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딱히 같이 노는 그룹이랄게 없었어서
그냥 나 혼자 월드투어 하고 있으면
한 두 명 조인 타서 같이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놀았음
그런데 그렇게 한 명 두 명 사람이 모이다보니까
어느새 그룹이 생겨버렸고
어느 순간부터는 다같이 프플에서 상주하기 시작하게 됨
다 같이 사이좋게 노는건 참 좋고 즐거운 일이긴 한데
가끔은 옛날처럼 소규모로 놀던 때가 그립다
왜냐면 대화의 깊이가 이전과는 다름
거의 둘 만 있을 때 하는 대화와
여러 사람이 있을 때 하는 대화는 성격이 너무 달라서
예전 같은 대화를 하는 일이 요즘은 없어져버림
나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는걸 정말 좋아하는데
말하는 내용마다 나를 빠져들게 만들고
주장하는 것마다 깊은 생각을 가지고서 말하던 친구가 있었음
완전히 내가 추구하던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서
나는 그 사람이 너무너무너무 좋았음
부랄친구들과도 나누지 못했던 나의 깊은 속마음 이야기라든가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에 대해 관심을 가져줬고
내가 듣고싶어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해줬음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다정했다고 느끼네
아무튼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말임
요즘은 소규모로 그렇게 얘기할 일이 없다보니까
거의 재미 위주의 대화만 오가게 되어버렸고
사실 유머코드 자체도 크게 겹치지 않는데다
관심사도 안 겹쳐서
신변잡기적으로는 대화의 물꼬가 별로 없음
그냥 주변에서 같이 논다는 느낌만 있고
대화가 없으니
하루가 허무할 때도 있음
예전에는 게임을 켤 때 그 사람 있는지 VRCX로 음침하게 확인하고 키고 그랬는데
요즘은 기대를 안 함
왜냐면 첨에 말했듯이 요즘은 환경이 바뀌어서
친구들끼리 왕창 몰려다니니깐 둘이 대화할 시간이 없음
그런게 싫어서
주황불도 켜보고
혼자도 다녀보고
이것저것 해봤는데
딱히 해결되는 건 없었음
친구 한 명 리퀘들어와서 수락 누르면
또 다시 금방 몰려들어버리고 그래서..
글고 애초에 그런 대화를 좋아하는건 나만이니깐
별 수 있나
그냥 요즘은
친구들 유기하고 다시 혼자이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
그렇다고 진짜 유기 하는 건 미안해서 못 하고;;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거는 미안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나의 솔직한 속마음임
세 줄 요약
1. 하다보니 사람들 모여서 그룹 형성됐다.
2. 그룹으로 놀다보니 일대일로는 얘기 안 하게 됨
3. 그때가 참 좋았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