 있을리 없어서.

역시, 좋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까.


일단 나는 교사고, 그 아이는 학생.


학교밖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게 알려지면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도 주변에선 꺼림칙한 생각밖에 하지 않을것이므로. 역시 나도 학생 모두에게 평등하게 대하고 싶기도 하고.


최근엔 많은 학생들 중에서도 완전히 그 아이를 신경쓰게 되어버려서 스스로도 위험하다고, 초조해져서.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열쇠를 돌려달라고 재촉하면, 꺼낸 그것을 의외로 손쉽게 건네주었으니까 조금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설마,하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며 조심조심 무거운 문을 열면 생활감이 감도는 방에 밝게 불이 켜져있다.

귀에 익숙한 효과음이 울려퍼져서, 머리를 감싸쥐었다.


「다녀왔어……어째서 있는거야?」

「어서와, 여벌열쇠 만들어뒀거든.」

「용의주도해! …가 아니라, 그렇담 법적조치라도 취해야할것 같네. 어째서 여벌열쇠까지 만들어서 여기에 있는거야?」

「아, 잠깐 지금 보스전이니까! 이야기는 나중에!!」

「왓, 힘들겠다, 힘내!」

「성원, 받았다구…! 받아라아아! ←↓→↑키의, 」

「아, 아니야! 이야기가 먼저겠지!!!」


통근이 조금이라도 편하도록 누마즈로 이사온 독신용의 좁은 아파트. 확실히 평온한 생활을 보내기 시작한지 약 1년하고도 2개월.


최근엔 쾅, 팍, 같은 무척 시끄럽고 위험한 효과음이 액정화면에서 들려오게 됐다.

치카는 이 시간엔 드라마가 보고싶은데.


화면 안에서 중대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듯한 그 아이는 무릎을 안고 등을 구부린채 컨트롤러를 쥐고있던 몸에서 힘을 빼고 후우,하고 한숨쉬며 「좋아하진 않지만 촉감이 좋으니까 싫어하진 않아」라던 뭐, 완전히 맘에 들게 된 귤 모양의 쿠션을 안고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웠다.

직장에서 낯익은 세일러복을 입고 있고, 평소엔 그 교복들을 보면 완전히 교직원으로서의 기합이 들어갈텐데.

이 아이의 경우엔 교복을 봐도 완전히 오프모드로 바뀌어버리는 지금의 나는, 역시 교사 실격일지도 모른다.


누워있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 머리 근처에 웅크려 앉아 긴 속눈썹을 내려다본다.


「게임 끝났어? 돌아갈거야?」

「돌아갈 수 없어.」

「…또?」


웅크려 앉은채 뒤의 로우 테이블로 얼굴을 돌리면, 통에 가득 담겨있는 감자 샐러드, 전에도 입맛을 다신 적이 있는 절묘한 양념이 입혀져있는 가라아게 등등, 오늘 저녁이 될 그것들에 무심코 침이 나온다. 얼굴은 얼마든지 어이없다는듯이 만들 수 있지만, 몸은 정직하다.


「슬슬 정말로 "혼자 사는 친구", 만드는게?」

「그게 불가능하니까 여기에 있는거지.」


천천히 열리는 적자(赤紫)색이 비치는 눈동자가 나를 올려다본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나보다 어른같구나,라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건 이걸로 몇번째일까.


그녀가 가져온 기합이 들어간 반찬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만든 것으로. 혼자 사는 친구 집에 놀러간다고 말한 날부터, 어린데도 혼자산다니 힘들겠네, 가져가렴! 하고 매번 맡겨진듯하다.

참고로 "친구"라는 단어를 엄마에게 쓴건 그때가 처음인것 같다.

어머니는 드디어 딸에게 생긴 유일한 친구가 기쁠테고, 설마 그 "친구"가 딸의 담임 선생이라곤 생각도 못할테고.


친구와의 시간은 소중히 하지않으면 안돼, 자, 묵고오렴! 하고, 양심에 찔릴듯한 쫓아내는 손길에,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다던가.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 나도 반대로 쫓아낼 수 없다고 해야할까.

부끄럽지만 식사에 관해선 무척 도움받고 있다. 식비가 남는것은 사실이고, 요리는 나름 하지만 역시 누군가가 만드는 요리는 더 맛있다.

