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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20250822갤기장
글쓴이
새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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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vr/4955566
  • 2025-08-22 10: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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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다녀왔다. 의사가 날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다.

제가 환자분한테 정신에 문제 있다고 한 적 있나요? 한번도 없죠? 저는 항상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했어요. 이게 다 컨디션이 계속 떨어져서 그러는 거에요. 라고 말했다. 약간 화가 난 듯 했다. 아니면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사는 나와 대화하는 것을 귀찮아한다. 나는 그것을 물어본 적도 있다. 나와의 대화를 꺼리는 것 같다. 더이상 진주에 살고 싶지 않다. 모든 사람들의 눈이 나를 노려본다. 다들 나를 꺼림칙해한다. 낯선 사람과 눈이 맞을 때마다 숨이 턱 막혀온다. 이 장소에서만 그렇다. 망할 BMW 씨발년놈들때문에 이렇게 된 것일지도, 어쩌면 이 동네 자체가 호전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 정신과 의사조차도 공격적으로 느껴진다면 이곳이 문제인 것 아닐까? 어쩌면 내가 문제인 것 아닐까? 그렇다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정말 웃긴 생각이지만 진지하게 지구 반대편의 연인에게 도망칠까 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 아예 이 나라를 떠나버린다면, 지금껏 살아온 생을 저버리고 이국으로 떠난다면 나는 깔끔하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아마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의 문제는 나인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더이상 탓할 가족도 탓할 사회관계도 탓할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아서, 지금 내가 느끼는 모든게 오로지 나 혼자만의 것이다. 내가 그랬다. 내가 나를 몰아넣고 있고 내가 나를 불쌍히 여겨 나를 용서해주고 그런 나를 역겹다는 듯이 쳐다보는 나에게 찔려 되려 내게 화를 내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휙 지나치려다 문득 그것이 전부 나라는 것을 깨닫고 길바닥에 주저앉은 내가 있다. 

나는 내 옆의 연인을 버릴 것이다. 나는 지구 반대편의 연인을 버릴 것이다. 나는 내 친구들을 뒤로하고 일터에서 무책임하게 도망쳐나와 감히 자유를 꿈꿀 것이다. 6층은 너무 낮은 것 같다. 하루에 스무시간을 내리 잠드는 것도, 몸에 성한 곳이 남아있지 않은 것도, 이제 그 무엇도 맛있지 않은 것도, 미친 사람처럼 사람이 보고 싶은 것도, 미친 사람처럼 사람이 보고 싶지 않은 것도, 전부 그날이 가까워졌기에 라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일까? 내일일까? 흔히들 죽을 날이 다가오면 직감한다고 한다. 자신이 죽을 날이 언제인지를 안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 얼마나 행복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나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부질없다. 결국 내가 철저히 준비하면 할수록, 누군가가 나를 훅 꺼뜨릴 기회만 늘리는 것 뿐이다. 미안해, 미안하다고 죄송합니다 라고 몇 번이고 고개를 숙여보아도 눈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가증스러운 얼굴에 뺨아리를 후려주고 싶다. 약간 타버린 코일이 목을 쿡쿡 찔러주는 것이 이제 익숙해져서 단짠단짠도 아니고 단탄단탄 수증기를 먹자. 새로 액상도 두개나 샀는데. 새로 일도 세 개나 들어왔는데, 같이 여행가자는 친구도 있고 대전에서 사람들 만나기로 했는데? 친구 이사가면 집들이도 하기로 했는데? 그 모든 약속들에 나를 묶어서 진정으로 적절한 때를 놓쳐버리는 건 아닐까? 결국 살아간다는 건 약속에 묶여 그 다음 약속을 기다리고 그 다음 약속을 기다리는 것의 연속이라면 지금 놓을 때가 된 건 아닐까? 어차피 실패할 지도 모른다면 일단 해보는 것이 후회없는 선택이 아닐까? 하지만 내가 성공한다면 정말 미안해. 계획에도 없이 태어난 채로 이리저리 모난 곳을 부딪히며 살아왔는데도 둥글어지기는 커녕 유리 조각 마냥 이상한 모양으로 깨지기만 해온 것 같아서 나는 그래도 노력을 하긴 했는데 라는 변명도 더는 통하지 않을 어른이 된 지 한참이 지났다. 죽을거면 너 혼자 뒤지라고, 여기저기 민폐 끼치지 말고 내 핑계 대지 말고, 자살할거면 친구도 더 만들지를 말라고, 조용히 해 조용히 하라고 한 사람이 하나 둘 어쩌면 서넛. 

요즘 노래도 잘 듣지 않는다. 소음을 덮으려 듣는 노래가 더욱 소음이고 결국 노래를 듣지 않아도 나는 노래를 들을 수 있으니까. 그래도 앨범 단위로 들어보는 게 좋다고 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내게 실망했다.

남아 있는 버킷리스트를 세어 보려 하니 나는 애초에 버킷리스트가 없었다.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는 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도 꿈을 꾼 적이 없었다. 

나는 너무 오래 살아 있다. 아는 사람들이 슬퍼할 거야, 살아서 끼치는 민폐보다 죽어서 끼치는 민폐가 더 많을 거야 협박이 들려와도 어쩔 수 없이 그걸 신경 쓸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다. 나는 나한테 쫓기고 있다.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적이 없었는데 왜 지금 끝내라고 닦달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싫다고 뿌리쳐 봐도 계속 계속 안녕! 오늘도 살아있네! 왜? 라고 질문을 던지며 무례하게 나한테 참견질이야 좆같은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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