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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포박당하고 재갈을 물린 적의 저격수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적국이 집중력이 높고 세심하다는 이유로 여성 저격수를 운용한다는 정보는 들었지만 스무 살 남짓 해 보이는 젊은 여자였다니...

생포 직전 무기를 버린 상태였고 입이 막히기 전에 포로 대우를 언급했다고 한다. 근처 민가에서 찾아낸 라이플을 조사해 보니 몇 주 전부터 주둔중이던 병사들을 사살했던 규격과 일치한다.

생포된 저격수를 둘러싼 병사들의 눈빛에는 대부분 분노와 그 외의 무언가가 아른거리고 있다. 생포한 적국의 포로는 본국으로 연행하여 관리한다는 규약이 현행하는 지금 지휘관으로서 나는...


저격수를 병사들이 좋을대로 하게 둔다 <ㅡ

규정대로 포박하여 감시하에 둔다



전쟁이란 그런 것이다.

적국의 저격수에게는 자비를 두지 않는다.

"마지막에 매장만 제대로 하고 그 전까지는 좋을대로 해라"

병사들은 흡사 고깃덩어리를 눈앞에 둔 하이에나 같은 얼굴이 되었고 생포된 저격수는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명령이시니 첨언하지 않겠습니다만...."

부관은 흡사 뱀의 시체라도 보고 있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선 숙소로 돌아갔다.

그날 밤 헛간 쪽에선 비명 소리와 웃음 소리가 겹쳐 새벽 늦게까지 끊이질 않았다...


부대의 사기가 1올랐다.

지휘력이 1올랐다.

도덕성이 2하락했다.

부관의 신뢰도가 1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