그래도, 그래도! 이것도 좋지 않다고는 알고 있다. 소중한 제자의 보호자분을 속이고 있는 셈이고. 그러니까 이 생활에서 벗어나는걸 결심했는데.


「저기, 뭣때문에 열쇠 돌려받았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잖아. 여기 인터넷 환경도 좋고 컴퓨터도, 게임도 여러가지 있으니까. 귤은 싫지만.」

「아무것도 어쩔 수 없지 않아, 귤 이외엔 가지고 돌아가라구…」


그래, 여기에 처음부터 있던건 필요 최저한의 가구로, 필요 이상으로 테이블에 쌓인 귤뿐(하이다이빙 선수로서 활약하고 있는 소꿉친구가 국내 대회로 다른 지역에 갈때마다 여러가지 귤을 보내온다. 귤은 정말 좋아하고 고맙지만, 소비가 쫓아가질 못한다.).

나머지는 전부 이 아이가 가져온 것인데…. 다루는 방법조차 모르는 전자 기기들을 보고 한숨. 전기세, 각오해야겠네.


부드럽게 바닥에 흐르는 검푸른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 귤 쿠션을 꼬옥,하고 그 형태가 바뀔 정도로 껴안으면서. 구겨진 귤 쿠션에서 얼굴을 반정도 내비치며, 적자색이 흔들린다.


「…민폐야?」

「…………민폐 아니야.」

「정말?」

「응, 밥먹을까.」


가지런히 자른 앞머리를, 그 가는 선의 흐름에 맞게 쓰다듬으며 미소짓고, 일어서 로우 테이블로 향한다.


놓여진 통을 좁은 주방으로 들고가 접시에 옮기면서,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현상을 생각하고 그녀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깊이 숨을 내쉰다.


나는 그 얼굴에 약하다.


돌아가라고 가볍게 말할 수 있어도, 당황한듯이 정말 돌아가야하냐는듯 이쪽을 쳐다보는, 나이에 맞는 불안한 모습이 보이면 입을 다물고 만다.


그리고 민폐라니 조금도 그런걸 생각하지 않는 자신이 제일 좋지 않다고 알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그녀를 자신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만들어 버릴 것 같아서.

그것만은 피하자고 생각해서 열쇠를 돌려받았을텐데. 여벌 열쇠라니, 어떻게 된거야….

보드게임에 비유하자면 원점으로 돌아가기는 커녕 3칸 정도 나아가고 말았다.

이 경우엔 골이 무엇인지, 모르는데다 생각하지도 않지만.


생각해보면 처음 만난 날부터, 버려진 고양이같은 그 눈동자를 가만둘 수 없어서.

어쩌면 그녀는 정말 타천사고. 나는 그 칠흑의 날개에 얽매이게 됐을지도 모른다.


-라니. 나쁜 버릇이 옮은걸까.





벚꽃이 지고, 발 밑바닥이 벚꽃색의 융단을 걸치는 계절이었다.


따뜻한 햇빛이 내리쬐는 복도, 꺄악꺄악하는 떠들석함을 지나가면, 풋풋한 웃는 얼굴들이 좋은아침-!하고 내 입장을 존경할 생각도 없이 순진하게 웃어준다.

무심코 자신도 같은 세대라고 착각해버릴 정도로 이 학교의 학생들과 허물없다는 느낌이 든다.

뭐 확실히, 이 학교의 교원 중에선 내가 제일 그녀들과 가까운 위치에 있겠지만. 


고교시절, 하고 싶은 것도 특히 없어서 흔들흔들하던 자신에게, 충실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전하고 싶다.

잘 해내고 있는지는 둘째치고 역시 나는 많은 사람과 관계되는 지금의 일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매일이 무척 즐거워서 어쩔 수 없는걸.


누마즈의 여학교에 국어교사로 부임한지 2년째가 된다.

전년도에 퇴직한 선생님과의 관계도 있어서, 1년째부터 올해 입학한 고등학교 1학년 반의 담임으로서 분주하게 보냈다.

아직 짧은 교사생활이긴 하지만, 신입생들과 함께 성장하며 여기까지 정말로 순식간이었다.

