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주일.
안녕 브붕이들아
똥컴으로도 부랄챗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시작하게 됐어.
*그 신사* 의 악명을 듣긴 했지만 그만큼 유동성이 좋으니까 거기서부터 시작하게 됐어.
입문 첫날
아무것도 모르니까 유니티쨩 걸치고 싸돌아 다니다가
같은 주제로 노가리 까는 여자 남자하고 신사 구석에서 어울리게 됐어.
서로 나이도 같고 같은 게임도 파고 그래서 친추걸고 자주 연락하게 됐거든.
한명은 남자인데 바이브 프로를 써.
그래서 모션으로 졸라 골때리는 짓을 자주 하는데 너무 재밌어서 친해졌고
그 친구 덕분에 사람들을 많이 사귀게 됐고 지금도 오면 반겨주더라
솔직히 고맙더라
실제 친구들은 바쁜데 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쉬고 있어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신세지기도 미안해서 자주 어울리지 않다보니까 관계가 많이 소원해진 상황이었거든
그런 허전한 부분을 채워주니까 너무 감사하고 좋더라고.
내가 오면 자기 지인이라고 소개시켜주고 그 친구 지인들도 나한테 잘해주니까 고맙더라. 지금도 나보면 왔냐고 여기 이사람은 내 지인이다 이러면서 챙겨주니까.
물론 여기까지는 흔한 스토리일거야.
니들이 궁금한건 그 이후겠지
남은 한명은 말했다시피 여자.
솔직히 난 이 게임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거나 브알챗이라고 안해.
부랄챗이란 멸칭을 이 글에서도 썼으니까 니들도 대충 무슨뜻인진 알거야.
나도 그런줄 알았어 흔한 넷카마겠거니 했지.
별로 신경은 안썼다?
나는 솔직히 인간관계의 90%가 남자로 구성된 남고 공대 군대 테크탄 브붕이였거든, 지금도 사실 이성을 대하는게 매우 어려워.
그래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상한 소리하면 남자 애들 대하듯이 말하고 그랬어. 그래도 불쾌해 하지 않고 잘 받아줘서 고맙고 미안하더라.
그래도 나랑 통하는 구석이 있었어. 내가 자취했던 곳에서 가까운 동네 토박이었고 그래서 그 동네 얘기도 많이 오갔었거든.
그러다가 3일째였나
실친이랑 알바 퇴근하고 술한잔하고 피씨방을 갔거든.
친구는 롤쟁이라 롤하고
나는 롤은 안하고 배그는 질리니까 레식 하려다가
무슨 생각인지 그때 피씨방에서 부랄챗을 깔고 켰다?
들어갔는데 그 친구가 새벽 2시가 넘어가는데 있더라고.
그래서 걔랑 지인이랑 같이 노가리 깔고 월드 돌면서 셋이서 놀았어.
그러면서 사적인 얘기를 하면서 걔를 좀 더 알게 되었고.
솔직히 그날 안들어갔으면 그냥 걔랑은 지금도 그럭저럭 수준으로 지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날 너무 피곤하고 다음날은 리그 뛰어야해서 자러가야했거든.
그때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카톡할거면 내 브알챗 아이디 치면 되니까 오면 디코 알려준다 하고 아무 생각없이 껐다?
집에 가는데 10분 쯤 지났는데 진짜 연락이 오더라. 솔직히 좆나게 당황했다.
진짜 이성과 연락이 닿았다는 뭔가 처음엔 되게 불안했거든. 아바타 뒤집어 쓰고 인터넷으로 만난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인데 이렇게 나한테 쉽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나 해서 무서웠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싶어서 쌩깔수는 없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연락을 주고 받다가 결국에는 만나자! 얘기까지 나와버렸음
"에라 모르겠다 야 ㅆㅂ 밥 각이다 가즈아" 하고 질러봤는데
바로 이틀뒤에 진짜 만나갖고 밥묵고 잘 놀다왔다.
사실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
어쩌다보니 이성 친구를 넘어서 좋은 사람을 사귀게 된거 같음.
개인 프라이버시라서 밝힐 수는 없지만
서로 많은 주제를 얘기하면서 서로 공감하며 얘기를 나눴었고
헤어진 이후에는 카톡 빈도도 만나기 전후가 확연히 달라졌다라고 할 수 있을만큼 볼륨도 풍부해지고, 전화도 그 친구한테 생각 이상으로 자주 받게됨.
2주뒤에 또 온다니까 좋아하더라. 다음엔 자주가던 드라이브 스팟으로 드라이브나 같이 가볼까 생각중이야.
운이 좋았다 라고 할 수 밖에 없는거 같다.
솔직히 디씨 썰이고 부랄챗은 워낙에 다양한 인간들이 많으니까
브붕이들이 신뢰하던 안하던 신경 안쓸거지만
부랄챗도 결국에는 작은 사회더라.
너무 진심으로 대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 좋은 기회를 잡았다면 놓치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진지한 모습을 보이지말고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통할지 모르겠다.
만약에 다른거 다 떠나서 정말 코드 잘맞는 좋은 친구 만나면 썰 풀어주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