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Chat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일반 브갤소설123
글쓴이
딜런
추천
1
댓글
2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vr/418166
  • 2020-05-17 04:42:02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당시 일진이었던 애가 나와 똑같은 바지와 똑같은 트랙탑을 입고 학원에 온 것이었다.
그때부터 뭔가 등골이 오싹해지고 뒷골이 쌔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 직감은 꼭 들어맞았다.
대뜸 나를 본 그 일진놈은 가방을 집어던지기가 무섭게 정확히 내 명치 부분에 프론트 킥을 갈겼다,
매서운 한 방이었다.
순식간에 나는 교실의 중앙에서 뒷편 가장자리까지 내동댕이 쳐져 있었다,
순간 뇌리를 스치는 한 마디가 떠올랐다.
"아! 오늘 이렇게 내가 죽는구나..."
그 한 방으로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그 일진놈은 내가 쓰러져 있던 뒷편으로 쏜살같이 다가와
내 머리채를 잡고 교실 중앙으로 끌고갔다.
"너 이새끼 앞으로 한 번만 나랑 똑같은 옷 입고 오면 진짜 그땐 죽여버린다!?"
그는 신고왔던 쓰레빠를 이내 벗어다가 내 정수리를 흠씬 두드리며 내게 엄포를 놓았다.
내가 왜 맞아야 하는지, 걔는 뭐가 그렇게 아니꼬왔는지
수치스럽고 창피하고 쪽팔렸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수치심보다 공포심이 더 컸다.
살고 싶었다.
어서 이 공간을 벗어나고만 싶었다.
한참을 그렇게 열을 내던 그놈은 지쳤는지 날 두드리던 쓰레빠를 내려놓고 숨을 골랐다.

씩씩대는 그놈의 숨소리만이 교실안에 울려퍼졌을 뿐 주변은 너무나 조용했다.
이내 그 적막함을 깨는 한 마디가 내 귓가에 멤돌았다
"키 작으면 그런 거 입지마라 짜증나니까. 알겠냐?"
내게 그런 수모를 주는 이유가 단지 같은 옷을 입고 와서 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으나 단순히 그것 만은 아니었다니...
그가 그렇게 열을 내는 이유가 바로 나 같이 키작고 왜소한 놈들이 자기와 같은 옷을 입으면 짜증이 난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유에서 였다니...
쉽게 납득이 가질 않았지만 더 큰 수모를 겪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기에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학창시절 다니다 보면 나같이 왜소한 애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얻어맞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친히 나를 때린 이유에 대해 나름의 이유를 들어 설명을 하니 황송할 따름이었다.
잠시였지만 내가 맞았다는 게 정당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했다.
마치 내가 핍박받고 희생당한 순교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암튼 그렇게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 지나고 그는 수업을 받으러 다른 교실로 갔고
교실에는 나 혼자만이 남아 교실 가득 채운 폭행의 흔적들을
넌지시 바라보고만 있을 뿐 이었다.
한동안 어지럽혀진 교실을 바라만 보다가 도저히 수업받을 기분이 나질 않아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그저 내방 침대에 누워 하얀 벽지의 천장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렇게 원장에게 말도 없이 집으로 향하는 길에 뭔가 명치 쪽에서부터 올라오는 매스꺼림을 느꼈다.
금방이라도 거리에다 토악질을 할 것만 같았다.

아니 그러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내 스스로 순교라고 받아들이고 싶었던 좀 전의 일을 게워내고 싶었다.
가로수에 기대 서서 크게 한 번 숨을 고른 나는
이내 이차돈이 순교할 때 내뿜었다는 하얀 피 마냥
그것들을 쏟아냈다. 있는 힘껏 쏟아냈다.
개운했다.
천근처럼 무겁게 느껴지던 채증이 내려간 듯 시원하고 개운했다.
그 수모를 애써 잊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잊게 될 것만 같아 실성한 듯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나는 좀 전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지우기 위해 옷을 벗어놓고
욕조에 누웠다.
그리고 벗어 놓은 옷 가지 들을 보며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그 옷들에 대해 내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를 대가며 장롱 속에 쳐박아 두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렇게 그때의 기억은 내 가슴 깊숙한 심연의 밑바닥에 깔리게 됐다.
허나, 이따금씩 나와 비슷한 옷치레를 한 건장한 남성들을 마주칠 때면 그때의 기억이 송곳처럼 솟아 나를 찔러댄다.
