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프플 인스턴스에 들어오자마자 친구가 내 어깨를 툭 쳤다.
"그 알중 난동꾼 또 왔다."
순간 주변이 술렁였다.
"진짜?"
"오늘도 술쳐먹었나?"
"도망가자."
저 멀리서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한 유저.
한 손에는 가상의 맥주 캔.
붉게 달아오른 얼굴.
그리고 엄청난 존재감.
"어이!!!"
쾅!
테이블이 뒤집혔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
"또 시작됐다!"
"방장 불러! 강퇴시켜 크아악!"
그녀는 유명했다.
브음주 난동꾼.
프플을 뒤집어엎는 문제아.
술만 마시면 온 월드를 돌아다니며 시비를 거는 위험인물.
나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날 밤..
우연히 그녀를 따라가기 전까지는...
---
"으으..."
공원 월드, 근처 구석.
아무도 없는 곳.
난동을 부리던 그녀는 벽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
"나 또 이상한 소리 했겠지..."
작은 목소리.
"분명 다들 나 싫어할 거야..."
눈가에는 눈물까지 맺혀 있었다.
"...어?"
나는 멍해졌다.
아까까지 사람들한테 소리 지르던 사람이.
지금은 버려진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기."
그녀가 움찔했다.
"히익."
"..."
"..."
"왜 숨어 있었어요?"
내가 묻자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사람이 무서워서."
"...예?"
"맨정신으론 말을 못 걸겠단 말이야..."
그녀는 얼굴을 감쌌다.
"그래서 술 마시고 용기 내는데..."
"그게 난동이 되는 거예요?"
"응..."
"..."
"..."
생각보다 심각했다.
"친구 만들고 싶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청."
"근데 말을 못 걸어?"
"응."
"그래서 술을 그렇게 마셔?"
"응."
마지막 대답은 거의 울먹이는 수준이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모두가 싫어하는 브음주 난동꾼.
그 정체는.
친구를 만들고 싶은데 말을 못 걸어서 술에 의존하는 초중증 커뮤니케이션 장애인이었다.
"..."
"웃지 마."
"안 웃어."
"방금 웃었잖아."
"조금.."
"느금마 씨발련아아악!!!"
..
그날.
퍼블릭 최악의 난동꾼의 비밀을 알게 된 사람은.
아마 나 하나뿐이었을 것이다.
"친구 신청 보내도 돼?"
"..."
잠시 침묵.
"그거."
그녀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술 안 마시고 처음 해보는 거라."
세상을 뒤집어엎던 브음주 난동꾼보다.
지금의 그녀가 훨씬 더 위험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나는 그녀를 잘못건드린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