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호감고닉 월드컵 TOP 5 안에 들어가 있는 절대 호감 브갤의 공녀인 나에게 너 따위가 도킹을!?"
오늘도 실패했다.
그래. 이게 나다.
무플 랭킹 TOP 5위 안의 개좆소 ㅇㅇ반고닉.
VRC 등급 Known User.
친구 수 30명.
아무도 날 모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모르는 것도 아닌 애매한 위치.
한마디로 말하면—
"어? 닉네임은 본 적 있는데."
정도의 인간.
그게 바로 나였다.
그런 내가.
VRChat 갤러리 호감고닉 월드컵 TOP 5위.
팔로워 수 미친 수준.
방송 키면 사람 수십 명이 몰려드는.
그녀에게 오늘도 도킹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보내고 나서 3초.
후회했다.
'미친놈아.'
왜 보냈지?
왜?
내 친구창 평균 접속률 12%.
그녀 친구창 평균 접속률 98%.
나는 소규모 자영업자.
그녀는 대기업.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그렇게 차단을 기다리며 침대에 누운 순간..
띠링.
답장이 왔다.
> "안녕하세요~"
"...어?"
..
그날 이후.
나는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호감고닉은.
생각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1일째.
"오늘 뭐 하셨어요?"
2일째.
"월드 같이 가실래요?"
5일째.
"아 그 아바타 귀엽네요."
10일째.
"오늘 안 들어오셨어요?"
잠깐.
뭔가 이상했다.
보통은 내가 들이대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상대가 먼저 말을 거는데?
왜 상대가 먼저 조인 타는데?
왜 상대가 먼저 디엠 보내는데?
20일째.
친구가 말했다.
"야."
"왜."
"그 호감고닉이 너 좋아하는 거 아님?"
"미쳤냐?"
"아니 진짜."
"정신병원 가라."
나는 믿지 않았다.
당연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나는 친구 30명.
그녀는 친구 3000명.
나는 무플.
그녀는 댓글 200개.
나는 Known User.
그녀는 사실상 NPC 없는 갤의 여왕.
그런 사람이 나를 좋아할 리가.
50일째.
"오늘 다른 사람이랑 같이 계셨네요."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웃으며 말했지만.
묘하게 표정이 어두웠다.
70일째.
"저 있잖아요."
"네?"
"요즘 오면 제일 먼저 누구 찾는지 알아요?"
"...?"
"비밀."
그녀는 웃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 처음으로 깨달았다.
혹시.
정말 혹시.
..
100일째.
새벽 3시.
둘만 남은 인스턴스.
잔잔하게 흐르는 월드 BGM.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처음에는요."
"네."
"그냥 재미로 답장한 거였어요."
"..."
"근데."
그녀는 잠시 시선을 피했다.
"어느 순간부터."
"네."
"로그인하면 당신부터 찾게 되더라고요."
호감고닉 월드컵 TOP 5.
친구 수 수천 명.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
그 모든 것을 가진 그녀가.
수십 명 친구밖에 없는 개좆소 반고닉을 보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니까..."
"응."
"책임지세요."
『호감고닉에게 호감받기』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VRChat에서 가장 어려운 업적은
트러스티드도,
친구 1000명도,
호감고닉에게 호감받기도,
호감고닉 월드컵 1위도 아니다.
그날 이후로 내게 수많은.. 나같은 놈들이 대공세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아ㅡ. 깨달았어."
끝없는 투쟁,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엔드 콘텐츠였다는 것을.
이걸 이겨내는게 진정 어려운 업적임을.
《퀘스트 시작, 호감고닉 쟁취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