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한 과목 남겨두고 현타왓다
이따가 지울건데 그냥 마음이 허 해서 쓴다
군대 2년 처놀고
1년 해외 놀러다녀서
이제 24살 2학년인데
너무 허망하다
학교도 서울에서 적당히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 학과 다니고 잇는데도
이게 정말 내가 하고싶었던 건지 지금에 와서는 확신이 안 선다
대기업공기업공공기관이 목적인 건 아니야
그런 곳 가려면 고등학생 때 기회가 얼마나 많았는데
교실을 거의 안 가니까 NCS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썩어났었고
그냥 내가하는거 공부하는게 재미잇엇고
직접 내가 설계하면서 그 설계 과정에 고뇌하는, 그 과정이 너무 좋았다
그 때마다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나를 전율시킨다
대회나 아웃소싱같이 물질적으로 직결되는 것에선 더욱 그러했다
일개 고삐리가 독학하면 얼마나 하겠냐만은
독학으로는 한계가 있는 분야가 있다. 때문에 대학에 진학했다
학연이 목적인 것도 분명히 있었어 지금와서 보면 이건 잘 풀려서 그나마 다행이다
내 고등학교 친구들은 그 때 나와 분기가 갈려
나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필드로 뛰어들었다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현업자들끼리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공감대가 적어졌다. 소외감이 느껴지거나 그러진 않았다
나 또한 캠퍼스 라이프 썰을 많이 풀어줄 수 있었기 때문에
어느덧 고등학교 졸업한 지 5년이 지났다
고등학교 친구들 4명 중 1명은 퇴사, 1명은 지금 군대에 있지만
남은 2명은 벌써 경력이 5년이나 생겼고, 그 기간 동안 나는 처 놀기만 했다
쌓인 지식은 서로 다르나. 학업에 필요한 지식과 필드에서 실제로 쓰는 지식은 다르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디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알고 있었다
고등학생 때 받아본 아웃소싱하고 참가했던 대회에서 설계했던 것.
1학년 때 랩실에서 좀 큰 프로젝트 하면서 논문도 같이 썼던 것.
내가 하고싶은 걸 하려면 학교가 아닌. 필드에서 이를 배워야 한다
랩실도 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1학년에겐 존나 진귀한 경험이라 그리 여겼을 수도 있다
근본이 달라도 결과가 비슷하다면 나는 아무렴 상관없다
선례를 들어보질 못해서 몰랐던 걸까, 알고싶지 않았던 걸까
왜 자기개발을 안했는가? 왜 좀 더 진취적이지 못했는가 ?
그 대답은 스스로에 대한 막연한 자부심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져라"는 보편적인 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하면 자만과 오만이 될 뿐이다
내가 그러했다
대학에서 근본부터 배울 수 있다면
여태까지 내가 해온 것들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난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
때 되면 잘 하겠지, 여태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거기서 발생하던 모종의 선민의식이 문제였던 걸까
스스로와 타협을 봄으로써 성장을 멈추고 그 자리에 안주하게 되었다
이윽고 지금에 와서는
할 수 있는데, 안 할거야 라며
스스로에게 정신승리를 하는 나를 어떤 계기를 통해 투영하게 되었다
내 열정은 다 어디로 갔지?
고등학생 때 교실도 안가고 틀어박혀서 내 공부를 하던 나는 어디갔지 ?
랩실에서 형누나들하고 좆뱅이치던 그 시절의 나는 어디갔지 ?
올해 들어서면서 부랄챗을 시작했다
그냥 mmd하고 저댄때문에 시작했었지만
이 게임(게임아님)의 본질은 소통과 대화다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정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모두 각자의 삶이 있고, 꿈이 다르다. 하고싶은 것이 다르다
디씨도 마찬가지지만 넷상에서의 인연은 weak link일 뿐이다
학연 지연 등이 아닌, 나와 연결고리가 전혀 없으며 가고자 하는 길이 다른
새빨간 "남"이기 때문에
그렇기에 오히려 나는 여기서 어떠한 무형의 가치를 찾고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부랄챗에도 열정을 잃고 있다
나를 걱정해주고, 끝까지 기다려주는 몇 명이 없었다면 아마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내 잃어버린 열정은 어디로 갔을까 ?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
그게 아니라 사실은 내가 변한게 아닐까 ?
사람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통해 얻는 지식 또는 타인을 통해 자신을 투영하는 등
무언가의 수단. 어떠한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내가 깨닫았지만 모른 척 하면서 상술한 것을 기다리는 위안을 하는게 아닐까
수많은 생각을 하며 오늘도 트래커를 충전기에 꼽는다
행동하지 않는 인생
갈비지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