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일인데...
오랜만에 들어온 친구가 있길래 그 친구한테 조인 탔거든
프플방이었음.
거기에 그 친구랑 나랑 친하게 지내는 친구 한명,
그 외 친구의 친구들끼리 모여있었음. 다 합쳐서 8명정도 되는거 같았어
딱 들어섰을때 분위기는 그냥 보통
막 활기찬것도 가라앉은것도 아닌 평소대로의 느낌?
들어서서 간단히 인사하고, 여느때처럼 얘기 듣고 있는 와중에 오랜만에 들어왔던 친구가 나에게 근황을 물어오더라구
근데 이 친구가 내성적이라 원래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타입은 아니라,
무슨 얘기가 하고 싶으신 모양이구나~ 하고 간단하게 내 근황 얘기하곤
xx님은 요즘 뭐하고 지냈어요? 최근 안 보이시던데 바쁘게 지내신거 아니에요? 물어보니까
가까운 친지가 돌아가셨다는 충격적인 대답이 돌아옴
그 누구도 예상 못 한 초대형 사건에 주위 분위기는 바로 얼어붙었음
내가 잘못 들은게 아닌가?? 근데 제대로 들었던거면 어떻게 하지??
그런 생각하면서 네?? 라고 반문도 못 하고 멈춰있었음
다들 조용히 상황을 살피던 때 옆에 있던, 말을 능숙하게 하는 내 다른 친구가 저런... 하면서 그 친구와 얘기를 침착히 이끌어 감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음
뭐라고 말을 열심히 고르고 있긴 했는데 도저히 말할 엄두가 안 나더라구
뭐라 말하건 부적절하고 마음을 무겁게만 할 거 같았어
내가 어떻게 감히 거기에 "이해합니다" 따위의 말을 할 수 있겠음
도저히 슬픔의 깊이를 가늠할수가 없어서 그냥..그냥 있었음
그 친구는 얘기하면서도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거 같았어
이야기가 한 5분정도 진행되는 도중이었는데
옆 사람 중 하나가 완전히 가라앉은 공기를 견디기 힘들었는지 문득 얘기를 꺼냄
이런 이야기는 여기선 부적절한거 같다,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내가 그치만 이건 큰 사건이잖아요 라고 대답하니까
그건 맞지만 말하는 장소가 부적절하다더라구
그 사람 입장도 이해는 감.
그 사람 입장에선 잘 놀고 있는 와중에 생판 남이 갑자기 분위기를 침통하게 만들어버린거니까...
아까도 말했다시피 그 친구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 사람의 말을 수용하곤 더 이상 말을 안 함...
근데 나는 이렇게 끝내면 안 될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음
친지가 위독한지는 몇 주 됐다고 했는데, 그 중간에 나한테 조인 와서 잠깐 시간 보내다 갔었을 땐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거든
그 정도로 자기표현에 신중한 친구인데, 이 친구가 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 엄청난 내적갈등을 했을걸 생각하니
절대로 이렇게 얘기를 끝내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 혼자 월드 이동한 뒤 인바이트 보냄
근데 도저히 뭐라 말을 꺼낼수가 없더라
어떤 이야기를 꺼내건 어느정도 정리되었을지도 모를 슬픔을 다시 끄집어내버리는건 아닐까봐...
진부한 말밖에 떠오르질 않아서, 진부한 위로만 하다가...
금방 다시 전에 있던 월드로 돌아가곤
조금 있다가 헤어짐
사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진부한 표현밖에 떠오르지가 않음.
내가 감히 헤아릴수 없는 슬픔이라 그런가 봐
그래도... 이겨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