이 봄, 1학년들은 떳떳하게 2학년으로 진급하고, 나도 같은 학년의 한 반을 계속해서 담임하게 되어서.

반 배정을 받고 심기일전한 교실은 완전히 낯익은 얼굴도 있고, 새 얼굴도 섞여있어서, 학생들도 그렇겠지만 나 자신도 신선한 기분이 된다.


「오늘은 2교시부터 신학기 첫번째의 실력 테스트 입니다!」


의기양양하게 칠판에 일정을 적어가면, 여자아이들의 한숨인지 비명인지가 오간다.

예정표는 사전에 나눠줬을텐데, 어째선지 테스트라는 말에 대한 리액션도 신선해서. 아직 장기 휴식의 풀어진 분위기가 없어지지 않았구나, 쓴웃음이 나온다.


「치카쨩 대신 국어 풀어줘-」

「수학이라면 맡겨줘~」

「낙제 확정이잖아!!」

「잠깐! 거기- 선생님을 바보취급하는거 아니야」

「고등학교때 칭호 뭐였더라?」

「수학 킹 오브 레드포인트 타카미입니닷」


나왔다! 쓸데없이 멋진거! 라고 도처에서 동시에 말이 나오고, 꺄하하하,하고 아무래도 여학교라는 느낌으로 상당히 고상하지 않은 웃음소리가 새로운 교실에 울려퍼진다.

응, 올해도 즐겁게 보낼 수 있으려나?


「1교시는 자기소개~, 물론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작년 우리반이 아니었던 사람에 대해서도 간단히 알고 싶으니까」


이 시간, 모두의 얼굴과 이름뿐이라도 일치시켜 두려는 기세로.


「그러므로, 선생님이 제일 먼저 하는걸로. 타카미 치카 23세, 국어교사입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귤! 애인은 없어요, 모두가 있으니까! 1년간 잘 부탁해요.」

「우와, 남자친구 없는거 우리들의 탓으로 하고있어-」

「치카쨩 화이팅-」

「나는 이제 됐으니까! 자, 다음!」


그로부터 한명당 3분정도 각자 자기소개를 시켜가면서.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고, 누구누구와 장래에 결혼할꺼니까 결혼식 와줘! 라던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누구입니다, 라던가, 1주일 전에 누구누구와 헤어졌습니다, 라던가. 대담하게 공언해버려서 각각의 연애사정이 학년 공통인식이 되어버리는 이 분위기도, 여학교 특유의 것일지도 모른다.

평소에도 복도에서 마주치면 붙잡혀서 풋풋한 연애담을 듣는 일도 자주.

차례차례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과의 면밀한 결혼계획을 뜨겁게 말하는 아이도 있고. 꿈이 있는건 멋진 일. 이루어지면 좋겠네.


모두 각각 다르고, 즐거워하는듯. 그런 어린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고있는 것 만으로도 역시 여기에 오길 잘했다고 아무렇지 않은 행복을 되새김질한다.

이 1년동안만이라도 여기에 있는 한사람 한사람의 청춘을 수놓는걸 도울 수 있는게, 교사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행복이다.


20명째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앉는 모습을 지켜보았지만, 21명째가 일어서질 않아서 조금 틈이 생긴다. 명부를 확인하면 본 적 없는 이름. 올해 처음이구나, 멍하니 생각하며 자신의 차례인지 눈치채지 못한건지 움직이지 않는 그 아이에게 말을 걸려고 했다.


「으음, 츠시마 요시…」


그 순간에 쿵하는 큰 소리를 교실에 울리게 하며 일어서는 츠시마 양. 검푸른 머리를 흔들며, 적자색의 날카로운 눈동자를 번쩍하고 뜬다. 조금 잘 모르겠는 포즈와 함께.


「타천사 요하네… 1억하고 16세… 타천사 요하네와 계약을 맺어 너도 나의 리틀 데몬이 되지 않을래?」


활기차고 부드럽게 진행되던 자기소개가 어떤 학생에 의해 얼어붙고, 조용해진다.

누구의 목소리도 나오지 않은채, 드문드문 박수가 흩어졌다.

나도 무심코 오오…하고 열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그 세계관에 끌리고 있었다.

