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지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잘 지내지 못할 것 같았는데 꽤 잘 지냈어요
그리워하다 어느 순간 잊어먹고 또 순간 그리워하고
늘 그래요 잊은 듯 잊지 못하고 살아가요 누구나 그런 것처럼
당신 소식이 가끔 들려와요
아직도 이 게임을 하고 있다네요
유니티랑 블렌더를 엄청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아무렇지 않아야 하는데 기분이 안 좋아졌었어요
당신에게 아바타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 게 저였는데
어느 순간 당신만의 개성을 만들고 잘하게 되었다는 게 기뻐야 하는데
그냥 저 말이 당신이 너무 잘 지낸다는 것 같아서
어쩌면 그게 너무 싫었나 봐요 여전히 당신이 미운가 봐요
아니요 당신을 미워하진 못하겠어요
그렇게 나쁘게 나를 괴롭혔던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미워하려고 노력했었는데
당신 생각에 문득 웃음 짓고 있는 나를 깨달으면 슬퍼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주고 간 당신이
평생 나를 괴롭힐 것 같아서 그게 너무 무서워요
잘 지내셨으면 해요 행복하셨으면 해요
밤새 울어도 보고 저주도 해보고 잊으려고 노력도 해보고
그럼에도 괴로워지는 건 저 혼자뿐이었으니까요
여전히 당신이 밉지만 그럼에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이제 우리 평생 볼 수 없겠지만 당신이 그때 저에게 해준 말 기억나나요
우리 다음 생에는 꼭 일찍 만나서 사랑하자고
그때는 이렇게 아프지 말고 오순도순 평생 같이 살자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다시 한번 만난다면 마지막 인사 제대로 할 수 있을 텐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잘해주고 괴롭히지 말걸
나도 잘 지낼게요
저도 당신을 용서할 테니까 당신도 저를 용서해 주세요
미안해요 고마워요 내게 좋은 추억 줘서
잘 지내요 안녕
정말로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