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노
"뭐지. 이 답답함은..?"
토요일 밤 10시. 브챗을 켜기에 적절한 시간이었다.
파란 창문, 파란 트라이앵글, 파란 거울들을 보고 나니 이곳이 현실이구나 느꼈다.
파란 자판기들 사이에선 노랑 신호등밖에 보이질 않았고, 간혹 초록 신호등마저 'private'이었다.
나는 이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역시 나에게 남은 건 '새빨간 그 월드'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
내 심장은 H방의 우퍼사운드처럼 쿵. 쿵. 뛰었고, 나의 손도 그에 맞춰 같이 떨렸다.
"오늘도 그녀가 있을까?"
새하얀 피부, 봉긋 솟아오른 가슴. 그리고 무엇보다 다정한 그녀의 웃음.
해변가에서 커다란 원피스를 입고 돌아다니던 사진이 생각이 난다.
그녀의 모습은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모래 속 다이아몬드라고 해도 무방했다.
'첫 눈에 반했다' 라는 게 이런 것이었을까.
정신 차리고 보니 VR ONLY 라는 문구 2개가 거대하게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나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안쪽의 거대한 공간에는 단 하나의 스포트라이트가 노란 머리를 태양처럼 빛나게 비추고 있었다.
그녀였다. 메리노. 내가 몇 달 동안 찾던 바로 그녀.
그녀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노출이 많은 옷, 더 커진 몸집, 그리고 어두워진 분위기..
그럼에도 나는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당장 다가가서 말을 걸고 싶었다. 거울까지 켜고 못 다한 이야기를 하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옆엔 동글이 안경을 쓰고 차가운 냉기를 뿜는 (3만엔짜리 이케맨) 시라토리가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고,
나는 쉽사리 다가가기 어려웠다. 그저.. 수없이 많은 평범한 쿄코중 하나였기에.
엘레베이터 복도에서 몰래 그 둘을 지켜보았다. 정말 즐거워 보였다. 아무것도 못하고 보기만 하는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쪽에서 거울로 나의 모습이 비춰졌는지, 그녀가 나에게 다가와 주었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어... 응.. 너도 잘 지냈지?"
"웅 ㅎㅎ 잘 지냈지. h방엔 왜 온거야? 너도 가상섹스하려고 ㅋㅋㅋ?"
나는 미쳤는지 제 정신이 아니었는지 마음속 소리가 바로 나와버렸다.
"나 3층 갈거야. 단둘이 가자"
시라토리의 눈치를 보기도 전에 우리 둘은 무언가에 이끌렸다는 듯이 빠르게 3층에 올라갔다.
빗소리가 들리고, 섹스하기 좋은 무드가 갖춰져있었다. 침대도 퀸사이즈로 편안했고, 나는 메리노에게
여태것 못했던 말들을 쏟아냈다.
메리노는 내 말을 듣고 나서, 문을 잠구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아 트래커 다충전돼서 저댄하고 다시쓸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