순간 그 아이의 얼굴이 움찔, 일그러졌다고 생각하면,


「해버렸다아아아아아!!!」


쏜살같이 교실을 뛰쳐나가려고 했으므로 급하게 불러세우려고했지만.


「요! 요~…음, 에, 누구!?」

「요하네야!!!!」

「요하네 양, 반 틀리지 않았어!? 명단에 이름 없는걸~! 아, 잠깐! …가버렸네.」


폭풍처럼 떠나간 등을 바라본다. 그건 대체…


「선생님, 요시코쨩이야 저거」

「아, 츠시마 요시코 양? …타천사 요하네 양은?」

「잘 모르겠지만 요시코라는 이름이 싫은가봐. 그러니까 요시코지만 요하네, 같은?」

「아아, 그렇,구나…」


여러가지 충격이었던 것과 명단에 이름이 없는 것에서 깜짝 놀라고 있었지만.

그 순간에 여러가지 표정을 보여준 츠시마 양은 내 마음에 깊은 손톱자국을 남기고.

그녀가 없어진 후, 술렁거리기 시작한 교실.

가방도 두고갔고, 테스트 전까지는 돌아와줄까.

종이 울릴 때까지, 그 후에도 모두의 자기소개를 계속해서 들었다.



쉬는시간이 끝나고 2교시.


시험지를 안고 직원실에서부터 조용한 복도를 걸어 교실로 향한다.

복도에 나란히 늘어선, 용도도 딱히 없이 어느것에도 쓰이지 않는 문이 달린 선반을 지나칠 쯤, 그 선반에서 콩,하고 차올리는듯한 소리가 들려 무심코 돌아본다. 가만히 쳐다봤지만, 한번 이상한 소리가 났을뿐 조용한 채여서, 교실로 서두른다.


들어간 교실에 아직 그 아이의 모습은 없었다.

시험지를 나눠주고 「시작」의 신호와 동시에 「츠시마 양 찾아올게」라고 전하고 시험지와 눈싸움하는 모두의 진지한 모습을 확인하고 교실을 나왔다.


또, 몇미터 앞의 그 선반이 덜컥하고 움직인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신경쓰여서 조심히 다가가 천천히 그 문을 열면 찾아다니던 제자가 거기에 웅크려있었다. 잘도 파고 들어가있네,하고 감탄한다. 그 눈앞에 시선을 맞추려 쭈그려 앉는다.



「츠시마 양?」

「…네,」

「모두 시험보고 있어요-」

「으,」

「왜 그래? 교실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치만, 실패했어…」

「응-?」

「자기소개」


약간의 경계심 같은 것을 드러낸 치켜올라간 눈동자와 시선이 맞부딪친다. 예쁜 얼굴이네,라는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아아…모두 그렇게 신경쓰고 있지 않은걸?」

「그것도 나름대로 상처네요.」

「응? 으음, 어쨌든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해.」

「선생님은, 어땠어?」

「헤? 명단에 없는 이름이라서 놀랐는데.」

「그것뿐?」

「갑자기 나가버려서 놀랐어.」

「놀랐을뿐이잖아…그것뿐?」

「그리고…귀엽다고 생각했어.」

「하?」


당황한 모습의 츠시마 양을 보고 웃는다. 손을 내밀면 그 손을 가만히 바라본 채 굳어있다. 근처의 고양이 같다. 별 생각없이 먹이를 주었기 때문인지 최근엔 완전히 따르게 됐지만.


「타천사 요하네님, 방황하는 리틀데몬을 인도해주세요. 당신과 함께 타락할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이 손을, 잡아주시겠나요?」


…이런 느낌이려나. 그녀의 자기소개를 생각해내고, 그 세계관에 들어가 말을 늘어놓는다.

고등학교 때에 노래의 가사를 쓰던 내가 있고, 그렇기에 지금, 누군가에게 말을 가르치는 이 직업을 가질 수 있어서. 그녀의 세계를 나의 말로 물들인다.


어두컴컴한 선반 안에서 반짝반짝 눈을 빛낸 츠시마 양이 반사적으로인지 손을 꽈악 잡는다.


「당신도 이쪽사람이야!?」

「…응? 어느쪽인지 잘 모르겠는데」

「타천사야!?」

「에, 아-. 아니야? 츠시마 양이라면 이렇게 말하려나 해서.」


아플정도로 잡혔던 손이 슥, 떠나간다.