또래오래_2004 2020.05.17 04:42:37
서라벌 닌 념글 못올라가 2020.05.17 04:43:20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418480 일반 근대 어짜피 일본인들이 부스 대부분 책임지잖음 네로남불 2020-05-17 0
418479 질문 부랄챗에 코노스바 스틸 구현가능함?? 4 헤헤헿ㅎㅎ 182.225 2020-05-17 0
418478 일반 퍼블릭 아바타 이쁜거 많은데 대부분 뭔가 맘에 안드는거 하나씩 있음 ElecL03 2020-05-17 0
418477 일반 한국인 입장에선 26만 사서 되팔기하면 ㄱㅇㄷ아님? 3 반다이몰 2020-05-17 0
418476 일반 아니 자야하는데 11 그런가? 2020-05-17 0
418475 일반 저 사실 꼰대임 1 k22 59.30 2020-05-17 0
418474 일반 부스는 게이트 키퍼 없냐? 2 엘렝 2020-05-17 0
418473 일반 브갤 칭구들 나 딜런쓰 주말 잘보내고 더 친해지장구! 5 딜런 2020-05-17 0
418472 일반 브붕이 남은 2020 너무 바쁜이유 2 나무먹는여고생쟝 2020-05-17 0
418471 일반 이 너 시발 그러고 살면 재밌냐 또래오래_2004 2020-05-17 0
418470 일반 방금짤 저장함 아카프론 2020-05-17 0
418469 일반 이제부터 유동 새끼들의 글은 읽지 않는다 5 또래오래_2004 2020-05-17 0
418468 일반 폭동포도 ㅇㅇ 110.70 2020-05-17 0
418467 일반 옳게된 Tda 1 딜런 2020-05-17 0
418466 일반 유동 새끼들 밥 먹다가 돌 씹어라 또래오래_2004 2020-05-17 0
418465 일반 유동 코드 걸라고 제발 9 또래오래_2004 2020-05-17 0
418464 일반 두번 봤어 4 으ㅡ음 2020-05-17 0
418463 일반 브갤 정모 언제함 ㅇㅇ 110.70 2020-05-17 0
418462 일반 성괴같은 tda극혐임 4 아루라테 2020-05-17 0
418461 일반 나 잘거야 13 그런가? 2020-05-17 0
418460 일반 복숭아맛이들어간우롱차라니 1 아ㅏㅏㅏㅏㅏ냐 2020-05-17 0
418459 일반 28만원이면 살만할듯 4 나무먹는여고생쟝 2020-05-17 0
418458 일반 알바랑 완장 이 씨발새끼들은 일 안하노 1 서라벌 2020-05-17 0
418457 일반 유동 개 시발 새끼들 2 또래오래_2004 2020-05-17 0
418456 일반 안녕하세요 긷어입니다. ㅇㅇ 175.223 2020-05-17 0
418455 일반 23만도 아니고 28만원 긁힐걸 저거 네로남불 2020-05-17 0
418454 일반 h방 후기 ㅇㅇ 175.223 2020-05-17 0
418453 VRC일기 토끼두마리 4 묵언차렷츙 2020-05-17 0
418452 일반 ㄴ 글쓴이 이 짤이랑 결혼할 예정 서라벌 2020-05-17 0
418451 일반 오늘도 이쁜 메리노쟝 많이 찍어야징 야한건안돼요 2020-05-17 0
418450 일반 저도 좀 기부해주시면 안됨 님들..? 3 dox 2020-05-17 0
418449 일반 저 경제학도여서이런거 6 아ㅏㅏㅏㅏㅏ냐 2020-05-17 0
418448 일반 자기 발 예쁜사람 4 야한건안돼요 2020-05-17 0
418447 일반 방금 올린글 왜 삭제했냐 2 서라벌 2020-05-17 0
418446 일반 26만원 아바타 4개만 팔아도 바이브 1개 사는거임 ㄷㄷ 2 반다이몰 2020-05-17 0
418445 일반 애초에 시장자체가 거의 기부에 가까운 구조인거같은데 난 1 네로남불 2020-05-17 0
418444 일반 요즘 그림 열심히 연습하는데 4 야한건안돼요 2020-05-17 0
418443 일반 중국인들이나 하는 짓이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2 야한건안돼요 2020-05-17 0
418442 일반 부스 솔직히 이제 시장과열 단계아님? 2 반다이몰 2020-05-17 0
418441 일반 내 쿄코는 왜캐 어려보이지 2 노라 2020-05-17 0
념글 삭제글 갤러리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