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한 4월? 5월쯤 이였을거임
날씨가 슬슬 풀려서 브알 하기에 조금씩
더워지는 게 체감 올 때 였거든
제목에도 적어뒀지만 스토커 이야기야
3월쯤에 화본역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고
생각보다 이야기도 잘 통하고 목소리나 태도도
제법 젠틀해서 VRC에서 만나기 드문 사람이였어
당시에는 왜 이 사람이 개 미친새끼인 줄 몰랐을까
그 첫 만남 이후로도 스토커와는 지속적으로
친분을 쌓아갔었는데
보통 나는 저스트 댄스나 보이드에서
춤을 추며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조금 지치면 조용한 월드에 가서 혼자 힐링하거나
친구들 몇 명과 프플방에 모여서 소소하게 놀곤 했었지
보통 그렇게 친구들과 항상 모이는 월드가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유저가 월드에
방문을 하면 종소리가 울리는 월드였어
그 종소리가 제법 커서 대화에 집중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항상 인지할 수 있는 정도거든
어느 날 부터인가 분명 종소리가 났는데
아무도 없는 경우가 있더라?
처음엔 한 두번으로 시작 했다가 나중에는 너댓번
이 후에는 정말 10분 마다 소리가 나더라구
지인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그 빈도가 잦아지니까 슬슬 신경이 쓰였나봐
그래서 다음에 모였을 때는 월드 내부 쪽 말고
조인 했을 때 최초 입장 스팟에 대기해보기로 하고
헤어졌었어
다음 날 우동월드를 이것저것 체험해보는 중에
항상 만나는 친구들이 롤 하는 거 한 판만 끝나고
30분 쯤 뒤에 다들 접속한다더라구
그래서 내가 미리프플방 월드를 생성하고
기다리는 동안 데탑모드로 인터넷 서핑을 좀 하고있는데
종소리가 울리는거야
분명 친구들은 30분, 빨라도 15분 뒤에 온다고 그랬는데 말야
누구인 지 확인하려고 데탑 모드를 끄려는 순간에
들어온 사람이 먼저 입을 뗐어
'드디어 혼자 계시네요'
문맥 상 당연히 눈치를 챘겠지만 그 스토커 새끼였어
순간 좀 당황스러워서 아무 말이 안나오더라
그렇게 한 10초 쯤? 정적이 흘렀을까
그 사람이 다시 말을 이어갔어
'저는 님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둘만의 시간을
좀 보내고 싶은데.. 어쩜 그렇게 혼자 계시는 시간이
없으신거에요? 내가 며칠을 이 월드에 들락날락 했는지
알기는 하시려나 모르겠어.'
이 말 듣는 순간 바로 VR 벗고 게임 껐어
온 몸에 소름이 확 돋더라구 진짜...
아마 그 날 이후로 한 3일 정도 VR에 눈길도 안줬던걸로 기억해
그 날 만나기로 했던 친구들한테는 잘 설명했고
며칠 쉬니까 멘탈이 좀 돌아와서 다시 VRC접속을 했어
이게 참 ㅋㅋㅋ 그런 일 겪어도 브알 안하곤 못 배기더라...
접속하자마자 친구창에 스토커 오프라인인 거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블락 해버리려고 하다가
블락 먹은 거 알면 진짜 계정 새로파서 계속
쫓아오기라도 할 것 같은거야.. 뭔가 그 촉이 있었음..
그래서 나중에 대화로 좀 잘 풀어봐야겠다 생각했지
여튼 그렇게 접속한 날에는 평소에 보이드에서
같이 춤추던 외국인 친구 한 명이 인바를 보냈었어
타고 가니까 볼트 클럽이였는데 누가 디제잉도 하더라
그래서 여기 지금 뭐하냐고 물어봤더니
저기 디제잉하는 사람이 자기 친구인데 오늘 여기서
파티하는거래
평소에 내가 춤 추는 거 좋아하니까 초대한거라고
같이 놀자고 하더라.
그렇개 한 40분정도 춤추고 놀다가 그 외국인 친구가
또 다른 자기 친구라면서 누굴 소개를 시켜줬음
TDA 남자버전 울프보이 쓰는 친구였는데
랩댄스 같은 거 막 추고 되게 마초적인 친구였음
여튼 그렇게 서로 친분 쌓고 하다가
그 마초적인 친구는 또 자기 여자친구를 소개해주더라고
되게 발랄한... 어... 전형적인 미국 틴에이지 스타일
여자애였는데 걔랑도 금새 친해졌구 ㅋㅋㅋ
그렇게 잘 놀다가 조금씩 루즈해지는 타이밍에
마초친구가 와서 그러는거야
이제 슬슬 파티 끝날텐데 다른데로 이동해서 더 놀자고
그래서 어디? 재미있는 월드 있냐고 물어봄
ㅋㅋㅋㅋ 마초놈이... 음... 어 웨잇... 웨잇... 이러더니
H파티 포탈을 열더라 시발 ㅋㅋㅋㅋ 하...
근데 그 때 당시에 나는
이런 저런 월드도 엄청 다녀보고 친구도 꽤나 사귀어서
슬슬 VRC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었음
권태기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다른 건 많이해봐도 H방이나 H파티는 가본적 없던 나라서
호기심이 요동치더라... 나란새끼...
그렇게 한 몇 초 고민하다가 오케이하고 같이 넘어감
이따가 마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