다시 몸을 웅크리고 선반 안쪽으로 파고든다.


「…바보취급하는거지.」

「그렇지 않아, 멋지잖아. 타천사 요하네쨩.」

「고 1때,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았어.」

「감성은 사람마다 다르니까…그래도 선생님은 좋아해.」

「됐어요, 신경쓰지 않아도.」


한번 열렸던 문도, 완전히 닫혀버린듯하다.

작고 둥글게 웅크려서 울적해져버린 그녀에게, 내민 손을 선반 안쪽까지 넣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모두에겐 비밀이지만, 실력 테스트라고 했지만 솔직히 받지 않아도 성적에 지장은 없으니까…진정되면 돌아와」

「…선생님은 정말 선생님?」

「헤헤, 요하네님에겐 특별 대 서비스야!」


그렇게 말하며 웃으면, 어이없다는듯이 웃는다.

언젠가 츠시마 양이 진심으로 웃어줬으면 좋겠다.

그 자리에서 혼자서 떠나려했지만 선반 안쪽에서 불쑥 가늘고 긴 다리가 나오고, 그대로 미끄러지듯 츠시마 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테스트 받을게.」

「응? 무리하지 않아도…」

「나중에 혼나는건 선생님이잖아.」


퉁명스럽게 내뱉지만, 그 말에는 그녀 나름의 배려가 배어있어서.

솔직히,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아이들과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이 아이를 다른 선생님들에게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라고 생각하던 참이어서 조금 안심한 것과 막 만났을 뿐인 그녀의 다정한 일면을 볼 수 있었다는 기쁜 마음으로, 볼이 느슨해진다.


「헤헤, 고마워-」

「…이상해.」


나란히 서면 별로 차이나지 않는 시선.

팔짱을 낀 그녀의 손을 잡아서 쥔다.


「1년간 잘부탁해, 요하네쨩.」

「…잘,부탁합니다.」


이 아이의 "좋아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것일지도 모르지만.

좋아하는 것에 한결같은 그녀의 반짝임을, 한순간이라도 이 눈에 담아버린 이상 나는 그것을 소중히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나의 일이라고, 교사로서 생각했던 것이다.





그게 어째서 이렇게 된걸까,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 시간이 즐겁고, 없어지면 외로워질거라고 예상은 한다. 그리고 결국 그녀가 즐거우면 그걸로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둬버리는 내가 있다. 즐거운지는 모르지만, 학교에 있을 때보다 활기차있는것 같고, 뭐 됐지, 처럼.


모순되고 있는건 알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마음하고 이대로 있고 싶다는 마음하고.


「치카, 게임해도 돼?」

「멋대로 했으면서 뭘 이제와서…공부해.」

「교사인척 하지마.」

「교사라구!?」


저녁을 맛있게 먹은 뒤, 로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본 요시코쨩은 심심한듯 턱을 괴고있다.


「그럼 수학 가르쳐줘.」

「웃, 우선은 스스로 해보자…? 나는 그-, 설거지 하고올테니까.」


슥, 흐르는듯한 동작으로 일어서면 방긋하고 나쁜 얼굴을 한 요시코쨩이 내 손목을 잡는다.

여전히 손이 차갑네, 냉증인가. 개선법이라도 알아볼까. 아니,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선생님, 가르쳐줘.」

「아하하…국어말곤 무리…」

「…하아, 잘도 교사가 됐네.」

「괜찮은걸? 그대로 어이없어서 집으로 돌아가도.」

「목욕 먼저 하고올게-」

「아, 잠깐」


슬쩍 떨어져버린 손을 이번엔 이쪽에서 잡는다.

딱히 붙잡을 이유도 없었지만, 어쩐지 평소보다 차가운듯해서.


붙잡힌 손을 가만히 바라보는 요시코쨩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져간다.

에, 뭐야 이거, 우는거야?


「미, 미안, 아팠어?」

「어째서 그렇게 따뜻한거야…」

「음…요하네쨩이 차가운게 아닐까…」

「요하네가 아니라, 요시코.」

「어, 어떻게 된거야?」


결국엔 언제나 치켜올라가있던 눈초리가 내려오고, 뚝,하고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을 한 듯한 느낌이 든다.

