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일반 [브갤문학] 제 2의 인생 (용두사미)
- 글쓴이
- 김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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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gall.dcinside.com/vr/856303
- 2021-04-06 13:10:48
“당신의 불우한 삶을 끝내드립니다”
훅 끌리는 문구였다.
야가다 일용직으로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나는 정말로 고민을 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약 5년을 앓으시다가 작년에 돌아가셨다.
그 폭력의 주체자이던 아버지는 3년전에 남은 돈이라곤 전부 들고 나간게 마지막이었다.
학창시절에는 가난으로 괴롭힘받던 탓에 제대로된 친구는 없고 간간히 연락하던 놈이 끝이다.
그런 내게 어떤 미련이 있을까.
“여기에 서명하시면 됩니다”
이게 바로 사망동의서구나.
문서 상단의 볼드체를 보고 나서야 실감했다.
나는 죽는다고.
막상 펜을 휘갈기려니 손이 움직이질 않았다.
“중요한거니까 천천히 생각하셔도 됩니다...”
나지막히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괜스래 ‘내가 이까짓거 못할쏘냐’라는 생각에 마구 펜을 휘둘렀다.
“허허...후회 없으시길 바랍니다. 당장 서명하고도 도망가는 사람들 엄청 많거든요.”
“아무래도 죽는다는 거니까요.”
“저도 참 지긋하네요 이거.”
종업원과의 짧은 대화를 마치고 눈을 감은채 공상에 빠졌다.
‘사후는 어떨까’, ‘신이란 있는걸까’ 등등
그 다음은 불우한 회상이었다.
구타와 폭언을 들은 기억이 8할이었다.
나머지는 어머니를 간호하는 기억이었을까.
남자가 또다른 계약서를 들고왔다.
개인정보제공동의서였다.
“죽을 사람한테 뭘 이리 뜯어갑니까. 서럽게시리”
종업원은 곤란하다는 듯이 약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희도 위에서 시키는지라... 죄송합니다 선생님...”
“아, 아닙니다.”
그렇다.
이 사람도 결국 누군가 시키는 일을 하는거다.
“이 약을 먹고 이 의자에 앉으시면 됩니다”
종업원이 내민 종이컵에는 흰색 찐득한 액체가 들어있었다.
냄새도 비릿해서 영 별로였다.
“가는 길도 순탄하지는 않네요”
종업원은 애써 웃을 뿐이었다.
꾸울꺽.
액체가 입안에 남아 불쾌했다.
“한 1분 정도 걸리고요, 여기 타이머 보여드릴태니 준비하세요.”
종업원이 말했다.
'난 죽는건가. 어... 죽는다고...?'
갑작스런 공포가 발끝에서 부터 휘감아 쳐올라와 내 목을 졸랐다.
"아니야... 죽기싫어... 싫어... 싫다고. 니가 뭔데 날 죽여. 아니야. 난 안죽어. 안죽을거야. 그치? 안죽는다고. 그렇게 말해줘. 안죽지? 그지?"
묶인 팔을 마구 휘저으며 생전 체험해보지 못한 공포를 느꼈다.
그런 나의 행패를 지켜만 보던 종업원이 5초 남았을 무렵,
"이미 늦었어, 암캐야"
어...?
온몸에 전기가 통하는 느낌과 함께 나의 모든 것이 해방되는 기분이었다.
너무나도 짜릿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내 정신은 저 멀리로....
사라져갔다.
번뜩.
눈이 뜨이자 적갈색 천장이 보였다.
클럽같은 곳이었다.
주위에는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마구 쓰다듬어졌다.
하지만 저항할 수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쪽에서 원했다.
점점 쓰다듬는 손 쪽으로 고개가 넘어갔다.
"어서와. 넌 이제부터 승철이야"
눈 앞에 여우귀가 달린 여자애가 말했다.
아니, 목소리를 들으니 남자인 것 같기도.
라는 생각을 하는 찰나에 온몸이 확 달아올랐다.
야가다 아저씨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하나의 가녀린 몸이 있었다.
당황해서 고개를 마구 흔드는 나에게 새로운 자극이 느껴졌다.
"하읏...!"
귀를 핥아져서 나도 모르는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귀엽네, 암캐"
"에에....?"
그렇게 나의 '승철이'로써의 제 2의 인생은 시작되었다.
글 존나 장황하게 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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