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기 전에 말해두고 싶은건
념글에 보이는 과몰입글처럼 뭐 배드엔딩이나 암울한 이야기가 아님
그냥 일기라고 생각해줘
뭐..나는 우울증, 자살충동 이런건 없었고
다른게임할때도 인터넷친구는 가볍게 지내는 친구 라는 생각이 있었어
그래서 내가 이렇게 과몰입할줄도 몰랐고
이야기를 계속 진행하자면
그냥 vr챗 하게 된 계기가 내가 배웠던 일본어,영어를 써보고 싶다에서 시작됐어
그게 우연히 vr챗이였던거고
3월달쯤에 시작한 나는 japan이나 도쿄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맵들을 전부 돌아다녔고
그러다가 도쿄 타워라는 맵에서 지금 이야기 하려는 그 사람을 만났어
그냥 사람들 대화하는거 구경하면서
'아 외국어로 대화한번 해보고싶다' 라고 생각하는 도중
그 사람이 말을 걸어줬어 그래서 나는 걍 인사정도만 하고 대충 넘겼는데
내 아바타를 아는거야
내 아바타가 좀 마이너한곳에서 나오는 캐릭터인데 그 사람이랑 내가 좋아하는게 같았던거지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대화하다보니 즐겁더라고
그래서 결국 그 날 친구추가를 했는데 그게 내 vr챗게임내에서 첫 친구추가였어
솔직히 말하자면 난 별로 사심같은것도 없었어
그래서 다음날, 3일, 4일 조인안탔고 그 사람도 나한테 조인안타고
이렇게 그냥 흐지부지하게 헤어지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5일째였나 오래되서 기억이 잘안나는데 어느날 신사맵에서 우연히 만나서
오랜만이에요~ 하고 인사하니까 날 기억해주시더라고
그렇게 다시 재회하고 이 날도 그냥 대화하다가 헤어졌지만
그 날 이후로 매일매일 만나서 이야기 했어
그런날들이 반복되고
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겟지만
나는 그때당시만 해도 같은 걸 좋아하는 동료 같은 느낌이였어
그러다가 어느날 나한테 아바타관련해서 묻더라고
나는 어느정도 할줄 알아서 최대한 아는대로 답해주고
그걸 계기로 서로 카톡도 주고 받고
어느세 보니 친해져있더라
항상 만나면 퍼블릭, 프렌드+에서 만나던게
어느순간부터 둘이서 프라이빗만 돌아다니게 되더라고
그 사람이랑 나는 맵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걸 좋아했고
밤하늘같은 것이 있는 맵을 좋아하는 것도 같아서 꽤나 즐거웠지
아마 그 당시 vr챗내에 퍼블릭화된 월드는 다 돌아다녔다고 생각될정도야
그런날들이 4개월쯤 지나고
7월달이 되던날
내가 vr챗내에서 상처받을일이 있었는데
그걸 그냥 혼자 안고있자니 너무 답답해서
있었던일들을 그 사람한테 말하니까
엄청 잘 들어주고 상담도 잘해주시더라...
말하니까 너무 편하고
그리고 내가 고민같은걸 말하니까
그 분도 자기 고민을 털어 놓고
서로서로 의지하는 시간이 많이진거같아서 뭔가 좋았어
지금 생각해보면
고민을 서로 주고 받은 날부터
아마 내 마음속에서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감정이 생겼던거 같아
그때당시에는 인터넷상에서 만난 사람을
이성으로써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무심한척, 아닌척 했었는데 참 바보같아
그렇게 좋아하게 된 상태로 1개월정도 지내는데
고민같은것도 서로 많이 주고 받고
둘이 있는시간도 더 많아졌어 다른게임도 같이 했고
그리고 내 입장에서 마음을 말하자면
그 1개월동안 자꾸 생각나고
그 사람이 다른사람이랑 대화하면 질투심이 생기고
그 질투심이라는 기분이 참 더럽더라
그렇게 좋으면 고백하면 되지 않냐고?
그건 싫었어
왜냐면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 사람한테는 내가 그냥 인터넷친구중 한명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만약 거절당했을때는 다시 이 관계를 유지하기 힘드니까
그게 싫었어 어찌보면 그냥 겁쟁이인거지 뭐
그리고 9월달
그 사람이 어느순간부터 안들어오더라구
카톡으로 물어보니까 다른게임하느라 못들어온대
난 그래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역시 그 사람한테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라는걸 이때 다시 한번 생각했어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 사실을 알아도 바로 잊지는 못하겠더라
그래서 마음정리하면서 서서히 잊고 있었지
그렇게 2개월쯤 지나고 11월초, 최근이지
그 사람이 다시 vr챗에 접속하고 나한테 조인을 타는데
다시 이야기 하니까 옛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거 같은거야
다시 만나니까 엄청 좋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뭔가 미웠어
겨우겨우 다 잊어가는데 다시 오니까 말이야
그래도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시 같이 놀고
지내던 도중에
그 사람이 나한테 한가지 고민을 털어놨는데
요약해서 말하자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를 사심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고 싶고 그런방향으로 이 게임을 하고 싶다"
대충 요약하면 이런식이였어
듣고나니 나도 뭔가 찔리더라
처음에는 그냥 동료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나도 사심이 있었으니까 말이야
(오해할까봐 말하지만 그 사람이랑 만날때는 7:3정도로 그 사람이 나한테 조인을 탔어, 내가 3이야)
그래서 물어봤었지
나도 네 입장에서 보면 그런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냐고
그러니까 하는 말이
"너는 그렇게 안보였어, 이성으로써가 아니라 사람으로써 날 좋아해주는거 같아서 좋았어"
라고 말하더라
그때 기분은 진짜 여러가지 기분이 합쳐저서 도저히 나도 모르겠더라
뭔가 내가 그 사람을 배신한거같은 기분도 들고
뭐 아무튼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보니까
좋아한다는 마음을 억누르고 싶었어
그런 이야기를 듣고 하루하루 지내는데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그 고민을 말하고 난 이후로
8개월동안 못봤던 모습들을 최근 7일안에 다 본거같아
예를 들면 뭔가 4차원적인 모습이나
애교는 아닌거같은데 그냥 나 이뻐? 이런식으로 말하는거나
뭔가 좀 더 친해진 느낌
덕분에 나는 좋아하는 마음 억누르느라고 죽을맛이긴하지
아무튼
최근까지 잘 지내고 있구
빼빼로데이때 그 사람이 나한테 빼빼로도 주더라
그때 행복감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어
그 사람 말로는
내가 그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 이상
평생 만날꺼라는데
잘 모르겠다
그 사람이랑 내가 언제까지 만날지
언제까지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천천히 진짜 천천히 사심은 정리중이야
같이 다녔던 스샷올리고 싶은데
그러면 들킬꺼같아서 안올릴래
긴 이야기 읽어줘서 고마워
내가 누군지 모르고 이 글을 읽는 너가 누군지 모르지만
혹시나 vr챗안에서 만난다면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