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알챗에는 H방이라는 곳이 있다. 남들은 브알챗 내에서 연인끼리 이런저런걸 하는 곳이라지만... 나는 한번도 VR내에서 그걸 해본적이 없다. 아니 못해봤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이다. VR에서 연인도 없을 뿐더러,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게임 내에서 남들에게 나를 드러내는것이 싫었다. 결국 한번도 마이크를 켜본적이 없고, 게임 내에서 친구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방을 좋아했다. 아무것도 없는 적막한 작은 방, 내 아바타 크기로는 4명도 누울 수 있을만한 넓은 침대. 마치 고급 호텔방에 온 것 같은 아늑한 방은 회사에서 시달린 하루를 마치고 온 나에게 쉼을 주는 곳이었다. 그래서 하루 일과를 마칠 때 그 방에 나말곤 다른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설정하고 그곳에서 쉬곤 했다.
하지만 깜박깜박하고 덤벙대는 일이 잦았던 나. 그날은 내가 큰 실수를 해서 회사 과장님께 하루종일 쓴소리를 들은 날이었다. 내가 실수한 것을 뒤처리하느라 야근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바로 게임을 키고 H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울고있었다.
"아니 예쁜 아가씨가 여기서 왜 울고있어요?"
나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아니, 내가 프라이빗으로 방을 안만들었나? 급하게 확인해보니 이럴수가... 방이 퍼블릭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회사에서도 실수한걸로 모자라 여기서도 이런 대형 실수를 하다니... 나는 모르는 남자에게 내가 울고있었다는걸 들킨 점, 그리고 그곳이 하필 이름이 H방인것 등.. 여러가지로 화끈거리고 자괴감이 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고민이 있으면 얘기해봐요. 들어줄게요."
그 남자는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얘기를 걸어왔다. 그런데 중후한 목소리를 가진 그분이 왠지 싫지 않았다. 뭔가 얘기할 사람이 필요하기도 했고.
그래서 나는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실수한 얘기.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크게 혼난 얘기. 뒷수습하느라 퇴근도 못하고 고생한 얘기... 서러웠던 것, 화났던 것, 나에대한 자괴감 등등 그분은 나에대한 평가 없이 잘 들어주었다.
고마웠다. 이 게임 내에서 말을 한것도 처음이지만, 그분은 누구보다도 잘 받아주고, 이해해줬다. 현실에도 이런 분이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XX씨, 제가 기분이 우울할때 하는 마법이 있는데 한번 해보실래요?"
"(푸훗) 뜬금없이 왠 마법이에요?"
나는 기분이 한껏 풀어진 채 웃으며 얘기했다.
"잠깐만 여기에 누워보세요."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오늘 하루 너무나 고생 많았어요. 많이 힘들었죠? 자 힘을 쭉 빼시고 누워보세요. 편안히... 팔에도 힘을 빼시고, 그 다음엔 다리도 힘을 빼시고... 편안히..."
나는 실제로 누웠고, 그분이 하는 말에 따라 몸에 힘을 빼고 눈을 감았다. 뭔가 어릴때 아빠가 재워주는 것도 생각나고, 아 이래서 결혼을 하는건가 싶기도 했다. 이분이랑 결혼하면 아기는 몇명이나 낳아야하지..? 근데 이분 성함도 모르는데? 하는 망상이 피어났다.
"오늘 너무 수고한 당신에게, 제. 가. 주. 는. 선. 물."
'쪽'
그가 느닷없이 귀에 키스소리를 냈다. 하지만 한번으로 끝날 것 같았던 키스소리가...
'츄음... 츱...'
"흐읏..."
나는 당황했다. 당황해서 말도 안나오는 상황. 하지만 왠지 저항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키스 소리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들리는 것은 처음이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노골적인 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다.
"잠시... 뭐하는 거에요?"
나는 이성의 끈을 붙잡고 간신히 말했다.
"조금이면 되요... 기분 좋아지는 마법... 당신도, 사실 이런거 좋아하잖아?"
'흐읏... 핫... 아....'
나는 온 몸이 떨렸다. 이런걸 하려고 이 방에 온게 아니라고 설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감정이 이성을 억누르기 시작했다.
'앗... 아...'
"귀 만으로 이런 소리가 나다니... 많이 억누르셨나봐요? 자... 제 입술이 점점 내려갑니다. 당신의 가슴까지... 가슴에 키스하고있어요. 감촉을 상상해봐요..."
그저 소리만으로 유두가 단단하게 일어난다. 그의 소리가 내려갈 수록 그의 입술이, 그의 눈이 내 몸으로 내려가는 것 처럼 느껴진다.
'흣...! 아아!'
머릿속이 점점 하얘진다... VR공간에서, 그와 사실은 같이 있지 않은데 이렇게나 같이 있는것 처럼 느껴지다니.. 그와 함께 한 몸을 섞는것처럼 느껴지고, 그와 한몸이 되어간다...
"더 내려갈게요... 당신의 고간에... 클립토리.."
"아 저 남자인데요?"
내가 말했다
"와따시와 오친친가 다이스키데스!"
그 이후로 메차쿠차 당했다.
사실 저런거 내 인생에도 없고 네 인생에도 없다. 다들 발닦고 자라
이거 수위때문에 짤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