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씨발 또 이새끼네 "
갤을 켜자마자 보이는 익숙한 IP.
매번 나타나서 시비를 걸고,
매번 내 글에 비추를 박고,
매번 댓글로 태클을 걸던 그 유동.
나는 그 새끼를 싫어했다.
녀석도 날 싫어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몇 달.
우리는 서로를 모르는 채 하루도 빠짐없이 싸웠다.
" 좆같네. 겜이나 해야지. "
...
늘상 VRC를 켜는 시간.
늘상 보는 유저가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목소리가 좋았다.
당연히 낯이 익었다.
그녀석은 내 호감 친구였으니까.
예전부터 항상 같이 놀았다.
늘, 괜찮은 사람이었다.
말도 잘 통했고,
게임 취향도 비슷했고,
새벽까지 떠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서로 디코를 교환하고,
트위터도 팔로우하고,
친구창 맨 위에 고정될 즈음.
나와 그녀석은 결국, 과몰입이 되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근데 갤에서는 닉 뭐 쓰세요?"
"아 저 유동인데."
"아."
"IP는..."
녀석이 숫자를 읊기 시작했다.
익숙했다.
너무 익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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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
"...설마."
"..."
"...너?"
"..."
"...너였냐?"
"..."
"..."
"...너도 이제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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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그리고 동시에 터져나오는 비명.
"아니 씨발!!!!"
"왜 이제 알았는데!!!"
"그때 그 댓글 니가 쓴 거였어?!"
"그럼 니가 그 반박글 쓴 새끼였냐?!"
"개새끼야!!!"
"너도 똑같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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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우리는 네 시간 동안 과거 로그를 뒤졌다.
싸운 기록.
차단 기록.
저격글.
비추.
댓글.
끝도 없이 나왔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손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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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이 안 좋았네."
"ㄹㅇ."
"근데 왜 친해졌지?"
"글쎄."
잠시 침묵.
그리고 상대가 작게 웃었다.
"그래도."
"응?"
"이제는 네가 좋으니까."
"..."
"갤에서 싸우던 것보다 지금이 더 재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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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들은 순간 깨달았다.
가장 싫어했던 유동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고.
가장 많이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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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갤에 새 글이 올라왔다.
[과몰입 시작했는데 상대가 예전에 존나 싸우던 유동임 ㅋㅋ]
조회수 3.
댓글 47.
첫 댓글.
"주작."
작성 IP.
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