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지루함을 느끼며 퇴근후에 하는 브얄챗이 유일한 삶의 낙인 김브붕
주말이니 늦게까지 룸월드에서 지인들과 수다떨고 영상보다가 브수면을 하게되는데
일어나서 뚝배기를 고쳐쓰려는 찰나 무언가 이상함을 느낌
확 트인 시야각과 느껴지지 않는 트래커의 무게
김브붕은 자신의 아바타로 환생하게 된 것임
당황한 나머지 아직 자는 지인들 몰래 화장실로 들어가 이것저것 조작해 보지만 그냥 붕쯔붕쯔 하는 중인 브붕이가 됐음
혹시하며 속으로 상태창을 외치니 익숙한 ui가 김브붕을 맞이함
뭐야 이거 개쩔잖아 하면서 가상의 미소녀가 되어버린 자신을 다시한번 거울로 봄
혹시나 해서 dps켜고 뷰지 쥬지 얼굴 가슴 만져봤는데
촉감은 없었고 환생 전과 똑같았음
다른 점은 주먹을 쥐어도 쥔것같지가 않아서 꿈 속에서 움직이는 느낌이었고 썩 좋은 감각은 아니었음
그러면 어떠랴 당장 미소녀가 됐다는 사실에 도파민이 터질듯이 올라간 김브붕은 현생으로 돌아갈수 없다는 불안감을 거울속 비친 자신으로 덮었음
대형 버.튜버들이나 할것같은 페이셜이 자동으로 되고
캘리지옥에서 벗어난 부드러운 무빙과
인덱컨 씹상위호환 손동작은 어떤 고양감마저 느껴졌음
그날따라 일찍 조인탄 과몰입에게 말없이 블루룸포탈을 열고 들어가자는 손동작을 했고 은은하게 출렁이는 젖탱이와 빛나는 맷캡을 따라서 언뜻 비춰진 피부노말맵은 가히 폭력적이었음
실제 육체가 없으니 쌀수가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당장을 즐기기로 한 김브붕이었음
퍼블릭가서 진짜풀트인덱컨페이셜 똥꼬쇼도해보고
얘는 더 이뻐지네 하면서 우러러보는 지인들의 시선과 목소리로 주말을 즐긴 브붕쿤
일요일 새벽쯤에 다들 자러가니 어딘가 공허한 마음이 들어서 예쁜 월드가 있나 찾아다니며 시간을 때움
문제는 월요일이었음
백수 지인이 조인타더니 님 이시간에 풀트꼈어요? 하고 물어봄
출근 안했냐고 물어보길래 월차 썼다고 머쓱하게 웃으며 넘김
대기업 숍에서 오늘 나올 옷 봤냐면서 물어보는데
브붕쿤의 큰 문제는 브챗 밖을 나가지 못한다는 점임
누가 자기 데탑 화면을 스크린으로 보여주는게 아니면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음
로그아웃 버튼은 있던데 무서워서 누르진 못했고
습관처럼 데스크탑 이동 버튼을 누르고 있긴 한데 먹통이었음
디코도 메세지 알림 소리만 날 뿐 화면전환은 안돼서 알아보고 있는 참이었음
브챗이 너무 재밌어서 뜨이따는 미처 보지 못했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밥먹으러 간다며 지인과 인사후 홈월드로 이동한뒤 슬슬 다가오는 문제들을 직면한 김브붕
인터넷 데스크탑 화면전환등 외쳐보아도 변하는건 없었고
와중에 디코 메세지 소리가 자꾸 머릿속에 울려서 긁히듯이 불쾌했음
로그아웃을 눌러볼까 수십분째 고민하다 눌러보기로 결정
늘어지는 배경음악과 깨지면서 흩어지는 픽셀들이 기분 나빠서 눈을 질끈 감는데 하나 깨닫게 됨 깜빡일 눈꺼풀이 없다는 것
당황해서 육성으로 뭐야? 라고 외쳐보지만 말도 나오지 않음
깨진 픽셀들도 다 사라지자 넓고 까만 공간만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음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아서 지금 움직이는게 맞는지도 헷갈림
처음으로 울고 싶어진 김브붕
다시 돌아가고 싶어 상태창을 불러오는데 혹여나 인터넷이 될까 여러 단어들을 외쳐봄 애석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음
조금 절망적인 마음으로 다시 로그인
돌아온 홈월드에서 멍때리고 있는데 지나쳤던 러그 무늬 텍스쳐의 픽셀이 깨진게 거슬리기 시작함
기분 전환하고 싶어서 좋아하는 월드로 이동했는데
예쁘다고 느꼈던 꽃밭의 꽃들이 너무 구려서 하늘을 보기로 함
움직이지 않는 구름과 따뜻하지도 않고 쨍하기만한 햇살에 눈을 찌푸리게 됨
바람 불고 꽃밭이 살랑이고 분명 힐링도 많이 했던 고퀄리티 맵이었는데
막상 너무 초라해서 벗어나고 싶어진 김브붕은 무작정 걷게 된다
제작자가 만들어둔 벽에 걸려서 걷지도 못하게 될때까지 걸었다
뒤돌아보니 길이 그렇게 길지도 않아서... 주저앉아 생각하게 됨
돌아가고 싶다고 나즈막히 말하자
다시 한번 로그아웃 창이 뜬다
여기까지 상상했는데 그냥 글로적어보고싶어서 갤에다썼음...