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배경이였던 것 같아
반에서 애들이랑 떠들고 놀고 있었어
되게 특이하게 내가 있던 반이 20층이였고
교실 창문에는 밧줄 같은 게 있었거든
꿈 내용이라고해도 좀 어이없긴 한데
매일마다 그걸 타고 반대편 건물로 넘어가서 뭘 해야했어
그리고 이 날 당번이 나였던 거야
근데 나 실제로 고소공포증도 엄청나게 심하고
비가와서 밧줄도 엄청 젖어있어서 만져봤더니
되게 미끄럽더라구
그래서 나 이거 못하겠다고... 누가 좀 해줄 수 있냐고했더니
옆에 친구 한 명이 해주겠다는거야
그래서 미안하지만 부탁 좀 하겠다고 했어
근데 대신 해주겠다는 친구가 난간에 서서 밧줄 잡고
뛰는 순간에 위에서 밧줄 고정하고있는 구조물의
고정이 풀리면서 그 친구가 비명을 지르면서 떨어진거야
진짜 순간 너무 놀라고 미안한 마음에
엘리베이터 탈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계단으로
1층으로 내려갔어
가는 도중에 정말 힘들겠지만 살아있어달라고
울면서 내려가는데 5층 쯤 내려왔을까
내가 아는 다른 친구가 엄청나게 울면서
내 친구 죽었는데 그게 구경 난거냐고
그만 보러가라고 다른 사람들한테 소리지르고 있더라
놀라고 무서웠던 감정이 죄책감으로 변하더라
결국 1층에 내려와서 친구가 떨어진 곳으로 갔는데
이미 구급대원이랑 경찰이 온 상황이였고
누가 그 상황을 기록하는데 즉사했다고 기록하더라
옆에서 엄청나게 울었어
땅을 치고 울면서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소리치고
한참을 울었어
그리고 그 친구가 없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어서 몇 년이 지났을까
퇴근길에 그 친구를 만난거야
나는 진짜 너무 당황해서 몇 초간 멍하니 서있다가
이내 정신 차리고 친구를 껴안고 또 펑펑 울었음
너무 미안하다고 나 때문에 그렇게 되서 미안하다고
근데 그 친구는 괜찮다고 내 머리 쓰다듬어주면서
다 괜찮다고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그 친구랑 동네 작은 고기집에서 소주 한 잔 했어
보고싶었던 친구를 다시 봐서
어느 새 못 믿을 것 같았던 현실과
미안한 감정은 뒤로 미뤄두고 엄청 웃고 떠들었어
술이 들어갈수록 너무 신났고 옛날 이야기 할 수록 즐거워서..
근데 우리 옆 테이블에는 할머니 한 분이랑 손녀가
식사를 하고있었거든
문득 할머니가 나한테 그러시더라
뭐가 그렇게 즐겁길래 목소리를 그리 우렁차게내며
웃고 떠드냐고
나는 괜히 머쓱해서 멋쩍게 웃고는
내 친구를 가르키며 말했어
'할머니 이 친구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에요.
근데 몇 년을 못 만나다가 정말 우연히 만나게되서
제가 너무 신나서 소란스럽게 했나봐요 죄송해요...'
그랬더니 할머니는 고개를 갸우뚱 하시다가
이내 뭔가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시고 나한테 그러셨어
'알어, 아는디... 누가보면 꼭 혼자 연기 연습하는 것 같아서
적당히 좀 하라고 말하는겨'
취기가 적당히 오른 상태라서 그런가
처음에는 할머니 말을 이해를 못 했어.
몇 번을 곱씹으니 알겠더라.
순간 머리가 차가워져서 친구가 앉아있을 자리로
시선을 휙 돌렸는데...
친구는 자리에 없고 첫 잔이 담긴 소주컵과
꺼내놓고 쓰지않아 고기 기름만 튀어 묻은 수저가 있더라
할머니는 옆에서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고
난 그 자리에서 테이블에 얼굴을 묻고 수 분을 펑펑 울었어
진짜 너무너무 서럽게 울었어
그렇게 한참 울다가 깼는데 일어나서도 그 감정이
지워지지가 않음...
그리고 그 친구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어
꿈에서는 그렇게나 선명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