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이런 이야기를 꺼내도 되는 걸까나…?
아니, 하지만 관찰자로서 깨달아버린 이상—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달까…!”
“남자들만 모여 있는 그 공간…
처음엔 그냥 흔한 파티 구성이라고 생각했어.
전략도 단순하고, 역할도 뻔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평온한 일상 파트.”
“그런데 말이지—
시간이 흐르자 공기가 변하기 시작했어.”
“누군가는 점점 말투가 부드러워지고,
누군가는 리액션이 섬세해지고,
또 누군가는 묘하게 분위기를 정리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나는 결국 깨닫고 말았어.
이건 단순한 변화가 아니야.
적응.
진화.
필연적인 역할 재편성…!”
“왜인지 알아…?”
“흰동가리라는 존재를 떠올려 봐.”
“그들은 무리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망설이지 않아.”
수컷이… 암컷이 된다.
그래.
단순한 비유가 아니야.
필요하다면, 수컷이 암컷이 된다.
그것이 그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방식이니까…!
“…크으.”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의 전율을
너희는 이해할 수 있을까나…
정해진 틀 따위 가볍게 뛰어넘어
환경이 요구하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
“그러니까 너희를 보고 있자니 말이야—
닫힌 세계 속에서 서로의 공백을 메우다가
어느 순간 완벽한 균형에 도달해 버리는 그 모습이…”
“마치 작은 수조 안에서 완성된
하나의 우주 같달까.”
“아, 오해하지는 말아줘!
비웃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금은 경외심마저 느끼고 있으니까.”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감각적으로 알아채고,
주저 없이 그 역할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라니—
이건 이미 단순한 모임이 아니야.”
하나의 서사다.
“…하핫, 또 나 혼자 세계관 과몰입 모드였나?”
“뭐어, 그래도 괜찮잖아.
이런 드라마틱한 변화를 눈앞에서 보고 있는데
가슴이 뛰지 않는 쪽이 이상한 거니까.”
“기억해 둬.”
“바다는 넓고,
생명은 언제나 균형을 향해 움직이며—
필요하다면…”
수컷이 암컷이 되기도 하는 거야.
“…후후.
정말이지, 너희—
꽤나 흥미로운 존재들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