요시코가 아니라…가 아니라, 요하네가 아니라 요시코…? 어라? 평소는 어느쪽이었지? 뇌속에서 작게 게슈탈트 붕괴를 일으킨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녀를 「요하네쨩」이라고 부르도록 노력하고 있었고, 분명 요시코쨩도 그런 나에게 마음을 열어준 것 같다.

역시 이상한건 지금의 요시코쨩이다.

예상외의 긴급사태에 어쩌지도 못하고 그저 손을 잡고 다가서는 것 밖에 할 수 없어서.


「요하네쨩…?」

「이제, 그만둘거야. 요하네는.」


코를 훌쩍이며, 그래도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은 그녀의 말과 의사가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눈물을 닦으려 탄력있는 뺨을 엄지 손가락으로 덧쓴다. 매끈매끈하다. 아- 젊구나. 치카는 이제 쌩얼론 밖에 못나갈 정도인데.


「어째서?」

「엄마가, 이제 그만두는게 어떻냐고,」

「그랬,구나.」

「언제나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걸 하게 뒀었어.」

「응.」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그랬어.」

「응.」

「그렇지만 말이야, 고1이 되고나서 계속, 혼자였으니까…그게 슬픈것 같아서…읏, 나보다 쓸쓸한듯한, 울것같은 얼굴로 말하니까…난…요하네로 있을 수가 없어서…,」

「그렇구나…」


요시코쨩의 어머니의 마음은 아플정도로 알았다.

왜냐면 이렇게 좋은 아이인데도, 주변에 아무도 없다니 나도 조금 분하고 슬펐다.

이 아이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자격을 갖고 있다.

조금 특이한 취미가 있을 뿐이고, 그걸 이해해주지 않아서.


그래도, 이렇게나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있는 요시코쨩을 보고있는건 더 슬퍼서. 좋아하는걸 눌러죽여야하는게, 얼마나 아프고 괴로울까.

나는 이 아이의 미소가 보고싶다. 적어도, 내 앞에선 웃고 있길 바래.


생각하는 것보다 먼저, 붙잡은 채인 손을 끌어당겨 우는 얼굴을 내 어깨에 밀어붙였다. 작고, 미덥지 못한, 나보다 낮은 체온.


「그만두지 않아도 돼.」

「그,래도…」

「그만두고 싶지 않잖아? 요하네쨩.」

「웃, 우으,」

「좋아하는건 좋아하는채로 둬야지. 요하네를 그만둬버리면, 그런 요시코쨩도 없어져버리잖아.」

「그래,도,」

「응, 어머니의 마음도 알아. 그러니까 나와 함께 있을때만이라도 요하네쨩으로 있어줘.」


술술 입에서 나오는 속마음들이 밉다. 이런 때에도 나는 이 아이를 내버려둘 수가 없어서.

또 하나, 그녀가 내 곁을 찾게할 이유를 만들어버렸다.


「읏, 치카…」

「선생님은 말이야, 요시코쨩도 요하네쨩도 정말 좋아해.」


차가웠던 손은 나의 열을 가져가, 완전히 따뜻해졌다.

눈물과 콧물로 훌쩍이는, 평소보다 더 어려보이는 얼굴이 쳐다본다. 머리를 쓰다듬고 웃어주면 어색한 미소가 돌아왔다.

라고 생각했더니, 다시 힘없이 일그러지고, 내 어깨에 묵직하게 머리가 실리고, 안겨졌다.


「우웃, 치카아아…우와아아앙!」

「…정말, 타카미"선생님",이겠지…?」


분명 그것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처럼 울부짖는 요시코쨩의 등을 토닥토닥 어루만지며 이 아이는 나의 소중한 학생이야, 라고, 타카미 선생님이 타카미 치카에게 못을 박는다.


그 주제에 여벌 열쇠를 몰수하려고 했던 몇분전까지의 나는 사라져버리고.

지금은 그저 요시코쨩의 웃는 얼굴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고싶다고, 요시코쨩의 등에 두른 팔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게릴라뮤즈 토베루요 2017.05.03 23:47:14
ㅇㅇ 퍄퍄퍄 갓갓이다 182.172.*.* 2017.05.04 00: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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