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사회생활 멀쩡하게 하고, 건강한 사람들과 어울리다 이 게임 입문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 게임에 들어와서 vrc 생태계 속의 별에 별 사람들을 보다보면, 골 때리고 화나는 경우가 많을 거다.
현실에선 찾기도 힘든 기이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나, 1년 365일 우울증에 빠진 사람, 우울한 에너지를 지인에게 퍼뜨리지 못 하면 죽는 병을 가진 사람을 보면 특히 더 그렇게 느낄 수 있겠지.
좀 과격한 사람이라면 그들을 보며 이렇게 느낄 수도 있을 거다. 저 인간은 대체 뭐가 힘들다고 왠종일 저러고있는 거야. 때리고싶네.
근데 그러지 마라. 이 게임 속 사람들한테 너무 열내지 마라.
인간은 절대 안 변한다는 쓸모없는 소리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그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이해해보라는 거다. 간단한 이야기다.
vrc에서 꼭 놀아야하는 소수의 멀쩡한 사람을 제외하면[ex)낮에 일을 해서 밤에 놀아야한다], 대부분의 멀쩡한 사람은 현실로 탈출한다.
현실에서 친구가 많고 재밌게 놀 수 있으면, 당연히 현실에서 노는 편이 더 재밌으니까.
그렇게 멀쩡한 사람의 비율은 점점 줄어드는데, 이상한 사람의 비율은 거의 줄지 않는다.
외모나 의사소통능력, 이상한 정신세계로 현실에서 도태된 사람들. 그들은 vrc가 아니면 있을 곳이 없다. 외모는 아바타로 숨겨지고, 의사소통은 채팅으로 숨겨지고, 이상한 정신세계는 다른 이들도 이상해서 문제될 게 없으니까.
그런 사람들이 서로 힘내라 응원하고, 북돋아주고, 때로는 사랑도 하면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거다.
그러니 힘들게 버티고 있는 그들에게 돌을 던지지 마라.
그들에겐 인생 자체가 크나큰 고난이고 역경이다. 그들은 고통을 견뎌낼 역치가 평범한 사람들보다 매우 낮다.
vrc에선 하하호호 떠들고 웃어도, 헤드셋을 벗고나면 우울감과 좌절감에 힘든 하루하루를 간신히 견뎌내고 있을 거다.
집에서 왠종일 vrc만 하는 사람의 정신이 탄탄하면 얼마나 탄탄하겠는가.
때로는 화도 날 것이고, 억울함에 분통이 터지겠지만, 그래도, 너무 열내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