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또렷하지만 기대하지는 않는 눈빛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르륵
드르르륵--
적막하리만치 고요한 한 남자의 공간엔 컴퓨터 책상 위의 마우스 휠 소리만이
이 공간에 고요를 깨트리고 있을 뿐이었다.
어느 순간 스크롤이 멈춘 그는 딸칵- 하고 글을 클릭해본다.
"빵이다....!"
거의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의 미소가 입꼬리에 띄워진 채 그는 콜라를 한 모금 들이 마셧다.
컴퓨터 책상 위에는 산더미 만큼 많은 치킨이 혼자 있는 남자와 대비되게 쌓여있었고
그 옆에는 콜라 1병이 치킨의 양에 비해 초라하리 만치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몇조각이나 먹은 치킨에 턱 막힌 속을 겨우 1번의 콜라로 목을 축인 채
남자는 다시 스크롤을 이어간다
드르륵-
드르르륵-
딸칵.
"......농이다......"
남자는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라도 보는 눈으로 치킨을 내려다 보면서도
마치 이것이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것 마냥 치킨에 손을 뻗어 입에 와구와구 집어 넣는다.
드르륵 드르륵 드르르륵-
딸칵-
".......또 농인가......"
기름진 입속과는 다르게, 남자의 입술은 수분이 섭취되지 못해 매말라 있었다
그는 치킨에 다시 손을 뻗는다.
그는 지금 너무 간절했다.
이 텁텁함을 한번에 넘겨줄 콜라가 한 모금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간단히 손만 뻗으면 닿는 콜라를 어째선가 입에 털어넣지 못하는 모양이다.
드르륵- 드르륵 드르르륵--
"........이건 또 뭐야...?"
남자의 32인치 모니터에는 앳된 얼굴과는 별개로 그 얼굴보다도 큰 가슴을 달고있는 아바타의 사진이 덩그러니 펼쳐져 있었다.
흔히 세간에서 농빵이라고 하는 것이렸다.
그는 별안간 콜라에 손을 뻗다가. 반대쪽 손으로 그 손을 잡고는 다시 몸쪽으로 되돌린다.
그는 콜라 한모금이 너무 고팠다. 하지만 약속을 어길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는 농빵은 그럼에도 농 이라고, 이것을 빵으로 여겨 콜라를 마신다면
하며 신성모독이라도 되는 것으로 여기는 탓이었다.
사하라 사막같이 매마른 식도에 다시금 치킨이 밀려들어온다.
드르륵 드르륵- 드르르륵- 딸칵!
젖소고닉이라고 메모 된 글을 클릭한다.
그는 드디어 적막한 사막같이 메마른 입술에 콜라라는 오아시스를 선사할 수 있으리렸다.
또다시 그의 얼굴엔 알아보기 힘든 옅은 미소가 퍼져 나가는 것이었다.
한 손으로는 콜라에 손을 뻗고, 한 손으로는 스크롤을 내린다.
허나 그 손은 콜라에 닿기전에 멈추었다.
더불어 그의 동공도, 이전에 본 적 없을 정도로 확장되어 있었다.
마우스를 잡은 그의 손가락에는 미세한 떨림마저 느껴졌던 것이다.
그의 핏대 선 안구에 비치는 화면 속에는
젖소고닉이라는 메모가 적힌것과는 상반되게
땡그란 눈의 쇼콜라 아바타가 비치는 탓이었다.
그의 눈에선 배신감이 느껴졌다.
콜라를 향해 손을 뻗던 그의 멈춘 손은, 원수의 가슴팍을 벌려 그 안에서 심장을 헤집어내듯이
빠르고 분노에 찬 채로 치킨을 움켜쥐었다.
그는 이내 떨리던 손으로 치킨을 입 안에 잔뜩 욱여 넣은 뒤
젖소고닉이라고 적힌 메모를 지워버리기 시작했다.
치킨을 우적 우적 씹는 그의 볼 위에서는
폭포같은 물줄기가 양쪽에서 투두둑 하고 스러져 내려오는 것이었다.
그 눈물이 마치 콜라의 대신이라는 것 마냥 이미 짭잘한 치킨을 그의 눈물로 염지하여
그 수분으로 목을 축이며 그는 시뻘건 핏대가 선 눈으로
믿지 못하겠다는 것 마냥 화면을 바라본 채 기계적으로 치킨을 씹기만 하는 것이었다.
접시 위의 치킨은 산더미 같던 치킨은 전부 사라졌다.
하지만 치킨에 비해 한참 부족하게 챙겨왔던 콜라 1병은
아직도 그 몸에 5/6정도의 양을 남겨두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남은 콜라를 다시 넣기 위해 냉장고를 열었다
그곳에는-
그곳에는 냉장고 속 빛이 샐 틈도 없이 콜라가 가득 차있었다.
그 곳에서 빠진 퍼즐의 한 조각을 채워넣듯이 방금 남긴 콜라를 끼워 넣었다.
남자는 목이 말랐다.
하지만 정말로 더 목이 말랐던 것은
더이상 갤러리에서 빵 아바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 남자의 기묘한 식습관은 처음 vrchat갤러리를 하는 순간부터 이어진 것이었다.
큰 가슴을 발견하면 콜라를 한 입.
작은 가슴을 발견하면 치킨 한 조각.
처음 갤러리를 시작 했을 때엔
치킨은 몇 조각 먹지 못해도 콜라를 왕창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배가 고파도 그것이 좋았던 것이다.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와하하-! 하고 크게 웃고 만족하며 갤러리를 껐다.
큰 가슴 아바타에 배고프진 않았을 것이기에,
하지만 시간이 변하여
어느순간 치킨 한 입. 콜라 한 번
치킨 두 입. 콜라 한 번
치킨 다섯 입. 콜라 반 번...
남자는 목이 말랐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목이 말랐던 것은.
오아시스와도 같은 그 많던 젖 아바타들이
자취를 감추고. 또한 그 유행에 편승해
큰 가슴이었던 자들도 작은 가슴이
되어가는 것을 본 그의 마음이
진정으로 고파했던 것은 큰 가슴 빵 아바타이리라.
큰 가슴 하나에
커져가는 소년
큰 가슴 하나에
커져가는 소망
큰 가슴 하나에
커져가는 소원
큰 가슴 하나
그리고..........
그리고.......
작자 미상 ー [큰 가슴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