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조금 틀어지는 기분이 들거나, 실수를 하거나 하면
그 원인이나 파생될 결과를 계속 상상하면서 나 자신을 몰아붙이곤 함
알고보면 정작 상대방은 별 생각 없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내가 멋대로 망상하고 그걸 또 멋대로 끌어안고 끙끙대다가 지쳐버리는 식임
게다가 마음을 터놓고 지낼 관계를 원하면서도 나의 이상에 맞지 않는다 '싶으면' 내 멋대로 탈락시키고 선을 그어놓음. 건방지기 짝이없다. 내가 뭐라고? 내 주제에???
나는 겉으로 보기엔 편안해보이지만 실은 엄청 피곤한 성격임.
이 모든걸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생각하고, 티는 엄청나게 은근하게 내면서 이걸 눈치채주길 원함. 대화에서 화자의 의도 찾기를 시키는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ㅋㅋ
나는 사교를 매우 피곤해하는 성격이다.
사교의 필요량도 남들에 비해 턱도 없이 적음
설령 아무도 못 만나는 독방에 갇히더라도 플스 자유이용권만 준다면 1년은 불만없이 게임만 할 거임.
긴 학교 생활동안 사람과 모든 관계에 염증을 느낀 나는
무려 9년동안 잠수를 타고 누구와도 깊은 교류를 하지 않았음. 교류가 없는 그런 일만 골라서 했고.
심지어 그럼에도 4년정도는 외로워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냥 살았어.
위의 모든 이유가 겹치다보니, 나는 또다시 사교를 번거롭게 여기기 시작하고 있음.
놀랍게도 누구랑 치고박고 싸운것도 아니고, 다들 조인도 엄청 타주고, 서로 잘 지내고 있는데도 지쳐있음.
심지어 대부분 친구하고는 아직 스텝1임. 서로 알아가기 단계...
이 사람들은 사회생활같이 억지로 엮인것도 아니고 내가 고른건데도 이래
나 자신의 이기심에 기가 막힐거 같다...
그렇지만 이번엔 9년전처럼 또 도망치지 않으려고 함
나는 혼자여도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라는걸 이제 알았으니까
한낱 게임이긴 하지만 9년만에 새로운 친구를 만들었을때의 설렘은 잊기 힘들거야
조금 수틀리면 피하고, 도망치는건 내 아주아주 나쁜 버릇임.
이제 나 자신의 욕구만 취한 뒤 의무는 저버리고 도망치는 짓은 그만둬야 함. 그럴 나이야
남들을 내 이상에 비교하고, 멋대로 실망하는 일도... 타고난 성격이라 고치긴 많이 어렵겠지만 의식해가면서 그만두려고 함
이 글은 나 자신한테 거는 배수진이다
이번엔 도망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