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Chat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일반 작문해왔서요
글쓴이
꽃과봄
추천
0
댓글
17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vr/5841023
  • 2026-07-14 03:36:19


7fe98876b28261f33cede9b742807539876217388f97e84db92309713b3cec2a72ed8ac9846ee2385c23d63adab93e6ecf5e3aa6485b91f4ec9d5e58d9cf687a5d366609f226ab3f7babc94b249475



키우던 개 중 하나가 죽었다. 사흘 전에.


‘큰일은 아니었고’라 적으려 하는 걸 보니 반사적으로 나 스스로 감정을 삼키는 것에 너무 익숙한가 보다. 아니면 감정이 올라오지 않는 것을 의식해서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는 반동일 수도 있고.


그런데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려는 건 아닐 거다. 항상 난 글을 쓸 때든, 뭔가 글을 적을 때든, 작품을 낼 때든 자주 제목으로 ‘무제’를 선정하고는 했다. 마음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위로받는 것이었는데, 돌아보면 그게 아니었다. 글로써, 일기를 적어 내려가며 되돌아보건대, 겉으로 드러나는 마음을 억누르고, ‘무제’라는 제목으로 억누르고 그 속에 덤덤한 듯 담아내는 것에 익숙했을 뿐이었다.


일을 알게 된 이후로 바로 가장 충격이었을 엄마한테 전화했다. 안 받으시길래 아빠한테 전화했다. 그렇게 됐더라. 그리 말씀하셨다. 어쩔 수 없는 것을 넘기는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었다. 짧게 대화하고 끊자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부재 중 떠 있었을 테니까. 항상 그렇듯 웃으며 반겨주셨다. 죽은 개 이야기를 했다. 울먹이시기보다 그저 안타깝다는 듯 말씀하셨다. 지나간, 어쩔 수 없는 것을 넘기는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었다. 아님 그냥 사흘이 지났으니까 마음속 삼일장을 치르신 이후일 수도 있고.


개는 형이 데려왔다. 8년 전에 조막만 한 새끼일 때, 안으면 품 안 따뜻해지던 때 데려왔다. 차갑게 식은 시신도 형이 데려왔다. 사료도 형이 선택했다. 미용도 형이 갈 곳을 골랐다. 털을 다듬는 커트 방식도 형이 지정했다. 형 카카오톡 프사 리스트 중 아직도 1살 때 첫 미용하고 신나서 뛰어다니던 사진이 남아있다. 몇 시간을 울었다 하던데, 그 이름을 입에 올리게 하기 싫어 톡으로 말했다. 괜찮냐고. 어쩔 수 없댄다. 맞다.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었다.


큰 개한테 물렸댄다. 한 번에 물려 죽어서, 주인 품에서 잠들 때처럼 웃는 얼굴로 눈을 감았다고 한다. 피가 나오거나 골절이 있진 않았단다. 그냥, 몸통 한번 크게 물리고 바로 심장이 멈췄댄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친한 친구네 집 개였다. 더 아이러니하게도 개가 죽었던 시간이 바로 내가 친구와 놀던 시간이다. 7월 11일, 친구가 내 집에 들어와, 자고 있던 날 깨웠던 그 시간에 우리 개가 걔네 집에 가서 물렸댄다. 내 친구는 아직 모른다. 얘기할 생각도 없다. 이미 지난 일이니까.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저번 주다. 집에 찾아갔을 때, 만져지는 걸 좋아하는 녀석이라 한참을 만져줬다. 만족할 때까지 만져줘야 돌아가는 애였다. 2주 전에는 본가 사람들이 다 집을 비워서 내가 밥을 줘야 했다. 워낙 편식이 심해서, 다른 개가 자기 밥 다 먹을 동안 기다려야 그제야 자기 밥 뺏기기 싫어 먹곤 하는 편식쟁이. 더워도 기다려줘야 했다. 등에 땀방울이 흘러도, 채 갈지 못한 배변패드에서 지린내가 나도 옆에서 그 조그마한 입으로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했다. 귀찮았다. 하지만 세상 참 신기한 게 귀찮다고 다 싫진 않다. 주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왜 안 먹니, 싶은 자그마한 타박. 봐라, 동생이 천천히 밥 먹는다고 싫어할 수가 있나. 가족이었던 거다.


어릴 땐 참 많이 혼냈는데, 배변 제대로 못 가려서 소파 망가뜨리고 침대 망가뜨리고. 얼마나 혼냈는지 모른다. 참 잔혹하게도 혼냈다. 그 뒤로는 잘 가렸지만 한참을 날 무서워했다. 안아주고 맛있는 간식으로 다시 친해지고 나서는, 나 오는 소리에 계단 타고 급하게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굴렀다. 바보같이.


돌아보면, 처음부터 나는 개 키우지 말자고 했다. 키우면 난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 어쩌면 이럴 줄 알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미 데려왔던 걸 어쩌겠나. 내 의사와는 상관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8년을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보냈나 보다.


그래도 글 쓰는 재주 조금 있어 다행이다. 끝에는 어쩔 수 없단 말로 피하지 않고 슬퍼하는 마음, 글에 가득 담아 떠나보낼 수 있었으니까. 이 마음에 제목 붙이지 않고 조용히 떠나보낼 수 있었으니까.




