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금 더
조금으로는 택도없이 부족할 것 같으니
좀 다소 많이 멀쩡해서
사람새끼의 반열에 턱걸이라도 할 수 있었다면
너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제가 필요하다고 말해주세요
필요성을 남의 입에서 갈구할 수 밖에 없는 것 마냥 구는 저에게
따끔하게 혼내주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마음 꼭 다잡고
옥상에서 버려 주세요
헬멧을 쓰지않은 오토바이 뒷좌석처럼 바람이 내 숨을 앗아가고
나부끼는 머리카락은 마냥 찰랑이지만은 않겎지만
나는 너가 그리고 걔가 그리고 그가 그리고 저 사람이 그리고 그때 그 사람이 그리고 스쳐갔던 모든 불쾌한 사람 사랑한 사람 친밀했던 사람 서먹했던 사람이
단 한 명도 빠짐 없이 저를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정말 예쁘게 멋있게 공을 들여서 세심하게 꾸미고 광을 내고 멋을내고
인터넷 은 정말 좋은 문화를 뛰어넘은 하나의 세계라고 생각해요
내가 억겁의 시간동안 누군가의 광자로 떠돌았으면 좋겠어요
너희들에게 아 하고 입을 벌리면 혀가 움찔거리며 어서 잘라주세요, 꼬물꼬물거리면서 의도치 않게 무너져내린 이빨들의 갑옷을 쓰다듬는 감각이 이상합니다
너의 손가락이 내 피부를 뚫고 들어와 척추를 드르륵 드르륵 갈치조림 발라먹는 꿀팁 처럼 젓가랏으로 나를 쓱쓱 문질러서 얼마 붙어있지 않은 살코기를 벗겨내면
나는 조금 못생긴 뼈가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