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오후
백수인 나에겐 너무 이른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내 유일한 친구인 코코아와의 약속이 있기에 어쩔수 없이 밖으로 나왔다.
멀리서 보이는 그녀가 나에게 손을 흔든다.
"야~!김브붕!"
뭐가 그리 신났는지 마구 흔들어댄다.
신호가 바뀌고 그녀는 나에게로 걸어온다.
"그래서 무슨일이야,코코아?"
"나 갑자기 컴퓨터가 이상해서 너라면 알거같아서 고쳐달라 하려구!"
비록 컴공과에 재학중이라 해도 매일 컴퓨터가 맛 갈때마다 나에게 고쳐달라 하는건 그만해줬으면 좋겠다.
"..겨우 그걸로..?"
"대신 커피살테니까!안될까?"
저런 예쁜얼굴로 부탁을 하면 거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난 마지못해 고쳐주겠다고 말해버렸다.
"읏차.."
코코아가 낑낑대며 본체를 옆으로 눕혔다.
..!!!
"야 넌 여자애가 조심성이 없냐.."
"아 뭐 어때 우리사이에"
그렇다해도 동정인 난 이런거에 내성이 없다.
"아무튼 봐주기나 해 변태야"
코코아가 날 째려보며 말했다.
"..알았어..."
난 본체 내부를 보았다.
겉으로 보기엔 별 문제 없어보였다.
그리곤 확인을 위해 컴퓨터를 켜보았다.
우우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컴퓨터의 전원이 들어왔다.
"..?이거 팬의 베어링이 망가져서 수리하러 가야겠는데?"
"뭐?너가 못고치는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이야."
내가 전문 수리기사도 아니고 이건 아무리 봐도 직접 가서 고쳐야 될거같아 보였다.
"나가기 귀찮아서 너 부른건데..쓸모없어."
꽤 상처받을만한 말투였다.
"어쩔 수 없잖아.어짜피 시간도 안늦었고 지금가도 될거같아.나가자."
버스정류장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나 업어줘 브붕아!"
"뭐래 살이나 빼"
사실 뺄 살도 없어보였다.
"너무해 나 진짜 살쪄보여?"
"장난이야."
말하다보니 정류장에 도착했다.
운이 좋게도 우리가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바로 도착했다.
삑 하고 카드를 찍고 의자에 앉았다.
"우리 얼마나 더 가야해?"
"아직 3정류장은 남았어."
"헐 진짜?나 심심해 심심해심심해심심ㅎ"
"조용"
입만 다물면 인기 많을텐데 꼭 저 입이 문제인거같다.
아니 사실 입 안다물어도 인기는 많을거같다.
어느새 수리센터까지 도착했다.
"..해서..기다리시면..."
"아..네네..."
코코아는 수리를 맡기고 난 앉아서 코코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코코아는 내 쪽으로 다가와 내 앞에 앉았다.
"조금만 기다리면 새걸로 바꿔주신대."
"그래?다행이네."
꽤 시간이 지나고
"언제쯤 되려나.."
"코코아 고객님!수리 다 되셨구요 가시면 돼요."
"앗 네 감사합니다!"
그녀가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좋아해 댔다.
"아 내가 커피 사주기로 했지?"
그러고 보니 까먹고 있었다.
그녀가 먼저 말해주다니 매우 고마웠다.
"근처에 투썸 있으니까 거기로 갈까?"
"그래."
난 그녀에게 이끌려 카페까지 들어갔다.
나는 그녀의 그래픽 카드를 구경하고 있었다.
"와..3070..이거면 vrchat도 완전 깔끔하게 돌아갈거 같은데..부럽다."
그녀는 커피를 사 내 앞에 앉았다.
그럼에도 난 그래픽카드에 정신이 팔려 구경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내 앞에 앉은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야 김브붕!너 나한테 집중안해?내가 커피까지 사서 앞에 놔둬줬는데 계속 그거나 보고있고.."
"어?어..미안해.."
그녀가 화난듯이 나를 쏘아붙였다.
"그게 그렇게 좋아?"
"아,아니 그냥 구하기도 힘든데 조금 부러워서."
"...내가 그거 그냥 줄 수도 있는데.."
잘못들은건가?
"뭐라고?"
"오늘 나랑 같이 있어줘.너 맨날 브이알야스?인가 뭔가만 하면서 처리하잖아.내가 3d따위 잊게 해줄게."
그렇게 그녀는 내 손을 이끌고 모텔로 들어섰다.
"헤으윽..브붕아.."
"우효wwwwwwwwwwwww실제로 하는게 이렇게 좋을줄은 몰랐어!!!이렇게 이쁜 아이랑 할수있다니 이몸 초 럭☆키잖아wwwwwwwwww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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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부터 촬영, 대본까지 자괴감 존나들어서 자살마려웠다 씨발...
그래도 재밌게 봐줬으면 그걸로 고마워
아래는 인증샷, 그리고 간단한 제작과정 사진이야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