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토닌의 시간이니 잠깐 좀 끄적여볼까
나는 태어난 이래 항상 내 삶에 만족하지 못했음
항상 잘 나가는 누군가의 삶과 비교하고, 도태된 자신에게 실망하고, 패배한 자신을 책망하기만 했어
당연히 하는 일에는 만족을 못 하고
일하면서 굉장히 자주 짜증 내거나 불친절하게 굴었었어
사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나는 착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종종 들었었고 나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었어
하지만 남들에게 짜증을 일삼고, 험한 말을 내뱉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기혐오는 더욱 심해졌음
나는 결국 착한 척 하던 놈이었구나, 사실 이렇게 남들에게 차갑게 대하는 사람이었구나.
삶에 만족을 못 하고 나를 용서하지 못하니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나 자신을 책망하며 잠들었음.
잠들기 직전엔 항상 내 목에 단두대가 떨어져 덧없는 삶을 끊어주었으면 하는 상상을 하며 잠들었다.
하지만 이 게임을 하면서 그런 일이 없어지게 되었어
짜증도 잘 안 내고, 내가 보기에도 놀랄정도로 친절해졌어
매일 밤에는 마이크 열어서 친구들 잔뜩 사귀는 상상하면서 잠들어 ㅋㅋ (실제론 무린거 알지만)
나는 행복의 역치가 굉장히 낮은거 같아
VRC 켜는 1시간 남짓의 짧은 교류에도 굉장히 행복하거든
여지껏 수많은 게임을 즐겼다고 생각하는데 재미가 아닌 행복을 주는 게임은 처음이야
매일매일 신선하고 하루하루 퇴근 시간이 기다려진다
삶에 만족하느냐 다시 물어보면... 사실 그건 아니지만
작은 행복에도 바뀌고 있는 나를 보면 언젠가는 정말 삶에 만족할 수 있는 날이 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