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Chat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붉은 꿈은 두렵고 기괴한데

형형색색의 망상은 눈앞을 어지럽히고

모르는 사람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질타를 한다

안녕하세요

지금 제가 볼의 안쪽 살을 잘근잘근 씹어내어 당신에게 미소를

나를 향해 한없이 화를 내는 듯한 당신께

아마 전부 제 착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리 혼자만의 판단으로 오해하지말라는 것도 참 힘든 일이기에

혼자만의 세상에서 빠져나와 사는 것은 너무 힘든일이라서

그래서 그대들의 표준에 저는 부합하지 않더라도

나름 노력한 것에 가산점을

창밖의 차 소리가 내 귓가에 금방이라도 날아올 벌레의 날갯짓 처럼 들리고

입안의 불쾌한 맛은 분명 저의 새콤한 위액입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바람일지 나의 망상일지

아니면 드디어 찾아오셨나요 저에게 찾아오겠다 약속하셨던 그분이

내 몸을 둘러싼 기압이 나에게만 점점 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어쩌면 이대로 묵직한 공기에 숨막혀 환상적인 산소결핍에 빠질 수 있지는 않을까 싶어도

이윽고 혀끝에서 쿵쿵 울리는 불규칙적인 심장소리가

꽉 막힌 비강에 순간 열이 확 뻗치며

참을 수 없는 액체가 눈에서 질질 흐를 것만 같은 기분에

손가락으로 쇄골 사이의 움픅 파인 곳을 꾹꾹 눌러죽이면

저는 곧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