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후 막연히 허송세월만 보내던 나는
첨엔 1년을 요식업에서 조수로 뒹굴었다
적금통장에 퇴직통장도 만들고 할짓없어진 내가
생전처음으로 번돈 수백을 들여 게이밍 컴퓨터를 사보았고
그때의 성취감은 앞으로의 내가 느껴갈 성취에 비해 보잘것 없다해도 끝내주기 그지없었다
하나 둘 게임을 쾌적히 플레이 하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브알이란 것을 발견했고
수백을 갈아부은 후 다시금 수십을 부어 브알을 샀다
브알에 관한것을 물어볼 인맥까진 없어 인터넷 서핑으로 얻은 서당개 수준의 지식으로 손수 설치랑 세팅도 해보고 신나게 싸돌아 다니던 나는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유저가 부러운 나머지 풀트래커도 구입하고
오디오 스트랩에 무선킷까지 차례대로 구입해버렸다
취미생활에 뭔돈 그리 많이 들이냐고 주변 술친구들은 그랬지
그러나 기억과 추억은 돈으로 못산다지만
기억을 추억으로 발전시킬 수단이 생긴다면 나는 내 마음이 좋아할때까지 과감히 투자하는 삶을 좋아한다
지금이 딱 그 시대의 한켠인거같다
이 게임에 목매달고 무플까지 푹 담굴 정도의 여유가 있는것도 상황에 놓인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심심찮게 하루의 작은부분을 달래줄 수 있다는 수단이 생긴것에
나는 갓 친구를 사귄 어린아이의 동심 마냥 하루하루가 즐겁고 감사하기 그지없다
오랜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