잘 가라는 애도문


오전부터 일이 안잡혀서



ㅇㅇ1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dc App 211.234 2026.07.14 03:37:28
꽃과봄 2026.07.14 03:37:54
별빛한스쿱 나두 예전에 필사 이런거 했었어서 글 자주 쓰곤 했는데 집가서 읽어봐야징 - dc App 2026.07.14 03:38:00
ㅇㅇ 요즘은 이런거보면 ai가 만들었겠지 생각함 2026.07.14 03:38:46
꽃과봄 글로 감정 정리하는게 제일 좋아 2026.07.14 03:39:30
꽃과봄 극찬이지 직접 썼으니 2026.07.14 03:39:45
MEl 저런... - dc App 2026.07.14 03:40:15
Haselehrer 2026.07.14 03:40:27
ㅇㅇ2 브베르 까뮈ㄷㄷㄷㄷㄷ 121.147 2026.07.14 03:40:43
꽃과봄 그렇게 된 거시다 2026.07.14 03:41:14
꽃과봄 2026.07.14 03:41:21
쓰레기쟝 2026.07.14 03:41:29
꽃과봄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2026.07.14 03:41:58
꽃과봄 오늘 키우던 개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사흘 전 2026.07.14 03:42:23
꽃과봄 2026.07.14 03:42:28
팔바나 누가봐도 사람이 쓴 건데.. AI는 이렇게 못 씀 2026.07.14 03:44:04
팔바나 잘 읽고 감 2026.07.14 03:47:54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5841366 일반 저한테 큰상처준 친구용서하기로햇어요 28 나룻 2026-07-14 0
5841365 일반 대체 배럴에이지드가 머임 5 유리달빛 2026-07-14 0
5841364 일반 앞으론 친구리퀘 받으면 꼭 미리 물어보고 수락해야지; 12 67 2026-07-14 0
5841363 일반 결국오늠음번은안생기는거겟죠 6 사랑해용 2026-07-14 0
5841362 일반 이쁘면 개추받는세상 10 ㅇㅇ 2026-07-14 10
5841361 일반 레드넥옷 사고싶은거 있었는데 만들어서 갈까 ㅇㅇ 2026-07-14 0
5841360 일반 내 살다살다 킥보드 타는 곰은 처음보네 2 67 2026-07-14 0
5841359 일반 꼬리년아 제로콜라 2026-07-14 0
5841358 일반 갤에 젖소가 너무 많구나 얘들아... 1 네무이ii 2026-07-14 0
5841357 일반 수상할정도로 여자랑 붙어다니는 목소리깔아서내는흑백남캐유저 5 냐리 2026-07-14 0
5841356 일반 젖소번개말고 좆소번개는없나요? 2 ㅇㅇ 211.62 2026-07-14 0
5841355 일반 반차씀 5 삐꾹이 2026-07-14 0
5841354 일반 나만 업로드 아바타창 더러워? 6 호박고양이 2026-07-14 0
5841353 일반 부스 다운속도 나만 그래? 7 평일 2026-07-14 0
5841352 일반 젖소번개가면젖으로쥬지쓰담해줌? 7 최유은 2026-07-14 0
5841351 일반 얼박사 마시고싶다 9 파체 2026-07-14 0
5841350 일반 젖소번개에 경찰복입고가도되나요 4 리버린 2026-07-14 0
5841349 일반 방 구조 1번인데 2번으로 바꿀까..? 10 말랑홀 2026-07-14 0
5841348 일반 젖으로쓰담받기는뭐임?? 화무요 2026-07-14 0
5841347 일반 운동 시작하고 루틴이 이렇네 rottedsousvide 2026-07-14 0
5841346 일반 눈이너무아파 2 겨울에핀벚꽃 2026-07-14 0
5841345 일반 젖소년들젖몸살걸리겠다 다채 2026-07-14 0
5841344 일반 저런 사람 많이 몰릴거같은 번개는 무서워 롯체 2026-07-14 0
5841343 일반 젖소목장에서 우유짜기가 금지라니 목티 2026-07-14 0
5841342 일반 아 젖소옷뺏는데 젖소번개잇네 2 최유은 2026-07-14 0
5841341 일반 노래방다녀왔어 3 미로 2026-07-14 0
5841340 일반 설마 설마 설마 설마 설마 설머 설마 설마 설마 설마 15 막심마르친케비치 2026-07-14 0
5841339 일반 젖소잡아먹으러 간 표범 컨셉으로 젖소번개 가도 되나요 4 노그 2026-07-14 0
5841338 일반 개 귀여움 11 최유은 2026-07-14 0
5841337 일반 악 빗방울 떨어지네 MEl 2026-07-14 0
5841336 일반 가슴에얼굴박고자고싶네 2 OwO 2026-07-14 0
5841335 일반 마요>마요네즈>계란으로만듦>닭>목장 2 ㅇㅇ 2026-07-14 0
5841334 일반 브챗 이성친구 은근 무서운거 4 ㅇㅇ 2026-07-14 0
5841333 일반 선풍기가 갑자기 펑하고 터졋슴 10 최유은 2026-07-14 0
5841332 일반 플럼은 귀여움과 순수와 사랑스러움의 존제가 확실해... ㅇㅇ 211.235 2026-07-14 0
5841331 일반 춘 식 이 ㅇㅇ 118.235 2026-07-14 0
5841330 일반 지듣노.. 막심마르친케비치 2026-07-14 0
5841329 일반 목장주 관광객은 어떤옷을 입어야되는거냐... 8 회귀성원리 2026-07-14 0
5841328 일반 종종 친구랑 이야기하고나면 시간이 없어요 4 호박고양이 2026-07-14 0
5841327 일반 행복한 춘식이 ㅇㅇ 118.235 2026-07-14 0
념글 삭제글 갤러리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