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게임을 하다 보면 회의감을 많이 느낀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그만할 때가 됐지 않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고있다.
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현실에서는 찾기 어려운 상냥한 유저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로 꾸며진 모습 때문에 더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고, 그런 친절함을 받으면 거절하기 어려운 기분이 든다. 현실에서 충족되지 않는 관계의 갈증을 게임에서 채우고 싶고, 그 안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그 결핍을 메꾸는 느낌을 받기 때문인 것 같다.
결핍을 채울 수 있는 게임이라면 이상적일 텐데, VR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상호작용을 하며 기대했던 위안과 달리, 때때로 그로 인한 압박감이나 불편함이 더 커지기도 함.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게임인 만큼, 다른 유저와의 상호작용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 VRC는 마치 군대처럼 사람들을 가두리 양식에 가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스트레스, 압박감, 그리고 감정적인 부담은 현실에서 군대에서 겪을 수 있는 것들과 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많음.
과도할 정도의 스트레스..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수많은 스트레스를 견디는 것, 그 자체가 일종의 대가처럼 느껴진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짧은 쾌락을 위해 정신과 몸이 서서히 망가져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죠. 그 즐거움이 잠깐이라도, 결국에는 그로 인한 상처나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으니까.
게임 속에서는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상냥함과 과도한 관심을 쉽게 느낄 수 있었음. 내가 별다른 노력 없이도 주변 유저들이 나에게 좋은 말만 해주고, 마치 예쁜 여자가 된 듯 나를 띄워주죠. 때로는 내게 잘 보이려고 하는 유저들,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과도하게 잘해주는 사람들까지 있고. 현실에서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해야지만, 게임에서는 접속하고 대화만 해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들과는 금세 친해지면서 마치 오랜 친구처럼 대우받는 경험을 하게 되죠. 그런 경험은 현실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특별한 느낌을 주기도 함.
하지만 안다.
그 감정이 오래가지 않을 감정이란 것을.
교류가 활발한 공간인 만큼 더 매력적인 다른 사람 찾으면 떠나는 되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데, 자꾸만 질척거리며 섹스 어필하는 유저들이 들러붙고, 결국 사람을 화나게 만든다. 친구는 좋지만, 과도하게 진지하거나 예의 없거나 눈치 없는 친구의 친구들까지 얽히면 짜증이 나기도 함. SNS나 커뮤니티에서도 별 일 없는 걸로 서로 다투고, 디스코드에서는 시덥잖은 일로 싸우며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기도 한다. 이런 모든 상황들이 다 쌓이고 쌓이면, 결국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욱 피곤하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음..
나는 외롭고 쓸쓸한데 그녀는 나를 바라봐주지 않고.
내 친구들도 예전 같지 않고 친한 줄 알았던 녀석들은 나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거 같아.
그렇게 몇 달 몇 년 보내는 유저들도 있다 나 또한 다르지 않고.
결국 이번에도 나는 브챗을 접지 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