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Chat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일반 "이번에는 성공하지 않을까?"
글쓴이
ㅇㅇ
추천
0
댓글
5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vr/4008599
  • 2024-07-05 13:46:54
  • 182.208
														

마음 한 구석에서 또 고개를 든다. 

꾀죄죄하고 뚱뚱하고 더러운 모습의, 온 몸이 홀딱 젖은 채로 냄새나는 물을 똑똑 떨구고 있는 한 아이가.

요 몇 달 째, 나는 이 아이와 마주하고 있다.


아이가 고개를 든다. 열린 입에서는 끔찍한 악취가 뿜어져 나오지만, 고개를 돌릴 순 없다.

항상 아이를 마주할때면, 서로 속삭이게 된다.


"그니까, 이번에는 성공하지 않을까?"

"난 아직 버틸 수 있어."

"넌 줜나게 병신같은 호구새끼야."

"난 괜찮아."

"당하면서 아무 말도 안하는 병신."

"내가 잘못한거야. 내가 고쳐야해."

"그래. 니가 문제야. 왜 사냐?"

"난 뭐가 문제지?"

"평생 들어왔잖아. 왜 살아?"

"난 왜 안되지?"

"고개 돌리면 다 까먹는 병신이라서."

"내가 틀려. 항상 틀렸으니까."

"회사사람들 말이 틀린게 하나도 없다니까? 정신병자 새끼."

"내 스스로가 이해가 안돼."

"그니까,"

"그러니까,"

"이번에는 성공하지 않을까?"


라고 속삭이곤 날 바라본다. 허리가 부러지고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 눈빛에 난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조금만 힘을 줘도 쏟아질 것 같은 슬픔과 우울함, 그리고 20살의 나에 대한 죄책감을 가까스로 삼켜낸다.

입으로는 차마 말하지 못하는 "미안해"를 글에다가 비겁하게 적어내며, 지금의 내가 20살의 나에게 무릎을 꿇는다.


요즘의 내 삶은 이 것의 반복이다.

책임자는 다 도망가고 말단직원 하나한테 다 떠넘기는 회사의 압박에 너무 슬퍼하고, 

나와 동생을 제3자라며 머리가 깨진 어머니를 내놓으라던 내 가족을 생각만해도 찢어질 듯이 고통스럽고, 

고개만 돌렸다 하면 자꾸 잊어버리고, 메모도 체크리스트도 모두 잊어버리는 나를 보며 한탄하고,

기계돌아가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며 끼익 소리가 날 때마다 미쳐버릴 것 같고,

결국 터지는 일들로 인해 나와 남에게 질타를 맞으며 내가 싫어질 때마다,


아이는 계속 속삭인다. 

마치 요람 속에 잠든 연약한 아이가 죽어갈 때 내뱉을 마지막 단말마처럼 모든 소음을 뚫고 들려온다.

"이번에는 성공하지 않을까?"


라고...



난... 이미 미쳐있는거 아닐까?

이미 마음을 굳게 다짐한 것 아닐까?

이 시간까지 일하다가 이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난 이미 제정신이 아닌거 아닐까?

난 시발 무슨 목적으로 이런 글을 쓴거지? 토해내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했던 걸까?

난 정말..... 시발이다.


이런 글을 써서 정말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

SNS에다가 쓰자니 난리가 날 것 같고, 일기장은 이미 한가득이라서 더 쓸 자리도 없다.

그럼에도 너무나... 너무나 답답해서... 어디든 좋으니 안쓰고는 못베겼다.


읽고 그냥 차단해도 좋고, 병신이라고 욕해도 좋다. 진짜 병신 맞으니까...

그냥.. 미안하다 다들. 내 삶은 항상 미안한 것 밖에 없구나..


아..... 오늘 하루가 너무 길다...

