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전에 나를 블록한 녀석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평소에 메타몽 아바타를 착용한채로 메타메타 컨셉질을 하던 녀석이 그 날은 어쩐지 컨셉질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던 내가 다가가자 대화하던 상대는 사라지고 녀석과 나만이 그 장소에 남게 되었다 시종일관 컨셉질을 유지하던 녀석이 컨셉질을 그만둔 광경을 본 나 역시 컨셉질은 중단하고 녀석의 사정을 경청하게 되었다
이야기는 약 1시간 반이 넘게 이어졌고 그 속에는 분노와 염세적인 생각이 잔뜩 들어있었다 완전히 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큰 줄기는 대략 이러했다
'자신이 독재자가 되어 자신 이외에 모든 사람을 폭사시키고 본인도 세상을 떠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해서 이야기를 다 듣고 어색한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을 해보았다
'능력도 없고 염세적인 사상을 가지고 자신들을 폭사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지도자의 위치에 서기는 쉽지 않다 본인이 죽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냐 등등'
마지막에는 하다못해 같은 사상을 공유하거나 지지해줄 친구가 필요하다고 했더니 불같이 화를 내며 당신이 뭘 알면서 지껄이냐고 하며 말을 막았다
교우관계가 좋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단편적으로나마 말했다 따돌림을 당하고 물리적인 폭행까지 당해서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그것은 녀석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 보다도 대부분의 사람에게 용인되지 못할 사상으로 생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이 녀석을 향한 안타까움이 더 커서였을 것이다
그 녀석이 어떤 고통을 받았을지에 대해서는 짐작 가는 바가 없지만 높은 자살율과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한 이 세상에서 그 무의식속에 무엇이 쌓였을지는 대충 알 법 했다
나 역시 유학 생활에서 인종을 이유로 괴롭힘과 차별을 받아 몇 달간 폐인이 된 적이 있으나 그것에 계속 얽매일수록 좌초되고 만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상기한 내용을 전달했으나 '자신은 당신이랑 다르다'며 아무리 당신이랑 말해도 헛일이라는 투로 그 자리에서 블록을 당했다
그 녀석이 살아있는지 어떤지 내게는 알 방법이 없다 일방적으로 블록을 당했지만 녀석이 어디로 가든지 예전의 밝던 자신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