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시절에 공부를 할 때마다 진짜 집중을 못 했다
공부를 하다가도 이거 뭔가 재밌어보이네?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더 찾아보거나 공상을 시작함. 학교에서 요구하는 공부는 뒷전이 되어버림.
그 문제에 파생되는 문제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상하는데... 이런 공상을 수업 중간중간에도 하니 수업 성취도가 낮을 수 밖에 없었음.
또한 나는 또래에 비해 조숙했고, 공상을 즐기고 질문과 호기심이 많은데다 책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선생님들한테 너는 머리가 정말 좋구나라는 말을 자주 들었음.
그 반동으로 나는 오만에 빠졌지... 중학교때까지는 대충 공부 한걸로도 높은 성취를 냈고, 내 오만함은 더더욱 높아지기 시작함.
겨우 이정도 공부하는걸로도 나는 상위권이거든 하면서.
하지만 나는 역사에 기록될 천재가 아니었고
그냥 수재정도쯤 되는 킹반인이라는게 문제였다
중학교 시절엔 배울때마다 얼추 맞아들어갔던 공상과 나만의 이론은 고등학교에선 전혀 통하지 않았고
수업 중 딴 생각은 매우 심해졌음. 내 멋대로 이론을 짜고선 대입을 해보니 이게 안 된다고? 그럼 이건? 이건 되나? 이거 누가 만든거야? 왜 이렇게 작동하는건데? 어떻게 작동하는데?
아니 ㅋㅋ 그럼 열몇살짜리 꼬맹이가 짠 이론이 고등학교에서 통하겠음?
당연히 성취가 나올리 만무했고... 성취가 안 나온다고 제풀에 실망하고, 수업에 따라가지 못 하게 되니 공부는 때려치우고 걍 놀기만 했다
도서실에서 책만 읽는다던지, 아무 의미도 없는 철학적 공상을 한다던지. 게임도 물론 빠져 살았고.
내 자신이 사회로부터 서서히 도태되고 있다는건 당연히 알고 있었고, 걱정도 하고 있었으니, 실제로 공부하려고도 몇 번 했다만
역시 너무 걱정돼! 이제부터라도 공부하자! -> 공부중에 딴 생각 함 ->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포기) -> (몇 개월 뒤) 역시 너무 걱정돼! 이제부터라도 공부하자!
뭐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는 완전히 손 놓았음. 이미 늦어버렸다고 판단함
야망도 없고, 꿈도 없는데 걱정만을 동기로 공부하는게 잘 될 턱이 없잖아
물론 칭찬을 동기로 공부했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나한테는 통하지 않았음
칭찬을 받으면 그걸 동기로 삼는게 아니라 역효과로 오만해지기만 하니 ㅋㅋ 이건 가불기자너 ㅋㅋ
이건 정신병원에 가서 집중력 장애 치료 받아오는게 아니었으면 원래부터 답이 없었음
근데 그땐 이렇게 집중 못 하는게 병인지 전혀 몰랐음...
그 때 집구석도 이래저래 시끄러워서 세상 모든 불행이 내것만 같았기도 하고 뭐...
그냥 그랬다구...
퍼자고 내일 일이나 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