ㅇㅇ1 어쩌라는거임? 118.235 2024.07.05 13:48:07
조개껍데기 2024.07.05 13:48:30
Manuka 2024.07.05 13:48:51
와일드번치 인류가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할 때 까지 버티면 행복한일들만 있을거야 - dc App 2024.07.05 13:51:11
와일드번치 좆같은 회사는 이직해... - dc App 2024.07.05 13:54:19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4013664 일반 언제 비가 쏟아졌냐는 듯이 생딸기케이크 2024-07-08 0
4013663 일반 우리나라 옛날 배경 월드 만들어주시는분들께 감사할 따름 2 ㅇㅇ 2024-07-08 0
4013662 일반 수면패턴 Yucca 2024-07-08 0
4013661 일반 그 퀘2에 이어폰 보통 뭐씀? 1 아비도스무장해방전선 2024-07-08 0
4013660 일반 언제 비가 쏟아졌냐는 듯이 4 생딸기케이크 2024-07-08 0
4013659 일반 아오 인터넷 왜이럼 6 ㅇㅇ 2024-07-08 0
4013658 일반 술 그만마셔 2 무화 2024-07-08 0
4013657 일반 어 좀 졸리네 잘까 2 참칭자 2024-07-08 0
4013656 일반 수영복 입혀옴 8 이철주의팔콘펀치 2024-07-08 0
4013655 일반 저두 술 안 마신지 한참 됐음 ㄹㅇ 2 Whatever 2024-07-08 0
4013654 일반 저도 풍경 사진만 좋아함 8 Whatever 2024-07-08 0
4013653 일반 저 이번주 술 한번도 안마셧는데 7 과몰입 2024-07-08 0
4013652 일반 2차로 수면이라도 열어야하나 3 ch3310 2024-07-08 0
4013651 일반 유우카 만든거 ㅁㅌㅊ 3 신라도둑 2024-07-08 0
4013650 일반 선거관리위원회가 그렇게 야하대 8 늅베어 2024-07-08 0
4013649 일반 와 뚝배기 쓰니까 렌즈에 바로 김서림.. 1 보라지도댕이 2024-07-08 0
4013648 일반 아바타 썸넬 뭘로하디 4 땡커니 2024-07-08 0
4013647 일반 일본인들도 취향 여기랑 다를게 없더라 4 ㅇㅇ 2024-07-08 0
4013646 일반 이미지 복사로는 짤 올라가네 1 ㅇㅇ 211.235 2024-07-08 0
4013645 일반 블렌더유니티고수가되고십구나 4 보추 2024-07-08 0
4013644 일반 아 퇴근언제하지 어제 늦게까지술쳐먹어거 죽을거같음 10 레테 2024-07-08 0
4013643 일반 오늘 하룻동안 글 2개썼는데 도배밴 뭐냐 2 ㅇㅇ 118.235 2024-07-08 0
4013642 일반 편의점이나 갈까 2 키지니 2024-07-08 0
4013641 일반 밖인데 잠이 막 쏟아짐 9 선민이 2024-07-08 0
4013640 일반 편의점이나 갈까 2 키지니 2024-07-08 0
4013639 일반 보구싶따... 1 ㅇㅇ 175.223 2024-07-08 0
4013638 일반 브붕아 12 무화 2024-07-08 0
4013637 일반 이상한글들이 막올라와요 2 인류최강 2024-07-08 0
4013636 일반 포이요미 연습할려고 쉐이더 바꿨는데 3 와사블랑카 2024-07-08 0
4013635 일반 디시 요즘 좀 많이 아픈가봄 3 플랫화이트 2024-07-08 0
4013634 일반 완장. 1 ㅇㅇ 118.235 2024-07-08 0
4013633 일반 집가고싶어 2 ㅇㅇ 2024-07-08 0
4013632 일반 인물 사진 찍는건 왤캐 흥미가 안가지 9 눈바로 2024-07-08 0
4013631 일반 브붕아 나 아파.... 4 ㅇㅇ 118.235 2024-07-08 1
4013630 일반 이케아 구경중 선민이 2024-07-08 0
4013629 일반 이케아 구경중 2 선민이 2024-07-08 0
4013628 일반 물류센터에 왠 러브라이브 이카샤가 있냐 3 ㅇㅇ 118.235 2024-07-08 0
4013627 일반 실제 여성한테 배우는 실전 성접대예절.. 4 공기역학 2024-07-08 0
4013626 일반 SSS급고닉ㄹㅇ글안쓰네 5 시적허용 2024-07-08 0
4013625 일반 퇴근 운전 하고 왔는데 할카스 잇었노ㅋㅋ 카와이모모노 2024-07-08 0
념글 삭제글 갤러리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