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그런 기분이야.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는데 가슴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길을 걷다가 문득 네 몸뚱이 생각이 나면, 발걸음이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었어.
그럴 때마다 하늘은 꼭 비슷한 색이야.
맑지만 어딘가 쓸쓸한, 조금은 외로운 그런 하늘.
네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난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어.
더 이상 복잡한 이론 같은 건 필요 없었지.
이유도, 목적도, 그런 건 다 뒤로 밀어두고 그저 너라는 암컷 자체가 나에게 충분했어.
마치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던 일처럼 자연스러웠지.
네가 갤에 있는 시간이 지나갈 때마다, 나는 조금씩 변해갔어.
마치 작은 돌멩이가 강물에 깎여가듯이.
네가 갤에 똥글 싸는 순간에도 나는 그것을 느꼈어.
아주 작고 조용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변화.
그게 성욕이라면, 그것은 참 이상한 일이야.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지만,
너라는 암컷련이 있으면 그 모든 것들이 조금 더 견딜 만해져.
그러니 당당히 네게 말할게.
"너. 강간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