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며칠 전부터 약속을 잡은 브붕이와 만났다!
로봇 아바타를 낀 브붕이의 목소리가 굉장히 나긋나긋해서 놀랐다.
평소에 브갤에서 통베 컨셉을 잡고 있던 브붕이의 행실 때문에 더더욱 놀라웠던 것 같다.
제일 먼저 브붕이는 나를 아름다운 협곡 맵으로 데려왔다.
푸르스름한 경치와 흐르는 물이 밤과 어우러진 맵이었다.
브붕이는 나를 경치가 다 보이는 절벽으로 데려갔다.
내가 경치에 감탄을 하고 있을 때, 브붕이는 '운지!'라고 외치며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솔직히 그 전까지 동일인물인가 반신반의했는데, 하는 짓을 보니 정말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다음으로 브붕이는 나를 언더테일 탈출맵으로 데려갔다.
폐허 스테이지를 놀라울 정도로 훌륭히 구현해내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참고로 구덩이에 30번은 빠진 것 같다.
세번째로 브붕이는 뱁새 아바타 부스를 소개해주었다.
어디선가 한번씩 본듯한 뱁새들이 모인 부스였다.
브붕이는 공작뱁새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뱁새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꼬리를 접었다 펴는 것도 재밌었다.
그 다음 우리는 한국어 튜토리얼 맵으로 갔다.
브붕이는 나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보딱들을 조심할 것, 보딱은 초록으로 위장할 수 있다는 것, 스팀은 시간에 관계없이 초록색이라는 것...
새삼 내가 모르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느꼈다.
그리고 브붕이가 맞았다. 보딱들이 떠드는 자리는 정말 끔찍했다.
쥬지를 딱 대라니, 빨라니...
어떤 두 남자는 서로 딥키스를 하기도 했다.
보딱이라는 사람들은 인간을 포기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말을 걸어와 같이 놀게 되었는데,
브붕이는 어째선지 구석으로 자꾸 도망을 갔다.
구석탱이에서 알 수 없는 영어를 흥얼거리거나 삼각함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놀자고 해도 브붕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브붕이는 영어 대화가 더 재밌다며 외국인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기에게 고통을 주는 이상한 여자를 만난 지 좀 되자,
갑자기 서버가 튕겨서 배도 고프니 종료하기로 했다.
인사도 못하고 나와버려서 미안해 브붕아!
덕분에 즐거웠어! 다음에 또 놀자!
[브붕이와 함께, 튜토리얼 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