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야지
당연한 말이다
근데 그게 모든상황에 통용되는 말인가?
넘어졌으면 넘어진대로 있는것도 나쁘지않지않을까?
또 넘어지면 견딜 수 있을까?
달리고 있을땐 희망이 보였다.
내가 어느정도 달릴수있을지 예상할수있었다.
나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고 주변모든환경을 파악하고있다고 믿었다.
적어도 돌부리에 넘어지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지치는법이 없었고 자신감을 넘어서 오만해지기 시작했다.
넘어지는사람들을 보며 '넘어지기전에 걸었어야지 그랬다면 넘어지지 않았을거야' 라고 말했다.
사람이 변하는것이 느껴졌다.
머지않아 나는 넘어졌다.
돌부리에 걸린것이 아니었다. 더 바보같은 이유에서 였다.
멀쩡히 달리던 나는 생각했다. 저 내리막길에서 달리면 더 빠르지않을까?
내리막에 발을 딛는순간 평소달리던길이 아니어서그랬는지, 단순히 운이없었는지, 속도를 감당할수없었는지
모두 다 였는지 몰라도 바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몸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구르고 굴러 멈췄다.
충격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당연한결과였다. 평지도아니고 내리막에서 최고속도로넘어졌으니
패닉에 빠졌다. 꿈만 같았다. 이 아픔이 내가 멈춰있다는사실이 더 달릴수없을것이라는 두려움이
무엇보다 앞으로 나아갈 수있다는 희망이 없어졌다는것이 가장 슬펐다.
고개를 들어 세상을 보니 모든것이 달라보였다.
빠르게 지나가던 풍경은 멈춰서서 나를 내려다보고있었고
내 눈에 들어온 모든것들은 너무나 높아보였다.
일어나 걷는다고 하더라도 더이상 어느쪽으로 가야 옳은지 알수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괜찮다고했다.
어느방향이던 괜찮으니 다시 일어나서 걸으라고했다.
그정도 충격은 아무렇지 않다고했다.
심지어 다시 넘어진다고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피투성이에 그대로넘어져있는 내가 한심해보였을텐데 오히려 위로해주는 그녀가 대단해보였다.
만약 내가 그자리에 있었다면 넘어지기전에 걸으라고 했을텐데..
나같은 하찮은 사람이 얼마나 오만해져있었는지 깨달았다.
나는 여전히 넘어져있다.
다시 뛰지도 걷지도 일어나지도 않았다.
도저히 그럴수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않는다.
시간이 지나며 세상은 아무렇지않게 내옆을 스쳐지나간다.
나혼자 멈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