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3 여름 방학동안 근처 대학교에서 영어 캠프를 했는데
각 조마다 공연 주제를 정해서 일주일 내내 연습하다
마지막 날에 연습한 주제를 선보이는 대회를 열었어.
나는 E반이었고 남자 넷 여자 여덟에 원어민 쌤 한명에
우리 조는 연극 + 뮤지컬 + 디즈니 짬뽕하기로 했어.
꼰대 부모 VS 철없는 애새끼 구도의 연극으로
'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거임 빼애액!'하고
모아나 OST how far I go 합창하고 끝내는 구도였지.
시나리오가 짜지고 역할분담을 투표로 정하는데
애새끼들이 나한테 엄마 역할로 몰표를 찍더라?
'비중 있는 역할이 앞에서 노래 불러야 되는데
니가 남자들 중에서 그나마 노래 잘하자너'라고
씨부리던데 그럴거면 아빠 역을 줘도 되잖아 시발련들아
근데 나같은 관종 새끼가 아니면 누가 감당했겠어 넘어가자
아무튼 187 거구의 꼬추 새끼가 엄마를 픽하게 되었고
급하게 설정을 수정해서 전직 농구 월드스타 출신 엄마라는 존나 아스트랄한 이세계 엄마 설정이 추가됨.
엄마 분장은 앞치마 + 고무장갑 + 뒤집개로 합의 되었고
이정도면 크게 쪽팔릴 일은 없겠지 하고 안심하고 있었지.
근데 여기서 문제가 터졌어.
옆반에서 디즈니 공주 메들리를 하기로 했는데
백설공주 분장한 애한테 관심이 집중되버림.
흥분한 여자애들이 이대론 안되겠다면서
지들끼리 심각하게 회의를 하더라고.
그러더니 공연 당일날에 이 새끼들이 날 둘러싸더니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면서 소매에서 파우치를 꺼내는거임
그러고는 의자에 나를 고정시키고 화장을 하는거야 ㅋㅋㅋ
립스틱 비비 아이브라머시기 처음 보는 기구 총동원해서
여자애 대여섯이서 나한테 달라붙고는 막 쑤셔댐 ㅋㅋㅋㅋ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저항도 못했다
근데 여자애들 화장 잘하긴 하더라 손길이 ㄹㅇ 베테랑임
소동이 끝나니까 얼굴들이 존나 만족스러운 표정임
거울 내밀길래 보니까 진짜 역겨운데 예쁘긴 예쁘더라 아
피부는 새하얗고 입술은 앵두빛인데 없던 속눈썹도 생김 ㅋ
왜 이렇게 잘 어울리냐고 화장 너무 잘 받는 얼굴이래
덕분에 꼬추가 없는 거 아니냐는 의혹도 생김;
그 날 무대에 올라섰을 때 반응은 잊을 수가 없다
존나 우레같은 환호소리에 예쁘다 사귀자 ㅇㅈㄹ ㅋㅋㅋㅋ
연극 끝나고 내려가는데 다른 조 여자애한테
존나 예쁘다면서 번호 따임 ㅋㅋㅋㅋ
아무튼 연극은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고
여장 투혼에 힘입었는지 당당하게 1등을 차지했어.
1등 상품으로 귀여운 아보카도 인형을 선물받고
또 인기상으로 머그컵도 받고 사진도 찍었지 ㅋㅋㅋ
이 친구의 이름은 아보야.
아보를 볼 때마다 여장했던 일이 떠오르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여장도 괜찮았던 것 같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