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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작문해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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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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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vr/5841023
  • 2026-07-14 03: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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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개 중 하나가 죽었다. 사흘 전에.


‘큰일은 아니었고’라 적으려 하는 걸 보니 반사적으로 나 스스로 감정을 삼키는 것에 너무 익숙한가 보다. 아니면 감정이 올라오지 않는 것을 의식해서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는 반동일 수도 있고.


그런데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려는 건 아닐 거다. 항상 난 글을 쓸 때든, 뭔가 글을 적을 때든, 작품을 낼 때든 자주 제목으로 ‘무제’를 선정하고는 했다. 마음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던 것이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나를 위로하는 방법이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위로받는 것이었는데, 돌아보면 그게 아니었다. 글로써, 일기를 적어 내려가며 되돌아보건대, 겉으로 드러나는 마음을 억누르고, ‘무제’라는 제목으로 억누르고 그 속에 덤덤한 듯 담아내는 것에 익숙했을 뿐이었다.


일을 알게 된 이후로 바로 가장 충격이었을 엄마한테 전화했다. 안 받으시길래 아빠한테 전화했다. 그렇게 됐더라. 그리 말씀하셨다. 어쩔 수 없는 것을 넘기는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었다. 짧게 대화하고 끊자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부재 중 떠 있었을 테니까. 항상 그렇듯 웃으며 반겨주셨다. 죽은 개 이야기를 했다. 울먹이시기보다 그저 안타깝다는 듯 말씀하셨다. 지나간, 어쩔 수 없는 것을 넘기는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었다. 아님 그냥 사흘이 지났으니까 마음속 삼일장을 치르신 이후일 수도 있고.


개는 형이 데려왔다. 8년 전에 조막만 한 새끼일 때, 안으면 품 안 따뜻해지던 때 데려왔다. 차갑게 식은 시신도 형이 데려왔다. 사료도 형이 선택했다. 미용도 형이 갈 곳을 골랐다. 털을 다듬는 커트 방식도 형이 지정했다. 형 카카오톡 프사 리스트 중 아직도 1살 때 첫 미용하고 신나서 뛰어다니던 사진이 남아있다. 몇 시간을 울었다 하던데, 그 이름을 입에 올리게 하기 싫어 톡으로 말했다. 괜찮냐고. 어쩔 수 없댄다. 맞다.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었다.


큰 개한테 물렸댄다. 한 번에 물려 죽어서, 주인 품에서 잠들 때처럼 웃는 얼굴로 눈을 감았다고 한다. 피가 나오거나 골절이 있진 않았단다. 그냥, 몸통 한번 크게 물리고 바로 심장이 멈췄댄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친한 친구네 집 개였다. 더 아이러니하게도 개가 죽었던 시간이 바로 내가 친구와 놀던 시간이다. 7월 11일, 친구가 내 집에 들어와, 자고 있던 날 깨웠던 그 시간에 우리 개가 걔네 집에 가서 물렸댄다. 내 친구는 아직 모른다. 얘기할 생각도 없다. 이미 지난 일이니까.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저번 주다. 집에 찾아갔을 때, 만져지는 걸 좋아하는 녀석이라 한참을 만져줬다. 만족할 때까지 만져줘야 돌아가는 애였다. 2주 전에는 본가 사람들이 다 집을 비워서 내가 밥을 줘야 했다. 워낙 편식이 심해서, 다른 개가 자기 밥 다 먹을 동안 기다려야 그제야 자기 밥 뺏기기 싫어 먹곤 하는 편식쟁이. 더워도 기다려줘야 했다. 등에 땀방울이 흘러도, 채 갈지 못한 배변패드에서 지린내가 나도 옆에서 그 조그마한 입으로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했다. 귀찮았다. 하지만 세상 참 신기한 게 귀찮다고 다 싫진 않다. 주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왜 안 먹니, 싶은 자그마한 타박. 봐라, 동생이 천천히 밥 먹는다고 싫어할 수가 있나. 가족이었던 거다.


어릴 땐 참 많이 혼냈는데, 배변 제대로 못 가려서 소파 망가뜨리고 침대 망가뜨리고. 얼마나 혼냈는지 모른다. 참 잔혹하게도 혼냈다. 그 뒤로는 잘 가렸지만 한참을 날 무서워했다. 안아주고 맛있는 간식으로 다시 친해지고 나서는, 나 오는 소리에 계단 타고 급하게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굴렀다. 바보같이.


돌아보면, 처음부터 나는 개 키우지 말자고 했다. 키우면 난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 어쩌면 이럴 줄 알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미 데려왔던 걸 어쩌겠나. 내 의사와는 상관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8년을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보냈나 보다.


그래도 글 쓰는 재주 조금 있어 다행이다. 끝에는 어쩔 수 없단 말로 피하지 않고 슬퍼하는 마음, 글에 가득 담아 떠나보낼 수 있었으니까. 이 마음에 제목 붙이지 않고 조용히 떠나보낼 수 있었으니까.




잘 가라는 애도문


오전부터 일이 안잡혀서



ㅇㅇ1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dc App 211.234 2026.07.14 03:37:28
꽃과봄 2026.07.14 03:37:54
별빛한스쿱 나두 예전에 필사 이런거 했었어서 글 자주 쓰곤 했는데 집가서 읽어봐야징 - dc App 2026.07.14 03:38:00
ㅇㅇ 요즘은 이런거보면 ai가 만들었겠지 생각함 2026.07.14 03:38:46
꽃과봄 글로 감정 정리하는게 제일 좋아 2026.07.14 03:39:30
꽃과봄 극찬이지 직접 썼으니 2026.07.14 03:39:45
MEl 저런... - dc App 2026.07.14 03:40:15
Haselehrer 2026.07.14 03:40:27
ㅇㅇ2 브베르 까뮈ㄷㄷㄷㄷㄷ 121.147 2026.07.14 03:40:43
꽃과봄 그렇게 된 거시다 2026.07.14 03:41:14
꽃과봄 2026.07.14 03:41:21
쓰레기쟝 2026.07.14 03:41:29
꽃과봄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2026.07.14 03:41:58
꽃과봄 오늘 키우던 개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사흘 전 2026.07.14 03:42:23
꽃과봄 2026.07.14 03:42:28
팔바나 누가봐도 사람이 쓴 건데.. AI는 이렇게 못 씀 2026.07.14 03:44:04
팔바나 잘 읽고 감 2026.07.14 03: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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