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손을 포개어 올리고 부디 자신을 놓아달라 하는 당신의 눈빛은 언제나 그렇듯 부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언제나 당신이 화를 내는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며 눈치를 보지만 저도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화를 내는 당신은 제 상상이라는 것을
마치 밖에 나가면 모든 점원이, 행인들이,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마저도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처럼
아마 제게 보이는 당신의 부정적인 감정도 대부분 착각이겠죠
하지만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걸요
저기 카페 안에서 알바생이 저를 쳐다보며 비웃고 있고
횡단보도에 코를 대고 신호를 기다리는 저 차 안에서 누군가 제게 분노를 토해낼지도 몰라요
누군가의 의중을 알아내겠다고 끊임없이 파고들어가는 것을
다들 불쾌하다 여기긴 하겠죠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저는 당신의 눈알을 파먹고 얼굴가죽을 뜯어내어 그 안면근육을 다 살펴보아도 절대 당신의 감정을 제대로 모를 텐데
어떻게 사람들은 살아가는 걸까요
저는 타인을 불쾌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사람인가요
미안합니다
제가 이런 사람이라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사랑하는 사람마다 목을 긋고 도망가는 그런 역병같은 존재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꺼려하고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를 부끄러워하고
나를 사랑하던 사람들은 나를 견디지 못하는데
얼마나 더 노력해야할까요
얼마나 더 해야 나는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