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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진실을 말하는 자들은 이미 다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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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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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vr/5763494
  • 2026-06-19 10:13:05
  • 114.205
														

역사를 멀리서 보면 한 가지 잔혹한 패턴이 드러난다. 진실을 말한 자들은 대체로 일찍 죽었다. 후손을 남기지 못했거나 남겼더라도 그 핏줄은 사화의 칼날에 끊어졌다. 살아남은 것은 침묵한 자들, 굽힌 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영리하게 시류를 읽은 자들이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이들의 후손이 만든 사회다.


조선 형벌체계에는 "삼족을 멸한다"는 것이 있었다. 본인뿐 아니라 부계, 모계, 처가까지 한 개인의 신념 때문에 수십 수백 명이 사라졌다.

이것을 단순한 형벌로만 보면 본질을 놓친다. 이것은 인구학적 선택압이었다. 수백 년에 걸쳐 반복되면, 어떤 기질의 사람들이 후손을 남기고 어떤 기질의 사람들이 끊어지는지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진실을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과 권력 앞에 무릎 꿇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둘 다 자식이 셋씩 있다고 하자. 진실파의 자식들은 부친의 기질을 물려받고 그 기질 때문에 또 죽는다. 무릎 꿇은 자의 자식들은 무릎 꿇는 법을 배워 살아남고 번성한다. 100년이 지나면 200년이 지나면, 어느 쪽 후손이 더 많이 살아있겠는가. 진실을 말한 자에게 가해진 형벌이 후손 단절이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시스템이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보여준다. 시스템은 진실 자체보다 진실을 말할 수 있는 핏줄이 이어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지혜와 용기는 왜 함께 가지 않는가



지혜로운 자는 결과를 계산한다. 진실을 말했을 때 무엇이 따라오는지 알고 처자식의 얼굴이 떠오른다. 살아서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더 큰 그릇이라고 자신을 설득한다. 이것이 영리한 자들의 합리화다. 반면 용감한 자는 계산이 짧다. 옳다고 믿으면 말하고 결과를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찍 죽거나 살아남아도 평탄한 인생을 살지 못할 확률이 높다.



이 두 가지가 같은 사람 안에 들어 있으려면 매우 특수한 조합이 필요하다. 결과를 정확히 알면서도 그 결과를 감내할 수 있는 정신, 이런 사람은 드물다. 너무 드물어서, 한 세대에 한 명 나올까 말까다. 그리고 그런 사람조차 대개는 후손을 많이 남기지 못한다. 진실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이 안온한 가정을 꾸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이렇게 생겼다. 그렇게 살아남은 자들이 만든 세계일 뿐이다.



진실보다 "사회성"이 우선이다. 회의에서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분위기를 잘 읽는 사람이 승진한다. 사실을 보도하는 기자가 아니라, 누구에게 잘 보일지 아는 기자가 데스크에 앉는다. 옳은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아니라 여론을 읽을 줄 아는 판사가 대법관이 된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의사가 인기를 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백 년의 인구학적, 문화적 선택의 결과다. 옳은 말을 하는 기질은 제거되었거나, 적어도 그런 기질을 표출하지 않도록 학습한 후손들만 남았다. 우리 모두는 살아남은 자들의 후손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진실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배워야 했다. 문제는 진실을 우선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어떤 거짓도, 어떤 선동도, 어떤 악행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실이 최후의 기준점이 아니라면, 무엇이 기준점인가? 다수의 의견? 권력자의 뜻? 시류? 이 모든 것은 거짓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 다수는 선동되고 권력은 거짓말하고 시류는 만들어진다.



우리는 살아남은 자들의 후손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안에는 진실보다 안전을 택하도록 수십 세대 동안 다듬어진 본능이 있다. 회의실에서 입을 다물고 싶은 충동, "굳이 내가 나서서…"라는 속삭임, 옳은 말을 한 사람을 보며 "저 친구 곧 다친다"고 생각하는 본능, 이 모든 것이 그 유산이다. 비겁한 자들이 살아남았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다.


진실을 우선하는 자가 줄어들면 사회는 거짓과 허상 위에서 굴러간다. 잠시는 굴러갈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 거짓이 누적되어 더 이상 굴러갈 수 없는 지점이 온다. 다리가 무너지고, 배가 가라앉고, 전쟁이 일어나고, 경제가 붕괴한다.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진실을 말한 자들이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를 깨닫는다. 대개는 너무 늦은 후회일 뿐이다.


진실을 말하는 일은 비용이 크다. 역사가 증명한다. 그러나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때 미래에 치뤄야 할 비용은 더 크다. 다만 그 비용은 즉시 청구되지 않고, 한 세대 혹은 두 세대 뒤에 청구된다. 청구서를 받는 것은 진실을 말하지 못한 자들의 후손이다. 우리가 받고 있는 청구서가 그것이다.


진실을 말하는 자들은 이미 다 죽었다.

그래서 세상이 이렇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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